(영상)윤석열정부 첫 국정감사 돌입…'충돌만 남았다'

윤 대통령 막말 논란에 박진 해임안·사정정국까지 여야 '냉랭'
4일부터 지난 순방 회담 불발·'이 XX' 막말 놓고 난타전 예상
김건희 놓고 운영위·교육위 혈전…법무부는 한동훈 대 민주당

입력 : 2022-10-03 오후 3:27:56
윤석열정부의 첫 국정감사를 이틀 앞둔 지난 2일 오후 최대 격전지로 예상되는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장 앞 복도에 외교부 직원들이 대기할 수 있는 자리가 표식 돼있다. (사진=연합뉴스)
 
[뉴스토마토 김광연 기자] 4일부터 윤석열정부 첫 국정감사가 시작된다. 이미 여야가 한 차례 진검승부를 겨룬 터라 정면충돌이 불가피해졌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앞서 민주당은 지난 영국·미국·캐나다 3개국 순방의 총체적인 책임을 물어 소속의원 169명 전원 명의로 박진 외교부 장관 해임건의안을 발의했다. 이후 지난달 29일 국회 본회의에서 여당 의원들이 퇴장한 가운데 재석 의원 170명 중 찬성 168명, 반대 1명, 기권 1명으로 해임안을 단독처리했다. 하지만 이튿날 윤석열 대통령은 대통령실로 통지된 해임건의안을 거부했다. 해임건의안은 강제성을 띠는 법률안이 아닌 만큼 윤 대통령이 수용하지 않는다면 실제 해임으로 이어지기 어렵다.
 
이번 해임건의안은 국무위원을 대상으로 역대 국회에서 7번째 통과한 것으로 앞서 지난 1955년 임철호 농림부 장관, 1969년 권오병 문교부 장관, 1971년 오치성 내무부 장관, 2001년 임동원 통일부 장관, 2003년 김두관 행자부 장관, 2016년 김재수 농림부 장관의 사례가 있었다. 이 중 대부분은 자진사퇴의 길을 걸었지만, 김재수 장관의 경우 당시 박근혜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했다. 박진 장관은 역대 두 번째 국회 해임건의안 거부 사례로 기록됐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박 장관 해임건의안 강행처리 대응 차원에서 해당 안건을 직권상정한 김진표 국회의장에 대한 사퇴 촉구 결의안을 발의했다.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할 국회의장이 민주당을 위한 편파적 의사일정 강행을 했다는 이유에서다. 국민의힘은 "지금까지 교섭단체 대표연설이 진행되는 본회의에서는 여야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쟁점 안건을 상정한 전례가 없었다"며 "김 의장은 야당과 공모해 자신들의 불순한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고자 국회법을 무시하고, 교섭단체 간 합의도 이뤄지지 않은 국무위원 해임건의안을 날치기 처리했다"고 주장했다.
 
3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문재인정부 출신 민주당 국회의원들이 감사원의 문재인 전 대통령 서면조사에 대한 규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여기에 윤석열정부 사정당국의 칼끝이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물론 문재인 전 대통령까지 향하며 여야의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이 대표의 성남FC 후원금 의혹을 수사하는 수원지검 성남지청 형사3부(부장 유민종)는 지난달 30일 전 두산건설 대표 A씨를 뇌물공여 혐의로, 전 성남시 전략추진팀장 B씨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제3자 뇌물수수) 등의 혐의로 각각 불구속 기소하면서 B씨 공소장에 'B씨가 당시 이재명 성남시장, 정진상 성남시 정책실장 등과 공모했다'는 내용을 적시했다. 이에 민주당은 "검찰이 무슨 근거로 이 대표를 피의자로 적시했는지 의문"이라며 "검찰의 성남FC 수사는 잇따르는 윤석열정부의 실정을 감추려는 정치 수사 쇼"라고 강력 반발했다.
 
감사원이 문 전 대통령에게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 관련 서면조사를 통보하면서 여야의 공방 수위도 한층 올라갔다. 국민의힘이 "답 없이 되돌려 보낸 메일은 '무책임하고 비정한 대통령'이라는 낙인을 찍어 역사의 큰 오점으로 되돌아올 것"이라고 맹비난하자, 문재인정부 청와대 대변인을 지낸 고민정 민주당 최고위원은 3일 CBS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검찰이 아니고 감사원까지 동원한 이유가 무엇인지 참 궁금하다. 하다 하다 안 되니까 감사원까지 동원했나 싶은 생각이 든다"고 맞받았다. 윤건영 의원은 "문 전 대통령에게 서면조사 보고를 드리자 직접 '대단히 무례한 짓'이라고 언급했다"고 전했다.
 
오는 24일까지 14개 상임위원회에서 진행되는 이번 국감에서는 여야의 추가 난타전이 예상된다. 당장 4일 열리는 외교통일위원회 국감에서는 윤 대통령의 이번 해외순방 논란이 쟁점으로 자리할 전망이다. 48초 환담으로 대체된 한미 정상회담, 과거사 언급이 없어 굴욕으로 평가받는 한일 정상 간 30분 약식회담 외에도 비속어 논란이 뜨거운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의 비속어 발언을 최초로 자막을 입혀 보도한 MBC를 둘러싸고 여야의 공방도 예정돼 있다.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에 대한 국감은 13일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진행된다. 윤 대통령은 아직껏 비속어 관련해 사과나 유감 표명을 내지 않았다. 
 
대통령실을 대상으로 질의가 이뤄지는 운영위원회 국감에서도 여야의 공방이 예상된다. 야당은 다음달 3일 대통령비서실, 경호처 국감 때 대통령실 영빈관 신축 문제 등에 대해 집중 거론할 방침을 세웠다. 또 김건희 여사의 지인으로 알려진 건진법사의 이권 개입 의혹 등도 적극 제기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민주당은 기존의 사적 채용 및 관저 수주 특혜 의혹에 영빈관 신축 논란까지 더해 대통령실, 김 여사에 대한 전면적인 국정조사를 요구했다. 반면 여당은 대통령실 방어에 주력할 것으로 전망된다.
 
윤석열(앞줄 왼쪽) 대통령과 김건희(앞줄 오른쪽) 여사가 지난 1일 오전 충남 계룡대 대연병장에서 열린 건군 '제74주년 국군의 날' 기념식에 입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 여사 의혹은 4일 시작하는 교육위원회 국감에서도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임홍재 국민대 총장과 장윤금 숙명여대 총장 등을 국감 증인으로 채택하며 김 여사 논문 표절 의혹을 집중 부각할 태세다. 하지만 두 총장은 해외 출장길에 올라 국감 출석이 불투명하다. 전형적인 해외 도피라는 게 민주당 주장이다. 국민의힘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입시비리 의혹 등으로 방어에 나설 전망이다.
 
6일 법제사법위원회의 법무부 국감에서는 여야 사법리스크가 집중 거론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은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성남FC 의혹을 비롯해 대장동·백현동 개발 의혹 등을 집중 부각할 예정이며, 민주당은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논문 표절, 재산 신고 누락 의혹 등을 받는 김건희 여사의 잘잘못을 따질 방침이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과 민주당의 대결도 예상된다. 한 장관은 최근 헌법재판소에서 진행된 권한쟁의심판 공개변론에서 "검수완박법으로 인해 국민을 범죄로부터 보호해야 하는 검찰의 헌법상 기능을 훼손했다"고 말해 지난달 28일 민주당으로부터 허위사실 유포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당했다.
 
이밖에 4일 국방위원회의 국방부 국감에서는 문재인정부 당시 발생한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 탈북어민 북송 사건이 이슈가 될 것으로 보이며, 같은 날  행정안전위원회의 행정안전부 국감에서는 윤석열정부의 경찰국 신설 문제 등이 거론될 것으로 보인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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