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만원 약속했던 카카오 대표, 5만원 무너지며 떠났다

최저임금·주당 15만원, 약속하고 취임한 남궁훈 카카오 대표
남궁 대표, 화재 사고 책임지고 사퇴 결정…뿔난 주주들, 실효적 재발 방지책 요구

입력 : 2022-10-21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최은화 기자] 카카오(035720)톡 먹통 사태 나흘 만에 남궁훈 카카오 대표가 사퇴를 발표했지만 주주들의 불만은 하늘을 치솟고 있다. 남궁 대표의 책임 사퇴로 단순히 꼬리자르기를 하기 보다 앞서 발생한 산적한 문제들에 대해 실효적인 재발 방지책을 내놓으라 요구하고 있어서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카카오는 직전 거래일 대비 4.12% 내린 4만7750원에 장을 마쳤다. SK C&C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가 발생한 지난 15일 이후 첫 거래일인 17일 5.93% 하락 마감했는데, 이후 소폭 상승하더니 이날 또 급락 전환했다. 
 
자회사의 주가 성적표도 크게 다르지 않다. 카카오뱅크도 이날 3.16% 빠진 1만6850만원에 하락 마감했다. 카카오페이는 5.01% 하락한 3만5100만원, 카카오게임즈도 2.62% 하락한 3만7200원을 기록했다.
 
이 기간 카카오그룹 전체의 계열사 시가총액은 약 39조원에서 37조원 수준으로 떨어져 총 2조가 증발했다. 데이터센터 화재 발생에 따른 카카오톡 불통 사태를 책임지고 남궁훈 카카오 대표가 19일 사퇴를 발표했지만 주주들의 분위기는 싸늘하다. 남궁 대표가 대표 취임에 앞서 공헌했던 주가 회복은 커녕 오히려 신저가 수준까지 주가가 추락했기 때문이다. 
 
지난 2월 10일 취임한 남궁 대표는 주가 하락 타개책으로 카카오 주식 15만원 회복을 목표로 목표달성까지 법정 최저임금을 받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실제 지난 8월 카카오의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남궁 전 대표의 이름은 올라오지 않았다. 올 상반기 5억원 미만의 보수를 받았다는 얘기다.
 
하지만 카카오 주주 커뮤니티에선 오히려 성토장을 방불케 하고 있다. 한 카카오 주주는 "주가 15만원까지 노력한다더니 책임지지도 못할 말을 하고 사퇴해서 속이 상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주주도 "카카오 대표가 사퇴한다고 해서 화재가 복구되는 것도 아니고, 카카오 주식이 오르는 것도 아니다"라고 토로했다.
 
실제 카카오 주가는 남궁 대표 취임 이후에도 연일 내리막을 타고 있다. 올해 고점인 10만8500원(3월18일)을 기점으로 약세가 지속되면서 현재 5만원 아래에 머물러 있다. 사실상 남궁 대표는 주주와의 약속을 지키지 못하고 물러난 셈이다. 이에 대해 남궁 대표는 "(임기 중) 주가가 올라가기는커녕, 떨어져서 죄송한 마음"이라며 "당시만 하더라도 임기 내에 목표를 달성할 수 있으리라 생각했는데, 기대에 못 미쳐서 죄송하다"고 밝혔다.  
 
남궁 대표는 이어 "이번 사태를 끝까지 책임지고자 재난대책 소위원회에서 위원장을 맡고 추가 예산 확보, 인력 확충 등에 방점을 두고 일을 하고자 한다"며 "사임 이후에도 재발 방지를 위해서 전력을 다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을 것이며, 사임의 원인인 이같은 사고들이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역량을 쏟는 것이 맞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한편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로 시작된 카카오 서비스 장애 사태를 계기로 정부는 민간 데이터센터(IDC) 업계와 만나 데이터 보호 조치 현황을 살피고 개선책에 대한 의견을 들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전날 오후 판교 정보보호클러스터에서 박윤규 2차관 주재로 데이터센터 사업자들과 데이터 안정화 조치 점검 회의를 열었다.
남궁훈 전 카카오 대표(왼쪽)와 홍은택 카카오 대표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최은화 기자 acacia040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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