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료제 없는 근감소증①)K바이오, AI로 신약 개발 도전

최근에야 질병코드 부여…치료제 전무
AI로 후보물질 도출…호주서 임상 1상

입력 : 2022-11-01 오전 6:00:00
국내 기업들이 인공지능 신약개발 기술을 적용해 근감소증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뉴스토마토 동지훈 기자] 근감소증은 심각성에 비해 대응 수단 개발이 늦어진 대표적인 질병이다. 최근 외국계 제약사의 치료제 개발 도전이 잇따르는 가운데 국내 기업들이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신약개발에 나섰다.
 
1일 의료계에 따르면 고관절 골절 환자 중 근감소증이 동반된 환자의 경우 일반 환자에 비해 2~3배 높은 사망률을 기록했다. 고관절 골절 환자뿐 아니라 패혈성 쇼크 환자 역시 근감소증을 함께 앓을 때 사망률이 높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근감소증은 근육량이 줄어들고 근육 기능이 감소하는 질환으로 최근까지 주로 노화에 따라 발병한다고 알려졌다. 최근 들어서는 노화뿐 아니라 질병이나 사고에 따른 전신마비나 운동 장애로 오랜 와병생활을 할 때 근감소증이 동반될 수 있다는 인식도 생기고 있다.
 
근감소증을 앓는 환자는 기존에 앓고 있던 질병에서 낫거나 운동 기능을 회복하더라도 이전과 같은 일상생활이 어려울 수 있다. 600여개에 달하는 체내 근육의 근섬유가 줄어들면서 신체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특히 노인의 경우 근감소증을 앓기 시작하면 낙상으로 인한 골절이나 뇌출혈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근감소증의 심각성을 고려할 때 치료 옵션의 필요성은 크지만 정작 지금까지 개발된 치료제는 없는 상황이다. 오히려 근감소증은 노화에 따른 자연스러운 현상으로만 인식돼 질병코드를 받은 지도 오래되지 않았다.
 
미국의 경우 지난 2016년부터 근감소증을 질병으로 인식해 질병코드를 부여했으며, 우리나라에선 지난해에 들어서야 한국표준질병사인분류(KCD) 8차 개정을 통해 근감소증 질병코드를 줬다.
 
마땅한 근감소증 대응 수단이 없는 만큼 국내외 기업들은 활발한 치료제 개발 열시를 드러내고 있다. 특히 한국에선 AI를 활용한 근감소증 치료제 개발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대표적인 기업은 온코크로스와 메디리타다. 두 기업 모두 AI를 통해 근감소증 치료를 위한 후보물질을 도출해 상업화를 위한 과정을 밟고 있다. AI 신약개발은 초기 후보물질 도출 과정에서 약물과 질병 간의 결합 정도를 파악하는 시간을 줄이는 방식으로 전개된다.
 
먼저 온코크로스는 AI의 도움을 받아 도출한 후보물질로 호주에서 근감소증 치료제 임상시험 1상을 진행하고 있다.
 
회사 측은 호주에서 임상 1상을 마친 뒤 결과 분석을 진행해 내년에는 글로벌 2상을 진행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온코크로스 관계자는 "AI 플랫폼이 약물과 질병 간의 상호 작용을 분석해 어떤 물질이 어떤 질병에 가장 적합한지 찾아낸다"며 "호주에서 근감소증 치료제 임상 1상이 진행 중인 자사 후보물질 'OC514'의 경우 동물실험 등을 진행한 결과 근감소증에 효과가 있다는 결과가 나와 임상 개발까지 나아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면서 "호주에서 진행 중인 임상 1상은 내년 초 종료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이후 결과 분석을 거쳐 2상을 진행할 방침"이라고 부연했다.
 
메디리타 역시 AI 신약개발 과정에서 근감소증 치료에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물질을 도출했다. 이 회사는 현재 임상 진입을 목표로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배영우 메디리타 대표는 "자연스러운 노화 현상으로 인한 근감소증과 별개로 질병과 관련된 경우 자칫 낙상으로 위험한 상황이 발생하거나, 재활 과정에서의 어려움이 발생할 수도 있다"며 "이 때문에 근감소율을 줄일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한데, 치료제가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신약개발 과정에서 AI를 적용하면 유효 물질을 찾는 등 초기 단계에서 시간을 절약할 수 있는데, 메디리타 역시 근감소증 치료를 위한 유효 물질을 도출해 초기 개발 단계를 밥고 있다"며 "단기적인 목표는 이 물질의 개발 속도를 앞당겨 임상에 진입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동지훈 기자 jeeho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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