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삼바 "미국 바이오 자국화 오히려 기회"

독일 프랑크푸르트 CPHI서 간담회 개최
제임스 박 "면밀 검토한 결과 영향 없다"
미국 내 생산시설 검토 중…"시기의 문제"

입력 : 2022-11-07 오전 11:00:00
 
[뉴스토마토 동지훈 기자] 미국 행정부가 자국 내 산업 경쟁력 강화를 골자로 하는 행정명령을 발표한 데 대해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가 영향력 '제로'를 예고했다.
 
제임스 박 삼성바이오로직스 글로벌영업센터장(부사장)은 독일 프랑크푸르트 CHPI 행사 기간 중인 지난 1일(현지시간) 공동 취재단과 만난 간담회에서 미국 정부의 행정명령에 따른 여파를 면밀히 검토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지난 9월12일(현지시간) 백악관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바이오산업을 자국화하는 내용의 '국가 생명공학 및 바이오 제조 이니셔티브' 행정명령에 서명했다고 밝혔다.
 
이 행정명령은 바이오의약품 제조뿐 아니라 원료, 반도체와 전기차 배터리 등 전 분야를 망라한다. 이 때문에 국내에선 위탁생산(CMO)이나 위탁개발생산(CDMO) 등 강점을 보였던 산업의 축소를 점치는 분위기가 형성되기도 했다.
 
지난 1일(현지시간) 독일 프랑크푸르트 CPHI 행사장에서 제임스 박 삼성바이오로직스 글로벌영업센터장(왼쪽)과 제임스 최 글로벌정보마케팅센터장이 공동 취재단과 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삼성바이오로직스)
박 센터장은 미국 행정명령이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 사업에 미칠 여파를 묻는 질문에 "전혀 영향 없다"고 일축했다.
 
그는 미국발 행정명령의 영향권에서 자유로울 것이란 예측의 근거로 삼성바이오로직스 주력 사업과 행정명령 발동 의도를 제시했다.
 
박 센터장은 우선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다루는 의약품이 바이오에 해당하는 점을 거론했다. 미국 행정명령이 겨냥하는 분야가 바이오가 아니라 합성의약품에 국한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더해 박 센터장은 미국 행정부가 중국 기반 생산을 견제하려는 의도로 행정명령을 발동한 점도 언급하면서 미국의 바이오 자국화 선언이 오히려 기회로 다가올 수 있다고 전망했다. 미국과 중국의 갈등 구도에서 CDMO 수주가 삼성바이오로직스로 기울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박 부사장은 "최근 미국과 중국의 갈등으로 (다른 기업들의) CDMO 활동이 어려워지고 있다"며 "빅파마들과 CDMO 수주를 위한 논의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미국 행정명령을) 자세히 보면 집중한 쪽은 저분자화합물(Small Molecuar, 합성의약품)이나 중국 기반 위탁생산"이라며 "면밀히 조사했으나 아무런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그러면서도 이번 행정명령과 별개로 미국 내 생산시설 확보는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박 센터장은 미국 내 생산시설 확보 계획을 묻는 질문에 "언젠가는 미국 확장도 하려 한다"고 짧게 답했다.
 
미국 내 생산시설을 마련하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아직 미지수다. 다만 한국 4공장 사례처럼 업계 평균보다 공사 기간이 짧아질 가능성은 있다.
 
인천 송도에 조성된 삼성바이오로직스 4공장은 24만리터(ℓ)의 생산 능력을 갖춘 곳으로 지난달 6만ℓ에 해당하는 부분 가동에 들어갔다. 통상 1개 공장을 짓는 데 48개월이 걸리는 반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착공 23개월 만에 건설을 마무리했다.
 
박 센터장은 미국 생산시설 공사 기간을 묻자 "정확하게 답변하지 못하겠지만 한국에서 짓는 것보다는 길 것"이라며 "큰 차이는 없겠지만 노하우가 있기 때문에 48개월보다 빨리 지을 수는 있을 것"이라고 조심스레 예측했다.
 
그는 또 "공장을 빨리 짓지 못하게 되면 가치가 없어진다"며 "(미국 생산시설 확보는) 이프(if)의 문제가 아니라 시기(when)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지난 1일(현지시간) 독일 프랑크푸르트 CPHI 행사장에서 제임스 박 삼성바이오로직스 글로벌영업센터장(왼쪽)과 제임스 최 글로벌정보마케팅센터장이 공동 취재단과 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삼성바이오로직스)
한편 이날 간담회에는 제임스 최 글로벌정보마케팅센터장도 참석해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업계 최초로 고안한 기업 품질 통합 시스템(Enterprise Quality Unified Information System, EQUIS)을 소개했다. 이 플랫폼은 별도 시스템에서 진행되던 바이오의약품 CDMO 과정을 통합 관리하고, 일부 과정은 디지털로 전환한 점이 특징이다.
 
최 센터장은 "어느 제약회사를 가든 바인더와 같은 종이 서류가 많은데 삼성바이오로직스는 CDMO 업체 중 바인더가 없는 유일한 회사"라며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2020년 원격으로 실사를 진행해 전 세계에서 처음으로 승인해 지금까지 184건을 (EQUIS를 통해) 원격으로 진행했다"고 말했다.
 
동지훈 기자 jeeho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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