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톡스-대웅제약, 균주 갈등 5년 만에 결론 눈앞

다음달 16일 선고기일 확정…손배소 501억원 규모
국내 형사·ITC 이어 세 번째 보툴리눔 균 법정 다툼

입력 : 2022-11-21 오후 3:37:00
메디톡스 글로벌 비즈니스 센터(왼쪽)와 대웅제약 본사 전경. (사진=메디톡스, 대웅제약)
[뉴스토마토 동지훈 기자] 보툴리눔 균주 도용 의혹을 둘러싼 메디톡스(086900)대웅제약(069620) 간의 법정 다툼이 다음달 결론을 맞는다. 양측이 한국과 미국을 오가며 소송전을 이어간 지 5년 만이다.
 
21일 업계와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방법원 제61민사부는 메디톡스가 대웅제약을 상대로 제기한 '영업비밀 침해금지 등 청구소송'의 선고기일을 다음달 16일로 확정했다.
 
이날 재판부는 대웅제약의 보툴리눔 톡신 '나보타'에 사용된 균주가 메디톡스에서 왔는지 여부를 가린다.
 
이번 소송은 메디톡스와 대웅제약이 벌이는 세 갈래의 법정 다툼 중 하나다. 메디톡스는 지난 2017년 국내 민사뿐 아니라 형사 소송도 진행했으며,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도 대웅제약을 제소한 바 있다.
 
메디톡스가 산업기술유출방지법 등 위반 혐의로 대웅제약을 고발한 형사 소송에선 검찰이 지난 2월 증거불충분으로 불기소처분을 내렸다. 메디톡스는 이에 불복해 서울고등법원에 재수사를 요청했다.
 
미국에선 메디톡스가 승소한 뒤 대웅제약 미국 파트너사와 합의해 소송 결과는 무효화됐다. ITC 최종 결론 이후 체결된 합의로 메디톡스는 대웅제약 파트너사 에볼루스 지분을 확보해 현재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대웅제약은 미국 내 나보타 판매 금지를 21개월간 금지한다는 ITC 판단에서 자유로워졌다.
 
두 기업 간 보툴리눔 균주 다툼은 지난 201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메디톡스는 대웅제약이 자사 균주를 불법적으로 취득해 나보타를 출시했다며 영업비밀 침해 의혹을 들고나왔다.
 
보툴리눔 균주는 클로스트리디움 보툴리눔균이 생산하는 신경 독소의 하나로 보툴리눔 톡신 제품을 생산하기 위한 필수 재료다. 메디톡스 제품에 사용된 보툴리눔 균주는 지난 1978년 양규환 한국과학기술원(KAIST) 박사가 미국 위스콘신대학교 연구소에서 받아온 홀 A 하이퍼(Hall A Hyper)다.
 
메디톡스의 도용 주장에 대웅제약은 경기도 용인시 토양에서 균주를 발견했고 이를 통해 나보타를 개발했다며 반박했다.
 
5년 만에 종결을 앞둔 이번 민사 소송에서 메디톡스가 손해배상청구액으로 내건 금액은 501억원이다. 당초 메디톡스의 청구액은 11억원이었으나 변론기일에서 금액을 대폭 늘린 데 따른 것이다.
 
메디톡스와 대웅제약은 균주 분쟁이 시작된 이후 줄곧 같은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이번 소송과 관련해선 신중한 모습을 보이면서도 긍정적인 결과를 기대하고 있다.
 
메디톡스는 재판부가 사건을 오래 들여다본 만큼 대웅제약의 영업비밀 침해 소지를 인정할 것이라는 예측을 내놓았다.
 
메디톡스 관계자는 "법원에서 오랜 기간 동안 내용을 파악해 재판을 진행한 만큼 과학적 증거를 바탕으로 올바른 판단을 내릴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대웅제약은 검찰의 불기소처분을 환기시키며 민사 소송에서도 같은 결론이 나올 것이라고 관측했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이번 민사에서도 형사 소송 당시 검찰의 불기소처분과 유사한 결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면서 "이번 소송 결과와 별개로 나보타 수출은 순조롭게 잘 진행되고 있으며, 앞으로도 진출 국가를 확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동지훈 기자 jeeho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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