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헤르손 철수 과정에서 박물관 약탈해 크름반도로 이전

입력 : 2022-11-23 오후 6:24:36
사진=연합뉴스
 
[뉴스토마토 박창욱 기자] 러시아군이 최근 우크라니아 남부 헤르손시에서 철수한 가운데 그 과정에서 헤르손 박물관과 미술관 소장품을 약탈해 크름반도 박물관으로 이전했다.
 
2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헤르손 역사박물관에서 작품 기획·전시 업무를 담당했다는 아나톨리 그리야즈노프는 "러시아 군이 헤르손에서 철수하기 전에 평생을 바쳐 수집한 작품 대부분을 약탈해갔다"며 "내 인생의 20년이 사라졌다"고 말했다.
 
스비틀라나 두민스카 헤르손 시의회 의원은 "러시아군이 훔쳐간 작품들은 역사 박물관에서 보관 중이던 우크라이나에서 가장 인상적인 콜렉션들"이라며 "그들이 떠난 뒤 박물관은 폐허가 됐다"고 말했다.
 
올렉산드르 트카첸코 우크라이나 문화부 장관은 "박물관 소장품의 약 80%가 사라졌다"며 "사라진 소장품은 대부분 박물관에서 보관 중이던 가장 귀중한 것들"이라고 말했다.
 
세르히 흘란 헤르손 지역의회 의장은 "러시아 군이 드니프로 강 우안 노바 카호우카 댐 인근에 위치한 역사박물관 분관의 작품들도 훔쳐갔다"며 "그들은 훔쳐간 것을 숨기기 위한 아무런 노력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러시아 군은 역사박물관 인근 미술관에 전시된 주요 미술품들도 훔쳐갔다. 17세기의 유명 종교화부터 19~20세기의 현대 미술까지 100년 이상된 작품들을 있는 대로 가져갔다.
 
NYT는 헤르손 박물관과 미술관에서 사라진 작품들이 크름반도 미술관으로 옮겨지는 모습을 담은 사진들이 온라인 상에서 포착되고 있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 전문가들은 해당 사진들을 근거로 풍경화로 유명한 우크라이나 화가 이반 포크히토노프 작품, 모더니스트 미하일로 안드리옌코 네치타일로 작품들이 크름반도 미술관으로 옮겨졌다는 점을 확인했다.
 
박창욱 기자 pbtkd@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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