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바겐세일②)"경매 시장도 꽁꽁"…시세 넘는 낙찰가에 유찰 속출

지난달 서울 아파트 10채 중 8채는 유찰…낙찰가율도 최저 수준
주택 시장 침체로 실거래 가격과 낙찰 가격 갭 좁혀져

입력 : 2022-11-30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김충범 기자] 최근 부동산 경매 시장이 급속도로 얼어붙고 있다. 올 하반기 들어 부동산 시장 전반에 걸친 경색 흐름과 고금리 기조에 수요자들의 관심이 줄며, 유찰되는 사례가 속출하는 탓이다.
 
경매는 발품을 잘 팔고 정확한 권리분석에 나설 경우 기존 시세 대비 저렴한 가격에 뛰어난 입지의 단지에 접근할 수 있어 고수들의 부동산 투자 루트로 통했다. 하지만 주택 시장의 침체로 실거래 가격과 낙찰 가격의 갭이 줄었고 추후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감도 사라지면서 경매 시장의 매력도 자체가 떨어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로 지난 10월 경매에 나온 서울 아파트 10채 중 8채는 유찰될 만큼, 최근 경매 시장 지표는 뚜렷한 하향 흐름을 보이고 있다.
 
29일 법원경매 전문기업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낙찰률은 17.8%로 집계됐다. 낙찰률이란 경매 진행 물건 중 낙찰받는 비율을 의미한다. 총 107건의 경매가 진행됐는데 이중 19건만 낙찰됐다.
 
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을 뜻하는 낙찰가율 흐름도 좋지 않다. 지난 10월 낙찰가율은 88.6%로 전월 대비 1.1%포인트 내리며 올해 들어 가장 낮은 수준을 보였다. 평균 응찰자수도 2.58명으로 역대 가장 적었다.
 
경매 시장은 지난해만 해도 저렴한 가격에 아파트를 낙찰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부각되며 호황을 누렸다. 지난해 서울 아파트 낙찰가율은 99.9%를 기록한 2월을 빼고 모두 100%를 넘겼을 정도다. 상당수 단지가 감정가 대비 비싼 가격에 낙찰됐다는 의미다.
 
하지만 올 하반기 들어 고금리 기조가 지속되고 기존 아파트값 하락세가 두드러지면서, 이처럼 시세 대비 높은 감정가를 기록한 물건의 가치는 급격히 떨어지고 있다.
 
통상적으로 경매 감정가는 6개월에서 1년 전에 매겨지는 경향을 보인다. 특히 최근 등장하는 물건의 경우 집값이 고점이던 시기 책정됐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이를 회피하는 수요층의 움직임 또한 뚜렷해지는 추세다.
 
이달 11일 서울중앙지법 경매2계에서는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에 대한 경매가 열렸다. 전용면적 84㎡인 매물 감정가는 27억9000만원이었지만 1회차 경매에서 유찰되면서 다음 달 15일 최저 입찰가 22억3200만원에 2회차 경매가 진행될 예정이다.
 
은마아파트는 지난 2017년 이후 처음으로 경매에 나왔지만 시세 대비 높은 감정가격이 발목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에 따르면 이 단지는 이달 23억5000만원, 지난달 21억원에 실거래된 바 있다. 모두 1회차 입찰가를 밑도는 수준이다.
 
전문가들 역시 경매 시장의 메리트가 과거 대비 낮아진 것이 문제라고 진단했다. 김병기 리얼투데이 리서치팀장은 "과거 경매 시장은 일반인들이 접근하기 어려운 분야였다"며 "워낙 전문성을 요구하는데다 경매 절차도 까다로웠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 팀장은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경매 시장은 일반인들이 많이 참여하며 대중화되기 시작했다"며 "일반인들의 유입이 많아진다는 것은 결국 경쟁이 심해진다는 뜻이다. 경매 시장이 더 이상 저렴하지 않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경매 자체의 매력도가 떨어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서진형 공동주택포럼 공동대표(경인여대 MD상품기획비즈니스학과 교수)는 "부동산 시장 침체가 장기화하고 기존 주택의 가격이 떨어지는 상황에서 수요층이 굳이 높은 낙찰가를 통한 경매에 나설 이유가 없다"며 "향후에도 추가 시세 상승에 기대감이 떨어져, 경매 시장의 침체는 조금 더 지속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 시민이 서울 남산타워에서 시내 아파트 단지를 바라보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김충범 기자 acech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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