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얼어붙는 '수출엔진'…파업 불똥까지 무역적자 500달러 넘기나

올해 누적 무역수지 적자 426억달러
반도체·석유화학 주요품목 수출 둔화
에너지 수입액 전년비 748억달러 급증
"파업 장기화 시 12월 수출도 악영향"

입력 : 2022-12-01 오후 2:38:10
 
 
[뉴스토마토 김지영 기자] 11월 무역수지가 마이너스를 기록하면서 역대 최대의 연간 누적 적자인 426억달러를 기록했다. 세계 경기의 침체와 파업 여파로 인한 수출 전선의 빨간불은 더욱 짙어질 전망이다.
 
특히 다음달에도 이달과 비슷한 규모의 무역 마이너스가 이어질 경우 연간 누적 적자 규모가 500억달러를 넘어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2022년 11월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무역수지는 70억1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무역수지는 지난 4월 이후 8개월째 적자 행진을 이어오고 있다. 
 
월별 무역적자 추이를 보면 △4월에는 26억6000만달러 △5월 17억1000만달러 △6월 25억달러 △7월 50억9000만달러 △8월 93억9000만달러 △9월 37억8000만달러 △10월 67억달러를 기록했다.
 
올해 누적 무역적자는 426억달러로 1964년 무역수지 통계를 낸 이래 역대 최대치다.
 
지난달 수출액은 519억1000만달러, 수입은 589억3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수출은 전년 동월보다 14% 줄고 수입은 2.7% 증가했다.
 
지난달 수출은 글로벌 경기둔화, 화물연대 운송 거부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쳐 감소했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11월 실적이 전년 동월 대비 31.9% 증가한 데 따른 기저효과도 작용했다.
 
15대 주요 품목 중에서는 자동차, 석유제품, 이차전지, 자동차 부품 수출이 증가했다. 특히 자동차 수출 실적은 전년 동월보다 31% 성장한 54억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월 기준 역대 최대 기록이기도 하다.
 
반면 전년 동월 대비 반도체는 29.8%, 석유화학 26.5%, 무선통신은 18.7% 수출이 줄었다.
 
지역별로 보면 미국과 유럽연합(EU), 중동 수출은 증가했으나 중국과 아세안으로의 수출은 감소했다. 특히 중국 수출은 25.5%나 줄며 현지 경기 침체를 반영했다.
 
11월 수입은 에너지 원자재 가격이 치솟으면서 증가했다.
 
지난달 3대 에너지원인 원유, 가스, 석탄 수입액은 155억1000만달러로, 전년 같은 달 122억1000만달러보다 27.1% 늘었다.
 
1~11월 3대 에너지원 수입액은 1741억달러로, 전년 대비 748억달러 급증했다. 이는 이 기간 누적 무역적자인 426억달러를 300억달러 이상 상회하는 수준이다.
 
문제는 12월 무역수지 적자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경기 둔화를 반전할 만한 요소가 없는 데다, 러·우전쟁이 이어지면서 에너지 공급망 불안도 지속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23개월 증가세를 이어온 수출은 지난 10월·11월 마이너스에 이어 12월 사정도 녹록치 않을 수 있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산업연구원은 지난달 21일 발표한 '2023년 경제·산업 전망' 보고서에서 "올해 13대 주력산업 수출은 상반기까지 높은 증가세(18%)를 유지했으나, 하반기 들어 대외 여건 불확실성이 심화하고 있다"며 "(이에 따라) 전년 대비 7.7% 증가하는 데 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은행 또한 지난 10월 '향후 수출 여건 점검 및 경사수지 평가' 보고서에서 "주요 수출대상국(미·중·EU)의 성장세가 동반 위축되는 데다 글로벌 IT경기도 예상보다 가파르게 하락하면서 향후 우리 수출은 부진이 지속될 전망"이라며 "팬데믹, 정치적 갈등 등으로 촉발된 지역별 경제분절화와 이에 따른 무역규제 심화는 수출의 장단기 하방리스크로 상존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우리나라의 경우 최근 화물연대가 파업에 돌입하면서 수출 불안이 더욱 커지는 상황이다. 한국경제연구원은 화물연대가 파업에 나서지 않았던 지난달 초 올해 연간 누적 무역 적자가 480억달러를 기록해 500억달러에 가까울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이창양 산업부 장관은 "화물연대 운송 거부가 장기화할 경우 생산차질 등이 발생하면서 12월 수출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되는 상황"이라며 "한국의 높은 대외경제 의존도를 감안할 때, 우리가 마주한 글로벌 복합위기를 돌파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수출활력 제고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이날 "화물연대 집단 운송 거부와 철도 등 예고된 파업이 현재화될 경우 추가 하방요인으로 작용할 우려가 있다"며 "글로벌 경기 둔화에 취약해 6월부터 감소로 전환한 중소기업 수출은 더욱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2022년 11월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올해 1~11월 무역수지 적자는 426억달러를 기록했다. 표는 수출입 현황 추이. (출처=뉴스토마토)
 
세종=김지영 기자 wldud9142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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