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안 합의 실패한 주호영 "민주당 때문에"

"민주당, 수정예산안으로 이재명정부 만들려해…대선불복"

입력 : 2022-12-02 오후 5:50:20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의장실에서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의 회동을 마치고 나와 기자들에게 발언하고 있다.(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강석영 기자]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2일 "민주당이 다수 의석을 이용해 정부 예산안을 마구 칼질한 탓에 법정 시한을 맞출 수 없었다"며 이러한 민주당의 태도를 '대선 불복'이라고 규정했다.
 
주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김진표 국회의장 주재 여야 원내대표 회동 뒤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고 "법정 시한 내 예산안 처리를 위해 백방으로 노력했지만 법정 시한을 지키지 못한 데 대해 여당 원내대표로서 국민께 깊은 사과의 말씀 드린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국민의 뜻에 따라 윤석열정부가 새로 출범했는데 민주당은 이를 인정하지 않고 아직도 문재인정권이 집권한 것처럼 행동한다. 그리하여 새 정부의 핵심 추진 사업은 전액 혹은 대폭 삭감했다"며 "(민주당이) 새 정부의 출범을 사실상 막고 자신들의 수정예산안을 통해 사실상 이재명정부를 만들고자 하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의 터무니 없는 요구에 굴복해 법정 시한을 지키기보다 헌법과 법률, 대선에서의 약속을 지키는 게 더 중요하다고 봤다"고 해명했다.
 
주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해임건의안을 발의해 예산안 처리에 합의하지 못했다고 했다. 그는 "예산안 처리 후 국정조사한다는 합의가 여야 간 있었다. 하지만 민주당은 합의안 잉크가 마르기 전에 갑자기 이 장관 해임을 요구했고, 급기야 해임건의안과 탄핵소추안 상정 처리를 들고나왔다"고 말했다.
 
이어 "참사에 책임 있는 사람은 국정조사 결과에 따라 엄중 문책이 있을 거란 대통령의 약속과 국회의 묵시적 동의가 있었다"며 "민주당은 느닷없이 해임건의안을 들고나온 건 국정조사 합의를 고의로 파기하겠다는 뜻으로밖에 해석할 수 없다. 국민의힘의 일방적 굴복을 요구하는 것이고 협상, 타협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주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이재명 대표의 사법 리스크를 무마하기 위해 무리하게 정쟁을 일으키고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는 "민주당은 현재 이재명 사법 리스크가 최측근과 대장동 일당들의 연이은 진술로 최고조에 이르고 있다"며 "당내 위기를 무마하고 정부를 흔들기 위해 무리한 요구를 하며 극단적 정쟁을 요구한다. 이상민 장관의 즉각 해임 주장은 이처럼 유족의 아픔을 달래기 위함이 아니라 아픔을 이용해 정치적 주도권을 잡으려는 책략 때문"이라고 말했다.
 
주 원내대표는 마지막으로 민주당을 향해 "국민을 생각하는 공당이라면 예산안을 통한 대선 불복을 거두고 정쟁과 무리한 요구를 중지해달라"고 호소했다.
 
주호영(왼쪽)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의장실에서 여야 원내대표 회동을 마치고 나와 각각 기자들에게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앞서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예산안 처리 법정 기한인 2일 사실상 여야 합의가 무산되자 김 의장 주재로 긴급 회동을 가졌다. 현재 정부 예산안 관련 감액 심사에서도 여야 대립이 심해 증액 심사는 시작도 안 된 상황이다. 이에 여야는 오는 5일까지 여야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간사와 정책위의장이 협상하고, 이 자리에서도 이견이 좁혀지지 않을 경우 여야 원내대표가 직접 협의에 나서기로 이날 합의했다.
 
전날에 이어 이날도 본회의 개의가 무산되면서 이상민 장관에 대한 해임건의안 처리 일정은 미뤄지게 됐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회동 직후 기자들과 만나 "오늘 예산안 처리 법정 시한임에도 본회의를 개의하지 않은 것에 매우 유감이라고 국회의장과 주 원내대표에게 전달했다"고 말했다. 이 장관 해임건의안과 관련해선 "민주당은 다음 주 중에 의원총회를 열어 입장을 정할 것"이라면서도 "이미 국민 상식에 입각해 책임자 응책을 정기국회 내 관철하겠다는 입장엔 변화가 없다"고 말했다. 김진표 의장은 오는 8·9일 본회의 개의를 예고한 상황이다.
 
강석영 기자 ks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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