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보고서' 삭제 경찰 간부들 구속…이임재 전 서장은 기각(종합)

법원 "증거인멸 우려 인정…이 전 서장, 방어권 보장 필요"

입력 : 2022-12-05 오후 11:29:29
[뉴스토마토 이승재 기자] 이태원 참사 당시 부실대응으로 시민들을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는 이임재 전 용산경찰서장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됐다.
 
서울서부지법 김유미 영장전담부장판사는 5일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이 전 서장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를 마친 뒤 "현 단계에서 제출된 자료만으로는 증거 인멸, 도주할 우려에 대한 구속 사유와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고 피의자의 충분한 방어권 보장이 필요하다"면서 영장청구를 기각했다. 같은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전 용산경찰서 112상황실장 송 모 경정에 대해서도 같은 판단을 내렸다.
 
반면, 이태원 참사 이후 용산서를 포함한 일선 경찰서 정보과장들과 모인 메신저 대화방에서 참사 전 인명사고가 예상된다는 내용의 정보보고서를 삭제토록 지시했다는 의혹에 연루된 전 서울경찰청 정보부장 박모 경무관과 전 용산서 정보과장 김모 경정 등 2명에 대해서는 "증거인멸의 우려가 인정된다"면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이날 오후 1시27분쯤 심사를 받기 위해 법원에 출석한 김 경정은 '혐의를 인정하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사실대로 다 말씀드리겠다"고 말한 뒤 법정으로 들어갔다. 뒤이어 오후 1시48분쯤에 등장한 박 경무관도 "성실하게 소명하겠다"고 답한 뒤 법정으로 입장했다. 이 전 서장과 송 경정은 심사가 열리기 1시간 전쯤인 오후 12시55분쯤 이미 법원에 출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이태원 참사를 수사 중인 경찰청 특별수사본부(특수본)는 지난 1일 이들 4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이 전 서장의 경우 핼러윈 기간 이태원에 인력을 더 투입해야 한다는 보고에도 사전 조치를 하지 않고, 참사를 인지하고도 적절한 구호조치를 하지 않아 인명피해를 키운 혐의(업무상과실치사상) 등이 적용됐다. 송 경정도 참사 당일 사고 위험을 알리는 112 신고에도 차도로 쏟아져 나온 인파를 인도로 밀어 올리는 등 사고 전후 적절한 안전조치를 하지 않은 혐의(업무상과실치사상)를 받는다.
 
박 경무관과 김 경정은 증거인멸교사 혐의가 적용됐다. 박 경무관은 이태원 참사 이후 용산서를 포함한 일선 경찰서 정보과장들과 모인 메신저 대화방에서 "감찰과 압수수색에 대비해 정보보고서를 규정대로 삭제하라"고 지시한 혐의를 받고 있다. 김 경정은 박 경무관의 지시를 받아 부하직원을 시켜 핼러윈 안전대비 관련 정보보고서를 삭제한 혐의다.
  
이임재 전 용산경찰서장이 5일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방법원에서 열린 이태원 참사 관련 영장실질심사를 마치고 이동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이승재 기자 tmdwo3285@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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