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미 동아태차관보 중국 찍고 방한…'북핵부터 IRA'까지 시험대

중, 미 '북 미사일 도발' 규탄에 북 두둔…한미일, 사이버분야 대북제재 강화 가능성
대북 압박 차원서 세부 인태전략 논의 전망…미국에 IRA 방안 마련 거듭 촉구할 듯

입력 : 2022-12-12 오후 8:00:00
지난 8월26일 대니얼 크리튼브링크 미국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가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 도착한 모습이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북핵 대응부터 인플레이션 감축법(IRA)까지…' 동북아시아 3국(한중일)을 순차 방문 중인 대니얼 크리튼브링크 미국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가 12일 2박3일 일정으로 한국을 방문했다. 중국 방문을 마치고 한국을 두 번째 행선지로 택한 크리튼브링크 차관보는 방한 기간 대중국 정보를 공유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양국은 중러의 반대로 사실상 유엔 안보리 차원의 대북 제재가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한미일 차원의 추가 제재 대응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아울러 IRA의 핵심 쟁점인 '한국산 전기차'에 대한 차별적 조치 해소에 대해서도 접점을 모색할 것으로 전망된다. 
 
12일 외교부에 따르면, 크리튼브링크 차관보는 이날 중국 방문을 마친 뒤 한국을 찾았다. 크리튼브링크 차관보의 한국 방문은 지난 8월 이후 대략 넉 달 만이다. 오는 13일 최영삼 외교부 차관보와 만나 한미 양자 관계 현안 및 역내·글로벌 정세 등에 대한 논의를 주고받을 예정이다. 앞서 미국 국무부는 크리튼브링크 차관보의 한중일 방문과 관련해 한국, 일본 측과 다양한 역내·양자 현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크리튼브링크 차관보는 우리 외교부 인사들을 만난 뒤 14일 오전 일본으로 출국한다.
 
이에 따라 한미 당국은 현재 북한의 7차 핵실험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에서 북핵 문제를 포함한 군사적 도발에 대해 중점적으로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양국은 북한의 빈번한 미사일 도발에 대비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 제재의 철저한 이행, 북핵 문제 대응을 위한 한미 공조 중요성을 강조할 예정이다.
 
특히 북핵 문제 해결에 중국의 협력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한미일 차원에서 추가 제재 등 단호하게 대응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조율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크리튼브링크 차관보는 전날 중국을 찾아 미중 정상회담 후속조치를 논의하면서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중국의 건설적 역할을 당부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지난달 16일(현지시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에서 중국이 북한의 추가 도발을 자제시키는 데 중국의 역할을 촉구한 바 있다. 하지만 이에 대한 중국의 반응은 냉담했을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 8일 미중 북핵수석대표 협의에서도 미국은 북한의 미사일 도발에 대해 강력히 규탄했지만, 중국은 북한의 합리적인 우려를 해결해야 한다며 북한을 두둔했다.
 
지난 6월3일 후나코시 다케히로(왼쪽부터)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 김건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성김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열린 한미일 북핵수석대표 협의에 앞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크리튼브링크 차관보의 방한 기간동안 인도네시아 자카르타(12~13일)에서는 한미일 북핵수석대표 협의가 열린다는 점에서 최근 북한 내 상황 평가 공유를 비롯해 추가 대북제재 방안 마련에 대한 공조도 함께 이뤄질 것으로 관측된다. 한미 주도로 정보기술(IT) 분야의 북한 인력 주의보가 발령된 상황에서 사이버 분야의 대북제재가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크리튼브링크 차관보가 중국을 거쳐 한국을 방문한 만큼 미중 관계 현안에 대한 이야기가 오갈 수도 있다. 이와 관련해 한국 정부가 올해 내 공개를 추진 중인 인도·태평양 세부 전략을 미국에 소개할 가능성도 있다.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은 중국 봉쇄와 견제를 위해 마련한 전략으로, 지난 5월 한미 정상회담을 계기로 윤석열 대통령이 내건 '한국판 인도·태평양 전략'도 이와 비슷할 것으로 예상된다. 윤 대통령은 인도·태평양 전략을 대북 압박 국제 공조 수단으로 활용하겠다는 뜻을 내비친 바 있다. 양국은 내년에 70주년을 맞는 한미동맹을 강화하기 위한 의견도 주고받을 것으로 보인다.
 
크리튼브링크 차관보의 방한, 한미일 북핵수석대표의 대면 협의는 한반도의 위기를 빌미로 한미일을 한 데 묶으며 북중러에 맞서는데 의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준형 한동대 교수는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최근 미국의 행보와 관련한)전반적인 분위기는 북한의 도발이나 한반도의 위기를 빌미로 한미일을 묶는 것"이라며 "그런 점에서 미국과 일본은 전략적으로 다른 목적이 있다고 봐야 한다"고 진단했다.
 
우리 정부는 미국에 IRA 내 한국산 전기차 차별 문제에 대한 우려를 거듭 전하고, 차별 완화 방안 마련을 촉구할 것으로 보인다. 크리튼브링크 차관보는 지난 8월에도 방한해 박진 외교부 장관, 이도훈 외교부 2차관 등을 만나 IRA 관련 논의를 주고받았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박주용 기자
SNS 계정 : 메일 페이스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