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석호 100일, 윤석열당 재확인…차기 전대 앞으로!

입력 : 2022-12-21 오후 4:39:49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차기 당 대표와 최고위원을 선출할 때 당원 선거인단 투표 100%를 적용하는 내용의 당헌·당규 개정안을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만장일치로 의결했다고 밝히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뉴스토마토 유근윤 기자] 정진석호가 21일로 취임100일을 맞았다.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취임 100일 기자회견을 연탄봉사로 갈음하며 집권여당으로서 '민생'에 방점을 둘 것을 시사했지만, 국민의힘은 차기 전당대회를 앞두고 '속전속결'로 전당대회 룰 개정에 들어가며 또 다시 당내 혼란에 휩싸이게 됐다. 당 안팎에선 국민의힘이 친윤(친윤석열) 사당화인 '윤석열당'으로 전락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정 위원장은 이날 비대위 출범 100일을 맞아 "연탄과 함께 따뜻한 온기를 겨울을 더 춥게 느끼시는 분들에게 전하는 것으로 취임100일 회견을 대신하기로 했다"며 서울 강남구 구룡마을에서 연탄 1만장을 배달했다. 정 위원장은 '약자 동행'을 내세우며 봉사활동을 통해 '민생정당'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민생을 강조한 것과 달리 국민의힘은 '이준석 리스크' 이후 또 다시 내분으로 휩싸이고 있다. 정 위원장은 지난 19일 비대위 전체회의 직후 기자회견을 열고 "당헌 개정안과 당대표 및 최고위원 선출규정 개정안을 비대위원 만장일치로 의결했다"고 선포했다. 정 위원장은 "윤석열정부 성공과 내후년 총선 승리를 위해서 당이 한마음이 돼야 한다"고 했다.
 
분기점은 윤석열 대통령이 '내년 3월 전당대회'를 언급한 지난달 말이었다. 특히 윤 대통령의 '당원투표 100%' 사석 발언 보도가 나온 뒤 전대 룰 개정이 '속전속결'로 진행됐다. 국민의힘은 지난 20일 상임전국위원회를 열고 당대표를 여론조사 없이 '100% 당원 선거인단'의 투표로만 선출키로하는 당헌 개정안을 의결했다. 개정안에는 여론조사의 역선택 방지조항을 명문화해 최다 득표한 자의 득표율이 50%를 넘지 못할 경우 1위와 2위를 대상으로 결선투표도 담겼다. 국민의힘은 오는 23일 전국위·상임전국위를 차례로 거쳐 전당대회 룰 개정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공부모임 '국민공감'에서 장제원 의원과 인사하고 있다.(사진=뉴시스)
  
'당원투표 100%' 룰 개정 직후 친윤계의 움직임은 한층 빨라졌다.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당내 친윤계 의원 공부모임인 '국민공감'에 참석한 장제원 의원은 룰 개정에 '비윤(비윤석열)계' 일각에서 비판이 나오자 "뭐가 문제냐"고 반문, 룰 개정에 힘을 실었다.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 중에서도 핵심으로 꼽히는 그는 "우리 당을 가장 아끼고 잘 되길 바라는 분들이 우리 당을 가장 헌신적으로 이끌고, 잘 이끌 당 대표를 뽑는 것"이라며 "우리 당이 안 되길 바라는 분들의 생각이 우리 당 대표 선출에 영향을 미친다는 건 옳지 않다고 본다"고 비윤계를 겨냥했다.
  
다만 친윤계의 '당원투표 100%' 룰 개정 추진은 차기 전당대회의 공천권을 목적으로 한다는 시선이 지배적이다. 지난 19일 비대위 룰 개정 의결 이후 박정하 수석대변인은 기자들을 만나 '유승민 전 의원 등을 염두에 둔 개정이냐'는 질문에 "특정 후보를 염두에 둔 것은 없다"고 정리했지만 여전히 이번 룰 개정이 '차기 당대표 적합도' 1위를 하고 있는 비윤계의 유승민 전 의원을 배제코자 하는 의도로 해석된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20일 BBS라디오에서 당의 전당대회 룰 개정 작업이 유승민 전 의원만 띄워주는 역풍이 불 수 있다며 "(룰 개정이) 당연히 유 전 의원 배제를 위한 작업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올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번 전당대회 룰 변경은 의원총회 토론이 아예 없었다"며 "아마 전당대회 룰을 바꾸는데 의총 토론도 부치지 않은 것은 이번이 우리 당 역사에서 최초"라며 '흑역사로 남을 것'이라며 자조했다.
 
또 총선 승리 바로미터인 공천개혁 대신 검찰 인사 및 윤 대통령과의 친소 관계 따라 공천권을 가질 가능성까지도 제기된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부정에도 불구하고 '당대표 차출설'이 끊이지 않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한 장관은 지난 7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참석 전 기자들과 만나 "정치권으로부터 당대표 출마 제안을 받았느냐"는 질문이 이어지자 "법무부 장관 역할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단호하게 말씀드리겠다"고 일축한 바 있다.
 
유근윤 기자 9nyo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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