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준형 기자] 증권가의 우려 섞인 전망과 달리 외국인 순매수세에 국내증시도 강한 연초효과를 보고 있습니다. 외국인은 이달 들어 8거래일 동안 국내증시에서 1조8000억원 넘게 순매수하며 증시 반등을 이끌고 있는데요. 1월 외국인 차익매물 출회를 우려하던 증권가에서도 점차 낙관적인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8.22포인트(0.35%) 상승한 2359.53에 거래를 마감했습니다. 6거래일 연속 상승으로, 올해 들어 코스피는 5.51% 상승했습니다. 이 기간 상승장을 주도한 것은 외국인입니다.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총 1조8642억원을 순매수했고 지난 10일(-22억원)을 제외한 전 거래일 순매수 기조를 이어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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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증권가에선 1월 경기침체 우려에서 벗어날 마땅한 호재가 없다고 분석한 바 있습니다. 살얼음판 같은 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었죠.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매년 1월이 되면 새해 정책에 대한 기대와 장밋빛 미래로 새로운 포지션을 구축하면서 강세를 보이는 ‘1월 효과’를 기대하지만, 올해의 경우 코스피는 오히려 삼중고에 시달릴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습니다.
올해 1월이 절반도 지나지 않은 시점이지만, 경기침체(Recession·R공포)와 어닝쇼크를 대비하라던 증권가의 전망은 현재로선 빗나간 것으로 보입니다. 올해 1월 코스피 전망치를 제시한 곳은 대신증권, 신한투자증권, 키움증권, 한국투자증권, 현대차증권 등 5곳인데요. 이들 평균 전망치는 2150~2374포인트. 대신증권이 1월 코스피 전망을 2140~2340선으로 가장 낮게 제시했고, 한국투자증권이 가장 높게 제시(2160~2400선)했었죠. 이달 코스피는 지난 10일 장중 2370선을 터치했습니다.
최근 국내 증시뿐 아니라 미국과 유럽 등 글로벌 증시도 강세를 보였는데요. 이에 증권가 일각에선 낙관적인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1월 증시 부진이 우려됐던 가장 큰 요인인 기업들의 ‘어닝쇼크’가 주가추이에 영향을 주지 않을 수 있다는 시각입니다. 기업의 실적과 컨센서스의 차이보다는 그 차이의 방향성에 영향을 받는다는 설명입니다.
박승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주식시장에서 4분기 어닝 쇼크는 일상으로 4분기는 지난 22개 분기 동안 영업이익 실적치가 해당 분기 말 기준 영업이익 컨센서스를 상회한 적이 단 한번도 없었다”면서 “큰 폭의 어닝 쇼크 이후 주가가 반등한 경험칙이 반복된다면 2350선은 매수하기 부담스런 수준은 아니다”고 분석했습니다.
올해 국내증시는 외국인 수급이 이끌어가고 있습니다. 올해 들어 외국인의 순매수 강도가 가장 강했던 전기·전자(1조1061억원) 지수는 9.63% 상승해 코스피 업종별 지수 중 상승률 1위를 기록했고요. 외국인 순매수 1위 종목인
삼성전자(005930)는 이달에만 9.40% 올랐습니다.
외국인의 국내증시 순매수 기조는 당분간 더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과거 평균대피 국내증시에 투자한 외국인의 비중이 많이 줄었고, 최근 원·달러 환율 하락이 이어지고 있어 순매수세가 유일될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최유준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개인이 주도했던 팬데믹 랠리와 강도 높은 긴축으로 외국인 KOSPI 지분율은 금융위기 시기 수준으로 떨어졌다”면서 “1년 반의 약세장을 겪었고, 바닥권 수준인 외국인 지분율과 강달러도 완화되면서 외국인의 매수 확대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도 “최근 원·달러 환율 하락에도 외국인들이 체감하고 있는 코스피 레벨은 2000선 이하(달러환산 코스피로 계산)”라며 “중간중간 외국인 순매도가 일어나기는 하겠으나 중기적인 기조 상순매수 우위를 전망한다”고 밝혔습니다.
박준형 기자 dodwo90@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