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료값 오르고 한우값 하락 '악순환'…정부, 한우 수급 안정 대책 마련

농식품부, 올해 한우 수요 2만4000톤 추가 창출 방침
전국 농협 하나로마트서 평균 가격 대비 20% 인하 판매
수출 44톤→200톤 확대…말레이시아 할랄 인증 추진

입력 : 2023-02-12 오전 11:00:00
[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정부가 최근 한우 도매가격 하락으로 어려움을 겪는 농가를 돕기 위해 농협, 한우협회 등 단체와 수급 안정 대책을 마련했습니다. 수요 촉진을 위한 가격 할인 행사를 진행하고, 올해 수출을 전년의 5배에 가까운 200톤까지 늘릴 방침입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도매가격 연착륙을 통한 올해 한우 산업 안정화를 목표로 지난해 대비 추가 공급 예상 물량 2만4000톤에 대한 수요를 창출할 계획이라고 12일 밝혔습니다. 이를 통해 한우 가격을 안정화해 중소농의 손실을 최소화할 예정입니다.
 
우선 농협과 협력해 전국 농협 하나로마트(980개)를 중심으로 가칭 '2023 살 맛나는 한우 프로젝트'를 진행해 연중 전국 평균 가격보다 20% 낮은 수준으로 판매합니다. 또 한우 소비 비수기인 2월과 3월, 6월과 7월, 10월~12월 등에 전국적으로 부위에 따라 최대 50%까지 할인하는 가칭 '소프라이즈 2023 대한민국 한우 세일'을 개최합니다. 
 
이를 통해 경쟁사인 대형마트, 온라인몰, 슈퍼마켓, 정육점 등의 한우 소매 가격 인하를 유도해 소비자가 가격 할인을 체감할 수 있도록 할 계획입니다.
 
대형 가공·급식 업체 등에서 제조·사용되는 육가공품, 식재료 등에 쓰이는 육류도 한우로 대체합니다. 식재료 등을 한우로 변경하려는 업체에 대해서는 신청을 받아 차액의 일부를 지원합니다. 현재 한우 자조금을 통해 삼성웰스토리에서 사용하던 식재료 중 일부를 한우로 대체하면서 차액을 일부 지원하고 있습니다. 삼성웰스토리는 총 40톤의 한우를 대체했으며, ㎏당 5000원의 차액을 지원받고 있습니다. 
 
정부는 오는 5월 우리나라가 구제역 백신접종 청정국 지위를 획득하면 올해 한우 수출을 200톤까지 확대할 예정입니다. 한우는 검역 문제로 인해 현재까지는 홍콩을 중심으로 지난해 기준 약 44톤의 수출이 이뤄졌습니다.
 
최근 여행객이 증가하는 등 활성화되는 홍콩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홍콩 바이어와 유통업체, 외식업계 대상 홍보 행사, 현지 소비자 시식 체험, 한우 요리법 경진대회 등 홍콩 수출 프로모션을 대폭 늘릴 방침입니다.
 
말레이시아는 올해 상반기 중 한우 도축장의 할랄(halal) 인증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정부는 할랄 인증 시기에 맞춰 바이어와 유통업체를 대상으로 홍보 행사를 진행할 계획입니다.
 
김정희 농식품부 식량정책실장은 "그동안 한우가 보유한 품질 경쟁력에 비해 수출에 대한 노력이 부족했다. 새로운 시장에서 한우에 관심이 높아서 말레이시아 할랄 인증 이후에는 다른 이슬람 국가도 진출할 계획"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아울러 정부는 농가 경영비 중 가장 비중이 높은 사료비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사료구매자금(2023년 총 1조원, 금리 1.8%)의 한·육우 농가 배정 비율을 애초 50%에서 60%로 확대합니다.
 
근본적으로 농가 사료 가격을 낮추기 위한 대책도 병행합니다. 국내산 조사료(풀 사료) 생산 확대를 위해 논 하계조사료 7000㏊를 확보해 하계조사료를 재배하는 농가에 직불금(ha당 430만원)을 지급합니다. 사일리지(발효 풀 사료) 제조비 지원 단가도 지난해보다 3000원 올린 톤당 6만3000원으로 하고, 조사료 전문 단지 면적도 매년 1000ha씩 늘려 국내산 조사료 생산도 늘립니다.
 
정부는 이번 한우 도매가격 하락이 한우 공급이 과잉에서 비롯된 것임을 고려해 중장기 수급 관리 체계를 정비하기로 했습니다.
 
먼저 빠르게 공급 물량을 적정 수준으로 회복시키고 시장 자율적으로 한우 가격이 연착륙하도록 내년 상반기까지 암소 14만마리를 감축할 예정입니다. 애초 2021년부터 농가 신청을 받아 감축하고 있던 암소 9만마리에 더해 농가 자율적으로 5만마리를 추가로 줄입니다. 만일 수급 과잉이 예상되면 수급 과잉 3년 전부터 씨수소 정액 가격을 올리고, 공급이 부족한 경우에는 정액 가격을 인하해 수급 조절이 자연스럽게 이뤄지도록 합니다.
 
김정희 실장은 "이번 대책으로 소비자는 한우를 부담 없이 구매하고, 농가, 특히 중소농의 경영 부담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한우 수급이 조기에 안정될 수 있도록 전업농과 대규모 농가를 중심으로 암소 감축에 힘쓰는 등 적극적인 협조가 필요하다"고 당부했습니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올해 한우 사육 마릿수는 358만두로 평년의 324만두를 넘어 역대 최고치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도축 물량은 95만두로 전년보다 8만두가 증가하고, 내년도 증가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러한 공급 물량 증가로 인해 한우 도매가격은 하락 국면에 진입했습니다. 실제 올해 1월 도매 가격은 ㎏당 1만5904원으로 평년보다 16.5%, 전년보다 20.4% 내려갔습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도매 가격 연착륙을 통한 올해 한우 산업 안정화를 목표로 지난해 대비 추가 공급 예상 물량 2만4000톤에 대한 수요를 창출할 계획이라고 12일 밝혔습니다. 사진은 서울 성동구 마장축산물시장에 한우 상품이 진열된 모습. (사진=뉴시스)
 
세종=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정해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