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찾아온 손목통증, 척골충돌증후군 의심해야

서양인 보다 동양인 발생 많아…반복적 손목 사용 피해야

입력 : 2023-04-12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이혜현 기자] 최근 반복적인 손목 사용으로 통증을 호소하는 경우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가벼운 통증으로 알고 치료 없이 시간을 보내다가 증상이 심해져 척골충돌증후군 진단을 받을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특히 한국인들이 척골충돌증후군에 취약한 것으로 알려져 있기도 하죠.
 
척골충돌증후군은 손목의 반복적인 과도한 사용으로 손목 관절을 이루는 척골(새끼손가락 쪽 뼈)과 수근골(8개의 소골을 총칭) 사이에서 충돌이 일어나면서 손목에 통증이 발생하는 질환입니다.
 
이때 척골과 수근골 사이에 위치한 연골인 삼각 섬유 연골에도 반복적인 손상을 줘서 삼각섬유연골복합체의 마모 또는 퇴행성 파열이 동반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특히 동양인은 서양인과 다르게 요골보다 척골이 길어 척골충돌증후군이 더 잘 발생하는데요.
 
척골충돌증후군 환자들은 주로 새끼손가락 쪽 손목 관절 통증을 호소하는 경우가 일반적입니다. 통증이 심하면 문고리를 돌려 열거나 걸레 짜기와 같은 일상적인 행동을 할 때도 심한 통증을 느끼게 됩니다. 
 
(사진=고려대학교 안산병원 제공)
 
흔한 직업병으로 인식…초기 예방 중요
 
이 질환은 선천적으로 발병하는 경우도 있지만 작업 시 손목을 많이 사용하거나 손목에 무리가 갈 수 있는 동작을 많이 하는 직업군에서 많이 발병해 직업병이라는 인식이 강합니다.
 
또한 테니스, 골프, 야구 등 기구 운동뿐만 아니라 헬스, 복싱 등 운동을 할 때에도 손목에 통증이 종종 발생하기도 합니다.
 
새끼손가락 쪽 손목뼈 사이 오목한 부위를 누를 때 통증이 있다면 이 질환을 의심할 수 있습니다.
 
대표적인 증상은 새끼손가락에서 손목 아래쪽까지 저리고 아프며 손목을 좌우로 움직이거나 돌릴 때 통증이 심해지는데요.
 
일상생활에서 손목을 사용할 때도 수시로 통증이 발생해 초기에 대수롭지 않게 지나치다가 통증과 저림 증상이 손목에서 팔 전체로 퍼져 목 디스크로 종종 오인되기도 합니다.
 
정확하게 진단하려면 X-레이를 찍어 요골보다 척골이 더 긴지 확인해봐야 하고 증상이 심하다면, 이 질환으로 인한 삼각섬유연골복합체 파열 여부를 살펴보기 위해 MRI(자기공명영상법) 검사를 받아볼 수도 있습니다.
 
초기 척골충돌증후군은 손 사용을 줄이거나 물리치료로 증상을 완화시킬 수 있습니다. 증상이 어느 정도 진행돼 손 사용을 줄여도 손목 통증이 쉽게 호전되지 않으면 약물 치료나 주사 치료 등으로 나아질 수도 있죠. 6개월 이상 보존적 치료를 시행해도 증상이 회복되지 않고 일상적인 동작에도 통증이 지속되면 수술을 고려합니다.
 
대표적인 수술적 치료 방법으로는 길어진 척골을 단축시켜 충돌을 막아주는 척골 단축술을 들 수 있습니다. 척골 단축술은 길어진 척골을 단축시키고 2차적으로 발생하는 질환들도 치료하기 위한 수술입니다. 
 

강종우 고려대학교 안산병원 정형외과 교수(사진=고려대학교 안산병원 제공)
 
강종우 고려대학교 안산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척골충돌증후군의 수술적 치료에는 긴 척골의 일부를 잘라내어 손목뼈 길이를 맞추는 척골 단축술과 손목 관절경을 통해 파열된 삼각섬유연골복합체 부위를 절제해 다듬어주거나 봉합하는 수술이 일반적이며 수술 경과도 좋다"고 말했습니다.
 
수술적 치료 이전에 무엇보다 척골충돌증후군이 만성화되지 않도록 증상을 조절하고 예방하는 것이 중요한데요. 일상생활에서 손목뿐 아니라 관절 손상의 예방으로 가장 쉽게 할 수 있는 것이 준비운동, 즉 스트레칭입니다.
 
손목을 사용하는 활동 전에는 충분한 스트레칭을 통해 손목을 풀어줘야 합니다. 가볍게 손목을 구부리거나 반대로 펴는 손목 스트레칭도 도움이 되며 손목의 과도한 사용은 피해야 합니다. 손목을 많이 사용해야 할 때에는 손목 보호대를 착용하는 것이 손목 보호에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다만 삼각섬유연골파열의 예방과 관리를 위해서도 반복적인 손목 사용을 피해야 합니다. 손목을 많이 사용하는 직업을 가진 경우 손목 스트레칭으로 손목에 가해지는 스트레스를 가급적 줄여주는 것이 좋습니다.
 
외상을 방지하기 위해 무리한 운동과 행동은 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일례로, 골프의 경우 스윙을 할 때 공을 찍어 치는 동작은 손목에 충격이 가중돼 손상을 야기할 수 있습니다.
 
강 교수는 "평소 과도한 손목 사용은 자제하고 장시간 손목 사용 후에는 온찜질로 손목의 피로를 풀어주는 것이 삼각섬유연골파열 예방에 도움이 된다"며 "무엇보다 일상생활 중에 손목 통증이 느껴진다면 그냥 넘기지 마시고 가까운 정형외과를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아보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이혜현 기자 hyun@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이혜현 기자
SNS 계정 : 메일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