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HD한국조선해양, 정상화 넘어 이익 레벨업 구간

지난해 조선 3사 중 첫 흑자 전환…올해 영업익 9천억원 전망
고부가가치 LNG선 수주 22.6%…올 1분기 연간 목표 절반 달성

입력 : 2023-04-14 오전 6:00:00
이 기사는 2023년 04월 12일 09:31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노제욱 기자] 한국조선해양(009540)(HD한국조선해양)이 분기 흑자 전환을 넘어서 올해 연간 호실적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액화천연가스(LNG) 선박 등 탄탄한 수주잔고를 바탕으로 '적자 늪'에서 빠져나와 이익 확대가 기대되는 상황이다.
 
 
12일 HD한국조선해양에 따르면 올해 2월 말 기준 자회사 현대중공업(329180)(HD현대중공업), 현대미포조선(010620)(HD현대미포조선), 현대삼호중공업의 수주잔량은 총 430척이다. 주목할 점은 이중 '고부가가치 선박'인 LNG선이 97척으로, 22.6%를 차지하고 있다. 5척 중 1척꼴인 셈이다.
 
LNG선은 액화된 천연가스를 운반하는 선박으로, 온도를 극저온으로 유지하고 기체로 소실되는 양을 최소화해야 하는 등 고도의 기술력을 요구한다. 건조 시 투입되는 기술력을 고려해 모든 선종을 통틀어 가장 가격이 높은 것이 특징이다.
 
여기에 최근 LNG선 가격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영국의 조선해운시황 전문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클락슨 신조선가지수는 165.56으로 전년 동기 대비 9.39포인트 상승한 가운데, 17만4000㎥급 LNG선 가격은 2억5400만달러로 전월 대비 400만달러 올랐다.
 
이는 LNG선 수주에서 강점을 보이고 있는 국내 조선사에게는 호재다. 특히 HD한국조선해양은 올해 1분기 기준 총 10척의 LNG선을 수주했다. 경쟁사인 삼성중공업(010140)(4척), 대우조선해양(042660)(3척)에 비해 수주 강점을 나타내고 있다.
 
친환경 규제에 따라 LNG선 발주는 늘어나고 있다. 국제해사기구(IMO)는 지난 2020년 이후 선박 연료의 환경 규제를 강화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전 세계 노후 선박들은 저탄소 연료 LNG를 사용하는 LNG선으로 교체 진행 중이다. 통상적으로 LNG선은 LNG운반선을 뜻하는데, 해당 선박들도 싣고 가는 천연가스를 연료로 사용하면서 이동하기 때문에 친환경 규제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다.
 
때문에 지난 2018년과 2019년 2년 연속 LNG선 발주량이 급증했으며, 이러한 추세는 그 이후에도 이어지고 있다. LNG선은 한국이 전 세계 발주량의 절반 이상을 수주하고 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한마디로 LNG선이 선박 중에 수익성이 가장 좋다고 보면 된다"라며 "한국조선해양을 포함해 국내 조선사들의 관련 기술력은 세계 1위 수준으로 중국이 많이 쫓아오긴 했어도 아직까지는 기술력 차이가 드러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LNG선 수주물량 등을 바탕으로 올해 국내 조선 3사의 연간 '흑자 전환'이 기대되는 가운데, 한국조선해양의 예상 실적이 가장 눈에 띈다.
 
 
이미 HD한국조선해양은 분기 '흑자 전환'을 3사 중 가장 먼저 이뤄냈다. 지난해 3분기 1887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으며, 4분기에도 1172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064850)에 따르면 HD한국조선해양의 이러한 추세는 올해도 이어져 연간 907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2021년부터 수주량을 대폭 늘렸던 것이 주요 요인으로 분석된다. HD한국조선해양은 지난 2021년 총 216척, 211억달러 규모의 수주를 달성했다. 전년(89억달러) 대비 137.1% 증가한 것이다. 지난해에는 196척으로 수주 건수는 줄었지만, 수주 금액은 240억3000만달러로 늘었다.
 
조선업 특성상 2년에서 2년 6개월 이후 건조를 마치고 선주에게 인도되기 때문에 지난 2021년 수주물량이 올해 실적 개선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조선업의 '헤비테일' 방식계약도 영향이 있다. '헤비테일'이란 조선사들이 계약금과 1~3차 중도금을 10%씩 4차례, 인도 단계에서 나머지 잔금 60%의 대금을 받는 방식을 뜻한다. 이에 따라 시차를 두고 인도 시점에 매출 반영 금액이 커진다고 보면 된다.
 
HD한국조선해양은 올해도 연초부터 '광폭 수주'를 이어가고 있어 향후 실적은 가파른 속도로 개선될 것으로 예측된다. HD한국조선해양은 올해 1분기 총 56척, 72억8000만달러를 수주하며 연간 수주 목표액(157억4000만달러)의 46.3%를 이미 달성했다. 에프앤가이드는 한국조선해양이 오는 2024년과 2025년 각각 1조7940억원, 2조6710억원의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내다봤다.
 
HD한국조선해양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품질과 기술력을 바탕으로 친환경, 고부가가치 선박 수주를 통해 앞으로도 수익성 제고에 힘쓸 계획"이라고 말했다.
 
노제욱 기자 jewookism@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노제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