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한국자산신탁, 연초 수주 주춤해도…하반기는 다르다?

올해 1분기 기준 차입형토지신탁 수주 건수 없어
다만, 수주 시장 분위기 바뀌면서 조합 관심 높아져
여의도 등 서울 주요 단지 중심으로 수주 가능성

입력 : 2023-07-04 오전 6:00:00
이 기사는 2023년 06월 30일 15:02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노제욱 기자] 한국자산신탁(123890)은 올해 초 수주 실적이 주춤했으나, 향후 행보가 기대된다. 한국자산신탁이 경쟁력을 보유한 차입형토지신탁 방식에 대한 관심도가 다시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시장 환경도 신탁사들의 수주에 유리한 환경이 조성된 만큼 업계에서 우수한 시장 지위를 보유하고 있는 한국자산신탁의 수주 건수가 늘어날 가능성이 커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30일 한국자산신탁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 차입형토지신탁 수주 건수는 0건이다. 다만, 이전 수주 건수에서 발생한 공사비 증액 등을 통해 50억원의 수주액을 기록한 것으로 보인다. 한국자산신탁은 지난 2019~2021년까지 10~11건의 수주 건수를 유지해오다 지난해에는 절반가량인 6건 수주에 그쳤다.
 
차입형토지신탁은 공사비 등 사업비를 신탁사가 직접 조달하는 방식으로 자금 투입에 대한 리스크가 있는 반면 신탁보수 등 수익이 큰 형태다. 신탁사가 사업에 대한 모든 책임을 부담하기 때문에 매출액의 3%대에 해당하는 상대적으로 높은 수수료를 받을 수 있다. 또 다른 사업 방식인 책임준공형 관리형토지신탁은 신탁사가 보통 매출액의 1~2%대의 수수료를 받는다.
 
이러한 가운데 한국자산신탁은 지난해 영업수익(매출액) 기준 시장점유율 9.5%, 수수료수익 기준 시장점유율 8.5%를 기록했다.
 
한국자산신탁은 차입형토지신탁 부문에서 강점을 보여왔다. 그러나 최근 몇 년간 시장 상황에 변화가 있었다. 부동산신탁 시장이 리스크가 상대적으로 적은 책임준공형 관리형토지신탁 위주로 성장함에 따라 한국자산신탁의 수수료수익 기준 시장점유율은 하락했다.
 
'차입형토지신탁'에 관심 두는 조합 늘어나는 추세
 
다만, 시장 분위기는 다시 변하는 추세다. '부동산 PF 리스크' 등 부동산 시장 분위기가 전체적으로 불안정한 가운데 중소건설사들을 중심으로 부도설이 돌기도 하면서 책임준공형 관리형토지신탁도 안심할 수 없다는 인식이 퍼지고 있다. 이에 따라 사업비 조달을 책임지는 차입형토지신탁 방식이 다시 주목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신탁업계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부동산 활황기에는 일부 신탁사를 중심으로 리스크가 작은 책임준공형 관리형토지신탁 방식으로의 수주가 활발했었다"라며 "그러나 최근 부동산 시장 침체기가 길어짐에 따라 책임준공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 돼버렸기 때문에 이제는 해당 방식도 리스크가 작다고 볼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따라서 다시 차입형토지신탁에 강점을 가진 신탁사들이 수주를 이어 나갈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라고 덧붙였다.
 
'공사비 갈등' 사례 많아지며 신탁사 수주 환경 '유리'
 
여기에 신탁사들이 수주하기 유리한 환경도 갖춰졌다. '둔촌주공 사태'가 아직도 현재 진행형이고, 다른 일부 단지에서도 공사비 증액안을 두고 조합과 시공사가 마찰을 겪는 경우가 다수 발생하며 여러 문제를 낳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조합은 '일반인'이지만, 시공사는 '전문가' 집단이기 때문에 협상에서 조합이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어렵다.
 
그러나 신탁사는 시공사와 마찬가지로 해당 분야 전문가들로 구성됐기 때문에 업무를 맡길 경우 조금 더 유리한 협상안을 이끌어 낼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최근 여러 조합의 관심을 받고 있다. 특히 여의도, 목동 등 소위 '대어급' 단지 들이 신탁방식에 큰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다른 신탁업계 관계자는 "기존에는 정비사업 조합들이 굳이 신탁사에 수수료를 주면서까지 업무를 맡길 필요가 있냐는 인식이 강했다"라며 "그러나 최근 둔촌주공 사태 등 공사비 증액 갈등 사례가 많아짐에 따라 수수료를 주면서 조합의 수익을 일부 줄이더라도 사업을 안정감 있게 추진하는 것이 낫지 않겠냐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라고 말했다.
 
또한 여의도, 목동 등에 위치한 단지들은 애초에 일반분양 물량도 전체의 20~30% 수준이고, 미분양 가능성도 적은 만큼 리스크가 적어 대부분의 신탁사가 수주에 관심이 많다는 것이 신탁업계의 분위기다.
 
이러한 가운데 한국토지신탁(034830)과 함께 업계 1·2위의 시장 지위를 가진 한국자산신탁의 향후 주요 정비사업 단지 수주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한국자산신탁은 지난달 목동9단지 재건축사업의 예비신탁사로 선정되기도 했으며, 여의도 시범, 수정, 광장아파트 등 주요 단지들의 사업시행자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향후 수주를 통해 활동 범위를 넓혀갈 것으로 보인다.
 
한편, 최근 한국기업평가(034950)는 한국자산신탁의 신용등급을 기존 'A-(긍정적)'에서 'A(안정적)'으로 상향 조정했다. 조정 근거로는 신탁계정대 감소와 자본축적으로 재무건전성이 개선된 점, 풍부한 자본력과 안정적인 사업경쟁력으로 우수한 시장 지위를 유지하고 있는 점 등을 들었다.
 
해당 내용과 관련해 한국자산신탁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특별히 드릴 말씀은 없다"라고 답했다.
 
노제욱 기자 jewookis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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