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마토칼럼)‘김포골병라인’ 치료법

입력 : 2023-04-24 오전 6:00:00
오죽하면 김포골드라인의 별명이 골병라인일까요. 한 열차에 330명이나 타는 현실입니다. ‘지옥철’로 서울에서 가장 악명 높은 9호선의 가장 높았던 혼잡도도 234%였습니다. 김포골드라인의 혼잡도는 289%에 달합니다.
 
이 정도의 혼잡도라면 정말로 몸이 붕 뜨는 걸 체험할 수 있습니다. 이미 의지로 움직일 수 있는 영역이 아닙니다. 더군다나 중간에 내리는 승객도 거의 없이 김포공항역까지 안으로 압박이 가해집니다. 올해에만 호흡곤란 등으로 18건의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안타깝게도 골드라인 해법의 정답은 없습니다. 2량짜리 꼬마 열차를 4량, 6량, 8량으로 늘릴 수 없기 때문입니다. 한강신도시의 개발이익을 투입해 김포시에서 자체적으로 정부나 경기도의 도움없이 만드는 과정에서 2량이 최선이었답니다. 9호선도 마찬가지로 초기에 수요 예측을 실패하며 지옥철 소리를 들었지만, 이후 6량, 8량으로 늘려가며 혼잡도를 차츰 완화했기 때문에 더 아쉽습니다.  
 
김포시만 탓할 것도 아닙니다. 김포에 신도시를 만들고 개발바람이 불게 한 장본인은 정부입니다. 경기도 맞은편 하남엔 더 인구가 적은데도 5호선이 연장되면서 골병까진 걱정 안 해도 됩니다. 반면, 인구도 더 많은 김포는 B/C가 안 나온다는 이유로 번번이 9호선 연장도 5호선 연장도 실패했습니다. 인구는 계속 늘고 중전철 연결이 매번 가로막히니 경전철을 자체적으로 만든 결과물입니다. ‘장고 끝에 악수’입니다.
 
서부 수도권의 어긋난 교통대책도 한몫했습니다. 수도권은 순환형 교통체계를 갖추지 못하고 모두가 서울로만 향하는 구조입니다. 김포에서 인접한 고양·인천으로 대중교통으로 이동하려면 승용차의 2배 이상을 각오해야 합니다. 공항철도나 3호선, 인천1호선, 버스전용차로까지 진작 연결되고, 일산대교가 무료였다면, 48번 국도 외에 다른 연결도로를 만들어 인근 지역 접근성을 확보했다면 골병까진 안 들어도 됐을 겁니다.
 
정부와 지자체는 마치 ‘누가 누가 잘하나’ 내기라도 하듯 대책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심지어 서로 상대방의 정책을 깎아내리며 자기네 정책이 ‘찐’이라고 뽑냅니다. 10년을 요구해도 쳐다보지도 않던 당사자가 일이 커지니 원래부터 챙겨주려고 했던 것처럼 패스트트랙으로 금방 해주겠답니다. 원래 이렇게 쉬운 거였으면 이렇게 일이 커지기 전에 해줬어야죠.
 
현재로썬 김포골드라인의 해법은 마치 풍선의 바람을 빼는 것과 같습니다. 풍선효과라는 말처럼 너무 한꺼번에 힘을 가하면 다른 쪽에 튀어나오기 마련입니다. 하루 7만7000명이나 되는 승객을 갑자기 단일수단으로 돌리면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여러 대책으로 수요를 나눠 극심한 혼잡도를 벗어나는 것이 가장 최우선입니다.
 
버스전용차로를 김포공항역까지 연결해 셔틀버스를 최대한 투입하면 어느 정도 급한 불을 끌 수 있습니다. 이는 한시 대책인만큼 광역버스 노선을 늘리고 계양·대곡으로 수요를 분산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GTX-D 노선과 지하철 5호선 연장도 정부에서 약속한 상황입니다.
 
아직 검토단계지만 수상버스도 가능성은 충분합니다. 지하철보다 빠른 속도와 버스보다 많은 탑승인원을 지녔기 때문에 배차간격과 김포~행주대교, 한강~육상 접근성 문제가 관건입니다. 런던처럼 15분 간격이 가능하다면 오전 7~9시 1600명을 김포에서 서울로 나를 수 있습니다. 1600명이면 김포골드라인이 10분 동안 실어나를 승객 수와 비슷합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전체 국토와 수도권이 고르게 개발될 수 있도록 모든 대책이 중구난방이 아닌 방향성과 체계를 갖고 진행돼야 한다는 점입니다. 너무 부족해도 문제지만 필요하지 않은 곳까지 과잉 연결되는 것도 문제입니다. 과잉 투입될 경우 인구가 너무 늘어 자칫 균형을 잃을 수 있습니다. 적어도 제2의 골병라인은 막아야 합니다.
 
박용준 공동체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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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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