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카드 리볼빙 절반 이상 법정최고금리 육박

'연 18~20%' 금리 적용 고객비중 50.17%
"다중채무자·저신용자 대상 이자장사 여전"

입력 : 2023-06-05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유근윤 기자] 현대카드의 리볼빙 서비스 이용자 절반 이상이 법정최고금리(20%)에 육박하는 고금리를 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리볼빙은 당장 카드 값을 지불하기 힘든 저신용자들이 주를 이루는데요. 최근 카드사들의 리볼빙 잔액이 다시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서민들의 어려움을 이용해 이자장사를 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습니다. 
 
4일 여신금융협회 공시에 따르면 지난 4월 말 기준 현대카드의 결제성 리볼빙(일부결제금액 이월 약정) 이용회원의 50.17%가 18~20%대 금리를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전업 7개 카드사(신한·삼성·현대·KB국민·롯데·우리·하나카드) 중 가장 많은 비중입니다.
 
리볼빙은 신용카드 결제 대금을 미루는 '결제성'과 현금서비스나 카드론처럼 대출상품 상환을 미루는 '대출성' 두 가지로 나뉘는데요. 결제성 리볼빙은 카드대금의 일정 비율만 먼저 내고 나머지는 다음 달로 넘겨 결제할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입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결제성 리볼빙의 업계 평균 금리는 전달 대비 소폭 내려갔지만 소비자들이 감당하기에는 버거운 수준입니다. 지난 4월 말 기준 전업 7개 카드사의 결제성 리볼빙 금리는 16.66%로 집계됐습니다. 롯데카드의 리볼빙 평균금리가 17.90%로 7개 카드사 중 가장 높았고, 이어 △KB국민카드(17.60%) △현대카드(17.13%) △신한카드(16.62%) △하나카드(16.11%) △삼성카드(15.68%) △우리카드(15.60%) 순이었습니다. 
  
법정최고금리에 육박하는 카드사도 많은데요. 금리 구간별 고객 비중을 보면 현대카드의 결제성 리볼빙 이용회원의 50.17%가 18~20%대 금리를 이용하고 있었습니다. 이어 △롯데카드(46.17%) △KB국민카드(44.14%) △하나카드(39.60%) △신한카드(41.93%) △삼성카드(25.62%) △우리카드(12.74%)가 최고금리를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현대카드의 경우 대출성 리볼빙 이용회원도 18~20%대 금리를 이용하는 비중이 84.23%에 달했습니다. 리볼빙의 주요 고객이 소득이 낮은 저신용자나 당장의 카드 비용을 지불하기 힘든 소상공인, 다중채무자들로 금융 취약층임을 감안했을 때 '카드사가 폭리를 취한다'는 비판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최근 카드업계의 리볼빙 이월잔액이 증가세로 돌아서면서 리볼빙 관련 건전성 우려가 다시 고객를 들고 있습니다. 7개 전업 카드사의 4월 말 기준 리볼빙 이월 잔액은 7조1729억원으로 집계됐는데요. 전월(7조1141억원) 대비 588억원 늘어난 규모이면서 4개월 만에 가장 큰 증가폭입니다. 고금리·고물가 여파가 이어지면서 결제 대금 상환에 어려움을 겪는 카드 이용자를 중심으로 급전 수요가 늘어난 데 따른 영향으로 분석됩니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연말연초 금융당국이 리볼빙 서비스 설명의무를 강화하면서 리볼빙 이월잔액이 다소 주춤하다가 최근 잔액이 다시 늘고 있다"며 "리볼빙 이용 차주는 다중채무자나 저신용자인 경우가 많아 부실 뇌관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사진=뉴스토마토)
 
유근윤 기자 9nyo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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