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초계기 갈등' 4년 만에 봉합

잘못 따지기 보다 재발방지책 마련에 집중

입력 : 2023-06-04 오후 6:30:00
이종섭 국방부장관이 4일 오전 싱가포르에서 열린 제20차 아시아안보회의 계기, 하마다 야스카즈 일본 방위대신과 양자회담을 개최하고 악수를 하며 기념촬영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국방부 제공)
 
[뉴스토마토 장윤서 기자] 한일 국방 당국이 지난 4년간 양국의 갈등 현안이었던 ‘초계기 사건’과 관련해 잘잘못을 따지지 않고 향후 동일한 문제가 재발하지 않도록 대응책 마련에 집중하겠다는 방침을 세웠습니다. 양국 관계가 개선됨에 따라 군사당국의 갈등도 봉합 수순을 밟는 모양새입니다. 
 
이종섭 국방부 장관은 싱가포르에서 열린 제20차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 참석을 계기로 4일 하마다 야스카즈 일본 방위상과 회담한 뒤 기자들과 만나 초계기 갈등에 대해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하는 데 중점을 두고 실무협의부터 시작해 해결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초계기 갈등은 지난 2018년 12월 동해에서 북한 어선을 수색하던 해군 광개토대왕함이 인근에서 비행하던 일본 해상자위대 초계기를 향해 사격통제 레이더를 가동했다고 일본 측이 주장하면서 촉발됐습니다. 한국은 레이더를 가동하지 않았고, 오히려 일본 초계기가 저공 위협비행을 했다고 반박하면서 양측 입장을 평행선을 달려왔습니다. 
 
하지만 한일 양국 관계가 개선되고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이 이어지면서, 한일·한미일 협력 필요성이 강조됨에 따라 한일 군사당국이 초계기 갈등을 더 이상 문제삼지 않기로 했습니다. 
 
국방부는 “한일 정상이 한일 관계 정상화가 궤도에 오른 것을 확인하고 양국 관계를 더 높은 차원으로 발전시키기로 합의한 만큼 한일 국방 당국도 안보협력 증진을 위해 긴밀히 소통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한일 국방 당국이 4년 넘게 이어진 초계기 갈등을 덮고 가기로 함에 따라 한미일 3국 안보협력에는 더욱 탄력이 붙게 됐습니다. 군 안팎에서는 재발방지 대책에 유사 갈등을 예방하기 위한 인적 교류나 한일 양측 함정초계기가 참여하는 훈련 등 신뢰구축 조치가 담길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옵니다. 전날에는 이 장관과 하마다 방위상,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이 북한 미사일 경보정보의 실시간 공유체계를 연내 가동하기로 합의했습니다. 
 
한편, 이 장관은 전날 리상푸 중국 국방부장관과의 한중 국방장관회담에서도 북한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안정을 위한 중국의 건설적인 역할을 당부했습니다. 리 부장은 “중국도 기본적으로 한반도 안정과 평화를 바라는 입장”이라며 “이를 위해 중국이 해야 할 노력을 다하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장윤서 기자 lan486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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