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황준익 기자] 국내 자동차 부품사들이 지난해 르노코리아·
KG모빌리티(003620)·한국지엠 등 중견 3사의 판매 확대에 힘입어 매출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동안 코로나19, 반도체 수급난 등으로 어려웠던 시기를 지나 활기를 되찾고 있는 모습입니다.
1일 한국자동차산업협동조합에 따르면 지난해 부품산업계 매출액(OEM, A/S, 수출 포함)은 144조4979억원으로 전년 대비 6.4% 증가했습니다.
KG모빌리티 토레스 EVX.(사진=KG모빌리티)
이중 1차 협력업체(729곳) 대상 6개 완성차업체(현대차, 기아, 한국지엠, 르노코리아, KG모빌리티, 타타대우)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납품액은 59조9350억원으로 8.5% 늘었습니다. 업체당 평균 납품액도 822억1000만원으로 8.9% 증가했습니다.
OEM 부품은 자동차 제조사 즉, 완성차에 장착되는 부품을 의미합니다. 1차 벤더라고하는 1차 부품사들이 자신들의 제품을 제조사에 납품하고 제조사는 이 부품들을 공장에서 조립해 완성차로 시장에 판매합니다. 완성차에 장착되는 모든 부품을 OEM 부품이라고 통칭합니다.
르노코리아·KG모빌리티·한국지엠 등 3사에 대한 OEM 납품액 증가가 가장 두드러졌는데요. 우선 KG모빌리티의 경우 지난해 1조9289억원으로 전년 대비 65.3% 증가하며 6사 중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였습니다. 이어 르노코리아가 1조5875억원으로 21.7% 늘었고 한국지엠은 2조7605억원으로 9.2% 늘었습니다.
르노코리아 XM3 하이브리드.(사진=르노코리아)
지난해 3사의 내수 판매 및 수출이 늘어나면서 생산량 증가에 따른 것으로 분석됩니다. KG모빌리티는 지난해 7월 신차 토레스를 출시하며 총 11만3960대를 판매해 34.9% 증가했습니다. 지난해 4분기에는 2016년 4분기 이후 24분기 만에 분기 흑자를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르노코리아의 경우 지난해 27.3% 증가한 16만9641대를 팔았습니다. 부산공장에 생산되는 XM3 하이브리드가 5만8778대 수출되며 르노코리아의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영업이익도 1848억원을 거둬 3년 만에 흑자 전환했습니다.
한국지엠은 지난해 26만4875대를 판매, 11.7% 증가했는데요. 이중 수출이 22만7638대에 달합니다. 부평공장에서 생산되는 트레일블레이저(15만5376대)가 한국지엠 수출을 이끌고 있습니다. 한국지엠도 지난해 영업이익 2766억원을 기록하며 9년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했습니다.
3사는 올해 신차를 투입하며 지난해보다 판매량 확대를 자신하고 있습니다. 한국지엠은 트랙스 크로스오버와 더 뉴 트레일블레이저를 선보였고 KG모빌리티는 다음달 전기차 토레스 EVX를 출시합니다. 르코리아는 내년 신차 하이브리드를 내놓습니다. 부품업계도 신차에 따른 납품액 증가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특히 르노코리아는 국내에서 전기차 생산도 추진하고 있습니다.
쉐보레 '더 뉴 트레일블레이저'.(사진=한국지엠)
부품업계 관계자는 "2년 전만 해도 한 달 간격으로 쉬고 일하고를 반복했는데 3사 주력 차종들의 수출과 생산이 늘면서 현대차, 기아에 매출을 상당 부분 의존하는 부담도 조금 줄어들었다"고 말했습니다.
실제 지난해 OEM 납품액 중 현대차 점유율은 51.8%로 2021년 대비 0.3%p, 기아(37.1%)는 1.1%p 감소했습니다.
업계는 앞으로 부품사들이 경쟁력을 가지려면 전동화 전환에 대한 대응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전기차는 기존 내연기관차에 비해 부품 수가 적고 공정이 단순해 매출을 올리기 어렵기 때문이죠.
내연기관차는 평균 2만5000~3만개의 부품이 필요하지만 전기차는 절반 수준인 1만5000여개만으로 제작이 가능합니다. 전기차 등 미래차 전환으로 엔진과 배기, 연료계 부품은 사라지고 동력 전달 부품도 상당수 감소할 전망입니다.
김용원 한국자동차산업협회 상무는 "전체 자동차 생산의 10%를 전기·수소차로 생산하면 고용은 17% 감소하고 20% 생산 시 30% 준다"며 "내연기관 중심의 산업 생태계가 전기차로 바뀌는 과정에서 근로자와 사업자가 어렵지 않게 기술·금융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황준익 기자 plusik@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