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수원도 1조 이상 적자···원자력 발전단가 현실화 '압박'

상반기 영업손실 1조712억원…적자 전환
원전 발전비중 증가했지만 거래단가는 하락
한전 적자에 '정산조정계수' 낮게 책정한 탓

입력 : 2023-08-27 오후 12:00:00
 
 
[뉴스토마토 주혜린 기자] 한국전력 적자난에 이어 올해 상반기 한국수력원자력도 1조원이 넘는 영업손실을 냈습니다. 원전 발전량이 늘었지만 낮은 정산단가 탓에 가동을 늘릴수록 손해를 본 탓입니다.
 
2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연결재무제표 기준 상반기 영업손실은 1조712억원으로 집계됐습니다. 지난해 영업이익 5902억원을 낸 한수원은 1년 만에 1조원 넘게 적자 전환한 것입니다. 
 
당기순손실도 1조621억원으로 적자 전환했습니다. 매출액은 4조173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69% 감소했습니다.
 
2분기 당기순손실 7576억원, 영업손실은 8200억원으로 나타났습니다. 적자 폭은 지난 1분기보다 각각 4500억원, 5700억원 늘었습니다. 1분기에는 당기순손실 3044억원, 영업손실 2512억원을 기록했습니다.
 
한수원의 적자 폭 확대는 판매단가 하락 때문입니다. 한수원의 올해 상반기 평균 전력발전단가는 kWh당 46.93원입니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 57.81원 대비 19% 가량 감소한 수치입니다. 2분기 발전단가는 42.05원/kwh(킬로와트시)로 1분기 51.64원보다 19% 떨어졌습니다.
 
지난해 평균 전력발전단가는 kWh당 평균 52.5원을 기록했습니다. 지난해 1월(67원/kWh)과 8월(60원/kWh) 60원을 잠시 넘어섰으나 나머지는 40원대 초반에 머물렀습니다.
 
지난해 원전 가동률이 늘면서 한수원은 국내 전체 전력생산량의 약 31%를 생산했습니다. 그러나 판매금액의 비중은 약 11%에 그쳤습니다. 2020년 13.2%를 기록했던 이익률은 2021년 8.5%, 2022년 6.1%로 낮아지고 있습니다.
 
2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연결재무제표 기준 상반기 영업손실이 1조712억원으로 집계됐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한전이 적자를 줄이기 위해 자회사로부터 '정산조정계수'를 낮게 책정하는 등 전기를 싸게 사들인 영향입니다. 정산조정계수는 발전사들이 한전에 전력을 판매할 때 적용하는 할인율인데, 해당 수치에 따라 자회사들의 실적이 널뛰기합니다.
 
정산조정계수는 한전과 발전자회사 간 재무불균형을 해소할 목적으로 도입됐습니다. 소비자 전기요금이 규제되는 상황에서 한전이 계통한계가격(SMP)으로 전력을 사들이게 되면 손실이 발생하게 됩니다.
 
한전 산하 발전공기업들의 정산단가는 전력도매단가(SMP)에서 변동비를 차감하고 정산조정계수를 적용한 이후 변동비를 보전하는 방식으로 결정합니다. 
 
최근 LNG 가격이 급등하자 원전의 정산조정계수를 하향시켜 원자력발전의 정산단가를 낮추는 방식으로 매입 평균 단가를 낮춘 것입니다. 또 한전이 9개 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하는 등 재무 부담이 커지면서 자회사에 불리한 정산조정계수가 적용됐다는 분석입니다. 
 
7월 원자력 정산단가는 kWh당 67.7원으로 전월 대비 74% 뛰면서 지난해 2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3분기엔 10개 분기 만에 흑자를 낼 것으로 전망되자 한전이 그간 눌렀던 원자력 정산 계수를 높인 것으로 추정됩니다.
 
그럼에도 유연탄 발전 정산가격 160원, LNG 발전 정산단가 204원과 비교해선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입니다. 유가와 석탄 등 원자재 가격이 다시 올라 한국전력의 실적 부담이 커질 경우 원자력 정산단가가 재차 하향 조정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방문규 산업부 장관 내정자가 최근 '원전 생태계 복원 조기 완성'에 강력한 의지를 드러낸 만큼, 정산단가 조정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한전 적자가 계속되면 원전 운영·보수와 수출 재원 확보 등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최영두 한수원노조 위원장은 "한수원이 공급하는 전력 판매량은 전체 전력 판매량의 31.9%지만, 판매 금액 비중은 11.9%에 그쳤다"며 "이는 타 전력원 대비 월등히 저렴한 가격에 전력을 공급했기 때문이다. 신한울 원전 3·4호기 건설 등 정부의 국정과제를 원활히 수행하기 위해선 전력 판매단가의 현실화가 뒷받침돼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황봉환 전력거래소 안전관리실장은 "정산조정계수를 활용한 수익규제 방식은 원가 수준을 고려하지 않고 한전과 발전 자회사간 투자보수율 차이를 목표로 하고 있어 발전 자회사의 수익 변동성을 키운다"며 "원가 수준의 보상 원칙이 명확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2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연결재무제표 기준 상반기 영업손실이 1조712억원으로 집계됐습니다. 사진은 신고리 3, 4호기 전경. (사진=뉴시스)
 
세종=주혜린 기자 joojoosk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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