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사마다 100개 넘는 요금제"…최적요금제 도입되나

영국 O2는 요금제 5개…국내 요금제 수, G7 통신사 2~20배
연령별 특화 요금제 내놓고 5G 요금제 세분화한 영향
통신사·고객 간 '정보 비대칭'…정부, 최적요금제 추진
요금 분석 보고서 발간·추천요금제 제공 법안 발의

입력 : 2023-12-15 오후 3:28:25
[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국내 통신3사의 요금제가 각 사별로 100개를 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주요 7개국(G7) 통신사 대비 2~20배 많은 수준인데요. 소비자 선택권을 넓혔다는 측면은 있지만, 요금제가 복잡해져 직접 비교 평가해 선택하기가 어려워졌습니다. 이에 정부는 최적요금제 도입을 추진 중입니다. 최적요금제 관련 법안도 잇따라 나오면서 정부 정책이 탄력을 받을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EY한영회계법인 통신산업의 지속가능경영과 위상 보고서에 따르면 SK텔레콤(017670)은 101개의 요금제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독일 도이치텔레콤 대비로는 2배가량 많고, 영국 O2 대비로는 20배가량 많습니다.
 
홈페이지를 통해 KT(030200)LG유플러스(032640) 요금제를 살펴본 결과도 비슷합니다. 3G·LTE·5G 요금제를 KT는 132개 보유 중이고, LG유플러스는 LTE·5G 요금제와 최근 선보인 너겟요금제까지 합쳐 102개의 요금제를 운용하고 있습니다. 올해 들어 청년·시니어 등 연령별 특화 요금제를 강화하고, 5G 중간요금제를 세분화하면서 각 사 별로 요금제 수는 더욱 늘어났습니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은 '통신 이용자의 합리적인 선택을 위한 EU의 최적요금제 고지의무 제도 동향 보고서'에서 현재 국내 시장에 대해 "통신사와 소비자의 정보의 비대칭이 더 커졌다"고 진단했습니다. 
 
 
이에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통신3사가 이용자에게 주기적으로 이용 패턴에 기반한 최적요금제를 고지하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 중입니다. 유럽연합(EU)은 2018년 유럽전자통신규제지침(EECC)을 개정하면서 통신사 상대로 1년마다 최적요금을 고지하는 의무를 부여했고, 덴마크,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등은 최소 1년에 한 번 가입자에게 데이터 사용량에 따른 최적 요금 정보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도 최적요금제를 골자로 한 법안 발의가 잇따르면서 도입에 속도가 날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지난 6월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희곤 국민의힘 의원은 전기통신사업자는 이용자와의 전기통신서비스 제공 계약을 체결할 때 수요와 이용 행태 등을 고려해 이용자에게 최적화된 통신서비스를 알려야 한다는 내용을 추가한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을 발의했습니다. 
 
지난 13일에는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박성중 국민의힘 의원이 이용자 관점에서 통신요금을 분석한 보고서를 발간하고, 사업자가 이용자에게 맞춤형 추천 요금제를 제공해야 할 의무를 부과하는 내용을 법안에 넣었습니다. 박성중 의원실은 "이동통신 요금체계가 복잡해짐에 따라 이용자들은 자신의 소비패턴에 가장 적합한 요금제를 비교·평가하고 선택하는 데 어려움을 느끼고 있다"며 법안 개정의 필요성을 설명했습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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