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 인수전 이어 북미 시장서 맞붙는 '하이브' 대 '카카오'

하이브, BTS로 미국 시장 내 입지 다져 '우위'
북미 전문가 내세운 카카오, SM 인수효과 '기대'
BTS 앞세운 하이브, 카카오 대비 '유리'

입력 : 2024-03-20 오후 1:07:38
 
[뉴스토마토 윤영혜 기자] 지난해 하이브(352820)카카오(035720)가 한 달 넘게 난타전을 벌인 에스엠(041510) 인수전은 카카오의 승리로 끝났는데요. 올해 두 회사는 북미 시장에서 재차 붙습니다. BTS로 미국 시장내 입지를 다져놓은 하이브와 북미 시장 전문가를 대표로 내세운 카카오, 두 회사가 내놓을 성과물에 귀추가 주목됩니다.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하이브는 국내 아티스트의 북미 시장 진출을 가속화하고, 폭넓은 아티스트 IP를 활용해 사업 경쟁력을 넓혀갈 계획입니다. 
 
북미는 팝의 본고장으로 불리는 곳인데요. 비영어권 국가의 특정한 음악 장르가 북미 주류 시장에 정착하기 쉽지 않은 것으로 업계에선 평가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K팝이 인기가 많다 해도 아직 북미 시장에서의 점유율이 3~4% 정도에 불과해 성장 가능성이 높은 곳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하이브는 그동안 존재감 있는 음악 기업들과의 협업, 인수합병(M&A)을 통해 미국에서 존재감을 강화해 왔습니다. 한국에서 출발한 기업이지만 '하이브 아메리카'로 미국 시장에 거점을 확보해 시스템을 이식한다는 전략인데요. 네트워크 격차가 진입 장벽으로 작용하는 미국 음악 시장에서 단기간에 입지를 확보하고 글로벌 레이블·매니지먼트 사업에서 '규모의 경제'를 실현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습니다. 
 
하이브의 성과는 지난해 방탄소년단 멤버 정국의 첫 솔로 싱글 'Seven'이 빌보드 핫 100 1위, 빌보드 글로벌 200 1위, 빌보드 글로벌 200(미국제외) 1위 등 빌보드의 주요 3대 차트를 모두 석권한 것을 들 수 있습니다. 하이브 아메리카 산하 레이블의 현지 네트워크와 노하우를 접목해 제작된 Seven은 그래미 수상 경력의 유명 프로듀서를 제작진으로 두고, 글로벌 아티스트 섭외를 통한 다양한 버전의 리믹스를 발표하는 등 정교한 현지화 전략을 구사한 게 주효했다는 평가입니다. 
 
하이브는 미국 현지에 이같은 K팝 제작 시스템을 확대 적용시킬 계획인데요. 첫 프로젝트가 글로벌 걸그룹 오디션 프로젝트 ‘더 데뷔: 드림아카데미’입니다. 하이브는 2021년 UMG와 함께 미국 합작 법인을 설립, 지난해 8월 글로벌 걸그룹 오디션 프로젝트 ‘더 데뷔: 드림아카데미’를 진행한 바 있으며 데뷔조를 선발했습니다. 데뷔조는 ‘캣츠아이(KATSEYE)’라는 이름으로 올해 데뷔할 예정입니다. 
 
SM엔터와 함께 북미 현지 통합법인을 출범시킨 카카오엔터테인먼트도 북미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합니다. 북미 전문가인 장윤중 카카오엔터테인먼트 공동 대표 내정자를 중심으로 음악 IP 제작 및 유통, 공연 기획 등을 진행 중인데요. 자회사 스타쉽엔터테인먼트 소속 아이브는 지난 13일(이하 현지시각) 미국 로스앤젤레스 기아 포럼에서 'SHOW WHAT I HAVE'를 성황리에 개최, 북미 투어의 시작을 알렸습니다. 카카오엔터 측은 "신임 대표가 공식 취임한 후에 구체적인 그림이 나올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임수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국 시장은 보수적인 시장이라 네트워킹 능력이 굉장히 중요한데 하이브는 이미 미국 법인 및 레이블 등을 인수했다"며 "뉴진스가 바로 빌보드 순위권 내에 진출할 수 있었던 것도 방탄소년단을 통해 미국 시장 내에서 입지를 다져놨기 때문"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어 "카카오는 지난해 급하게 미국 지사를 만들었지만 아직은 초기 단계"라며 "에스엠으로 봐도 지금까진 미국 내 메가 IP가 없어 장기적으로 봐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BTS 뷔(사진=연합뉴스)

윤영혜 기자 yy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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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영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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