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 ‘탈주택 딜레마’

결국 주요 매출처는 주택…GS건설 67%·DL이앤씨 64%

입력 : 2024-03-28 오후 2:40:55
 
[뉴스토마토 홍연 기자] 국내 주요 건설사들이 고금리, 원자잿값 인상,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리스크 확대 등에 따른 사업 여건 악화 속에서도 주택사업 의존도를 줄이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주택 비중이 크면 경기 침체 시기에 수익성 개선과 리스크 관리가 어려워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모색했지만 결국 주요 매출처는 주택이었습니다.  
 
2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시공능력평가 상위 10대 건설사 가운데 작년 사업보고서를 제출한 삼성물산(028260)·현대건설(000720)·대우건설(047040)·GS건설(006360)·DL이앤씨(375500) 등 5곳의 연결기준 매출액은 82조367억원원으로, 이 가운데 국내 주택·건축 부문 매출액은 49조9511억원원으로 집계됐습니다. 
 
건설사별로 보면 현대건설은 지난해 매출액 29조6513억 가운데 건축·주택 부문 매출액이 15조4275억원으로 50.8%를 차지했습니다. 이는 전년 동기 49% 대비 소폭 상승한 수치입니다. 같은 기간 국내 토목사업 매출 비중은 4.7%로 전년 대비 1.2%포인트 준 반면 플랜트·전력사업은 1.2%에서 2.4%로 1.2%포인트 늘었습니다. 
 
현대건설은 주택 공사에서 건설 경기 악화로 수익성 중심 사업과 리스크 관리에 집중한다는 방침입니다. 이를 위해 서울, 수도권, 지방 핵심지역을 중심으로 사업성을 고려한 선별 수주와 우량 사업지 조기 선점에 주력합니다. 
 
대우건설은 매출액 11조6478억 중에서 주택 건축 매출이 7조2051억원으로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23년 말 61.9%로 전년 동기 대비 0.9%포인트 늘었습니다. 같은 기간 토목 비중 역시 18.2%에서 20.7%로 늘었으며, 플랜트는 13.9%로 동일했습니다. 
 
대우건설은 부동산 경기 하락과 대내외 불확실성 증가로 주택건축산업의 수주환경이 어려워지고 있지만 향후 사업구도 다변화와 비주거상품 포트폴리오 구축, 원가·상품경쟁력 강화를 통해 대응한다는 방침입니다. 
 
(그래프=뉴스토마토)
 
GS건설은 매출액 13조4366억 중 국내 도급 공사에서 건축·주택 매출액이 9조86억원, 비중은 67%였습니다. 전년 8조1768억원, 66.5%에 비해 소폭 증가세를 보였습니다. 국내 자체공사에서 주택 매출액이 1조2004억원, 비중은 8.9%였습니다. 전년 8398억원, 6.8%에 비해 2.1% 포인트 뛰었습니다. 
 
신사업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0.2%로 3년 연속 동일했습니다. 플랜트와 인프라 비율은 각각 2.3%, 2.4%에서 0.7%, 2.0%로 모두 줄었습니다. 그린사업본부 비중은 1.7%로 전년 1.2%와 거의 동일했습니다. 
 
GS건설은 수익성과 분양성이 확보된 안정적 사업에 중점을 두고, 외주와 개발 사업·자체 사업 등 다변화된 사업영역을 추진에 초점을 두고 있습니다. 
 
DL이앤씨는 지난해 매출액 7조9910억 가운데 63.6%인 5조2568억원이 주택공사 건설용역, 부동산 관련 서비스 등 주택사업에서 나왔습니다. DL이앤씨는 주택경기 변동에 민감한 주택부문 위주의 사업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일반건축부문의 포트폴리오 비중을 높이고, 건축부문 및 토목부문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노력 중입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의 경우 건설 부문의 매출 비중이 19조3100억원으로 46.1%인데 국내 건설, 주택 사업 용역 등이 10조613억원으로 나타났습니다. 수주 총액을 보면 건설사업이 78조8508억원, 주택사업이 9조6178억입니다. 삼성물산은 국내 사업의 경우 가격보다는 품질, 기술, 경험을 기반으로 수익확보가 가능한 프로젝트 중심으로 참여하는 전략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주택 사업은 주요 건설사들의 전통 먹거리지만 경기에 민감해 실적 가변성이 큽니다. 최근 업황 침체로 신사업 진출에 사활을 걸고 있는 것이지요. 주택은 토목과 플랜트 등에 비해 통상 수익성이 높지만 원자재값 상승으로 주택원가율이 치솟아 이익률이 악화하고 있습니다. 미분양 부담도 늘고 있고요. 국내 주택 부문 비중이 크면 내수 의존도가 높아 성장에도 한계가 있습니다. 해외 수주나 비주택, 친환경 에너지 등으로 사업 확장을 모색하고 있지만 자본 여력이 부족하면 신사업 투자는 쉽지 않습니다. 
 
이지혜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주택 시장이 좋지 않지만 건설사들의 경영여건이 어려워서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위한 적극적인 투자 등 대안을 찾기가 힘든 상황"이라면서 "다만 위험 분산 차원에서 탈주택은 좋은 전략이기 때문에 노력은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김현수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주택수요가 크게 위축됐던 금리인상 시점 이후 분양한 아파트들의 입주 예정시점이 2024~2025년에 집중된 것으로 파악된다"면서 "준공 시점이 다가올수록 유입되는 현금에 비해 원가부담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건설업 특성 감안 시 건설사들의 사업환경은 지금까지보다 더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습니다. 
 
홍연 기자 hongyeon1224@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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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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