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뉴욕 오토쇼'로 북미 강자 노린다

2024 뉴욕 오토쇼 개막, 현대·기아·제네시스 참가
투싼·K4·고성능 콥셉트카 등 신차 대거 공개
작년 주요 세계 모터쇼 불참, 북미시장은 예외
올해 조지아주 EV 공장 가동, 친환경차 확대 '승부수'

입력 : 2024-03-28 오후 3:08:35
 
[뉴스토마토 황준익 기자] 현대차(005380)그룹이 미국에서 열리는 모터쇼에 대규모로 참가합니다. 지난해 뮌헨, 제네바 등 굵직한 세계 모터쇼에 불참했던 만큼 미국은 현대차그룹에 있어 중요한 시장인데요. 특히 연내 미국 전기차 전용 공장을 가동함에 따라 공급량을 대폭 확대, 점유율을 끌어올리겠다는 방침입니다.
 
현대차그룹은 오는 29일(현지시간)부터 열흘간 미국 뉴욕 제이콥 재비츠 컨벤션 센터에서 열리는 '2024 뉴욕 국제 오토쇼'에 참가합니다. 현대차는 물론 기아, 제네시스 모두 부스를 꾸려 신차를 대거 선보일 예정인데요.
 
현대차 더 뉴 투싼.(사진=현대차)
 
우선 현대차는 북미 시장에 3년 만에 선보이는 투싼 부분변경 모델을 공개합니다. 내연기관에 이어 하이브리드 및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까지 라인업을 확대했습니다. 또 북미 전용 픽업트럭인 신형 싼타크루즈도 세계 최초로 선보입니다. 이외 아이오닉 6, 아이오닉 5, 아이오닉 5 N, 코나 EV, 싼타페 HEV 등 친환경차도 전시합니다.
 
기아는 준준형 세단 K4를 세계 최초로 공개합니다. 올해 하반기 북미 시장에 출시할 예정입니다. 제네시스는 초대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콘셉트카 '네오룬(NEOLUN)'과 △GV60 마그마 콘셉트 △G80 마그마 스페셜 △제네시스 X 그란 베를리네타 콘셉트 등 고성능 콘셉트카 4종을 선보입니다.
 
그동안 현대차·기아는 지난해 세계 4대 모터쇼로 불리는 뮌헨 IAA, 제네바모터쇼, 디트로이트모터쇼, 도쿄모터쇼에 모두 불참했습니다. 과거와 비해 모터쇼 위상이 떨어졌다는 게 불참 이유로 꼽히지만 정작 전략 시장에서 열리는 모터쇼는 참가하고 있는데요.
 
기아 글로벌디자인담당 카림 하비브 부사장이 더 기아 K4를 소개하는 모습.(사진=기아)
 
지난해 현대차·기아는 중국 상하이·청두모터쇼, 인도네시아 국제오토쇼 등에 참가했습니다. 판매량 및 투자 확대를 통해 점유율을 올려야하는 국가들이죠.
 
뉴욕 오토쇼 참가 역시 미국 시장에서 존재감을 드러내야 한다는 의지로 풀이됩니다. 실제 미국은 글로벌 최대 자동차 시장인데다 현대차·기아의 최대 수출국이기도 합니다.
 
현대차·기아는 지난해 미국에서 165만2821대를 판매해 4위에 올랐습니다. 현대차의 경우 미국 전기차 시장에서 테슬라에 이어 2위를 차지했죠. 제네시스는 전년 대비 20% 이상 증가한 6만9175대를 판매, 역대 최다 기록을 세웠습니다. 제네시스가 미국에 처음 진출한 2016년(6948대) 이후 10년도 채 안 돼 판매량을 10배 가까이 늘린 것이죠.
 
제네시스 초대형 전동화 SUV '네오룬' 콘셉트 외관.(사진=현대차)
 
이번 뉴욕 오토쇼를 계기로 현대차·기아는 미국 시장에서 친환경차로 승부수를 띄웁니다. 전기차 및 하이브리드 생산을 확대한다는 계획인데요. 핵심은 오는 10월 가동을 앞둔 조지아주 전기차 전용 공장입니다. 애초 내년에서 올해 하반기로 앞당겼는데요. 현지 생산 차량에 보조금 혜택을 주는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대응하기 위한 차원입니다.
 
조지아주 전기차 전용 공장은 연산 30만대 규모로 아이오닉 9을 포함해 현대차·기아·제네시스 브랜드 6개 차종이 생산될 예정입니다. 특히 현대차는 하이브리드 생산도 검토하고 있습니다.
 
제네시스 역시 하이브리드 생산 가능성도 열어놨는데요. 장재훈 현대차 사장은 지난 25일 뉴욕 맨해튼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파워트레인에 대한 변화를 어떻게 시장상황에 맞춰 가지고 가느냐 그 부분을 유연하게 할 수 있는 관점에서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며 "단순히 하이브리드보다도 이를 뛰어 넘는 방향으로 시장에 대응을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제네시스는 내년부터 선보일 신차를 모두 전기차로 내놓기로 한 기존 전략을 수정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되는데요. 전기차 성장세가 주춤한 가운데 수요가 높은 하이브리드 출시를 통해 '전기차 성장통'을 극복하겠다는 전략으로 분석됩니다.
 
최근 미국에서의 전기차 속도 조절 움직임도 긍정적입니다. 지난 20일 미국 환경보호국은 2032년 미국에서 판매되는 신차 중 전기차 비중을 56%까지 높이는 등의 내용을 포함한 자동차 배출가스 규제 최종안을 발표했습니다. 전기차 비중은 기존 목표치(2030년 67%)보다 낮아졌고 전기차 연비 관련 규제도 대폭 완화됐습니다. 대신 PHEV 비중을 13%, 하이브리드 비중을 3%로 각각 조정했습니다. 순수 전기차 대신 시장에서 하이브리드 판매 비중을 반영해 자동차 업체들의 숨통을 트이게 하고 판매를 촉진한다는 방침이죠. 전기차 전환 속도가 다소 늦춰지면서 테슬라 등 신생 전기차 업체보다 토요타와 현대차·기아 등에 호재가 될 것이란 분석이 나옵니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는 "미국에서 아이오닉 5나 EV6가 없어서 못 팔정도로 인기 있는 차종"이라며 "앞으로 미국에서 생산해야 되는 만큼 앨라배마, 조지아 공장의 내연기관 라인을 하이브리드, 전기차 라인으로 바꿔 하루속히 생산해야 된다"고 말했습니다.
 
황준익 기자 plusi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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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준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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