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지난해 9월 26일 베이징 국무원 신문판공실에서 '공유하는 미래의 글로벌 커뮤니티: 중국의 제안과 행동'이라는 백서를 발간한 후 기자회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한동인 기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전기차 관련 대중국 관세를 대폭 인상하도록 한 것과 관련해 중국 정부가 "이성을 잃었다"고 맹공했습니다.
15일 중국중앙TV(CCTV)에 따르면 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겸 외교부장은 제5차 중국-파키스탄 전략 대화 직후 기자회견에서 "한동안 미국은 중국에 자주 일방적 제재를 가하면서 (미국 무역법) 301조 관세를 남용했는데 중국의 정상적 경제·무역·과학·기술 활동을 미친 듯이 탄압하는 것에 가깝다"고 반발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전날 "중국은 경쟁을 하는 것이 아니라 부정행위를 하고 있다"면서 반도체 및 전기차 등 핵심 산업 관련 중국산 제품에 대한 급격한 관세 인상을 발표했습니다. 중국 정부의 거액 보조금 제공을 부정행위로 규정한 겁니다.
백악관은 철강·알리미늄 0∼7.5%→25%(연내), 반도체 25%→50%(내년까지), 전기차 25%→100%(연내), 태양광 전지 25%→50%(연내)의 대중국 관세 인상을 발표했습니다. 이는 중국산 수입품 180억달러(한화 24조6510억원) 규모에 달합니다.
이에 왕 부장은 "이는 지금 세계에서 가장 전형적인 횡포이자 일방적인 괴롭힘"이라며 "미국의 일부 인사가 자기의 단극 패권을 지키기 위해 이미 이성을 잃을 정도에 이르렀다"고 꼬집었습니다.
이어 "수단을 가리지 않는 중국 탄압은 결코 미국의 강대함을 증명할 수 없고 도리어 미국이 이미 자신감을 잃은 채 마음이 흐트러졌음을 폭로했다"며 "미국은 자기 문제를 결코 해결할 수 없고 국제 산업·공급망의 정상적인 운영에 더 타격을 입힐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세계무역기구(WTO)는 이미 미국의 301조 관세가 WTO 규칙과 국제법을 위반한 행위라고 명확히 결론내렸다"며 "미국은 WTO의 창시자 중 하나로서 모범이 되지 않으려 할 뿐만 아니라 오히려 앞장서서 규칙을 어기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일방적 행동과 보호주의는 시대 발전의 흐름에 어긋나고 반드시 역사의 수레바퀴에 뭉개질 것"이라며 "세계 경제 회복의 중요한 시기에 국제 사회는 응당 미국을 향해 더는 새로운 문제를 만들지 말라고 통고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전날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합법적인 권리와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이라며 맞대응을 예고했습니다.
한동인 기자 bbha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