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SK하이닉스, 메모리 납품가 인상 전망

이달 가격 올린 마이크론에 동참하나
“관세 변수 반영한 인상률 고민할 것”

입력 : 2025-04-16 오후 4:03:27
[뉴스토마토 이승재 기자] 최근 범용 메모리 반도체의 수요 증가로 가격이 오르면서, 마이크론 등 메모리 업체들이 제품의 가격 인상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이에 아직 공식적인 인상 소식을 전하지 않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이달 중 메모리 납품가를 인상할 것이란 전망이 나옵니다.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삼성전자 사옥. (사진=연합뉴스)
 
16일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범용 D램 제품인 ‘DDR4 8Gb(기가바이트)’의 현물 가격은 1.959달러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지난달 3일 최저점이던 1.722달러 대비 13.8% 상승한 수치입니다. 또 다른 메모리인 낸드플래시의 범용 제품 ‘MLC(64GB 8GBx8)’의 현물 가격 역시 최근(7일) 4.698달러를 기록해 전주 대비 1.14% 증가했습니다. 
 
현물 가격은 대리점을 통해 일시적으로 이뤄지는 메모리 반도체의 거래 가격을 말합니다. 때문에 시장 매매심리를 즉시 반영하는 특징이 있습니다. 현물 거래가 늘고 가격이 상승하고 있다는 의미는 향후 기업 간 거래 가격인 고정거래가격도 본격적인 상승세로 전환할 가능성이 있다는 뜻입니다. 고정거래가격은 메모리 업체가 고객사에 대량으로 납품하는 가격입니다. 메모리 업체들은 일정 주기를 갖고 고객사와 협상을 통해 가격을 결정합니다.
 
이같은 이유로 글로벌 메모리 업계 3위인 마이크론은 이달부터 납품가를 인상했습니다. 앞서 마이크론은 지난달 채널 파트너들에 서신을 통해 “최근 시장 역학 관계에 따르면 메모리 및 스토리지 시장은 회복세를 보이기 시작했으며 올해와 내년까지 성장할 것”이라며 “예측하지 못한 수요 증가와 같은 긴축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가격을 인상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마이크론이 가격 인상에 나서면서, 메모리 업계가 납품 가격 협상의 주도권을 가져온 것으로 풀이됩니다. 아울러 낸드 업체인 미국 샌디스크와 중국 YMTC 등도 이같은 가격 인상 대열에 동참했습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역시 고객사에 메모리 납품가를 올릴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배경입니다. 두 회사는 최근 업계 전반에 나타난 메모리 가격 인상 움직임에 따라 고객사와 제품 가격 인상 여부를 놓고 조율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업계에 따르면 이들은 이달 안으로 D램과 낸드플래시 가격 인상을 추진할 것으로 보입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최근 D램과 낸드 생산이 주문 증가 속도에 못 미치며 일부 고객사들의 긴급주문이 증가하고 있다”며 “이에 따라 이달부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D램과 낸드플래시 가격의 인상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습니다. 업계 관계자도 “미국 관세 리스크가 있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주요 고객사들과 이같은 변수를 반영한 D램 가격 협상에 나설 것”이라며 “인상 비율과 시기를 고민하고 있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한편, D램 가격은 지속 오름세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대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이번 2분기 D램 가격은 전 분기 대비 3~8%, 낸드플래시는 0~5% 인상될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SK하이닉스는 지난달 정기 주주총회를 통해 “지난해 하반기 축적 재고가 소비돼 있고, 공급자들의 판매 재고가 줄어드는 등 시장 분위기가 우호적”이라며 “고객 수요에 유동적으로 대응하겠다”고 언급한 바 있습니다.
 
이승재 기자 tmdwo3285@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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