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표진수 기자] 기아가 북미 시장을 겨냥할 전기픽업 개발을 공식화 한 가운데, 주행거리 연장형 전기차(EREV)로 출시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습니다. EREV 픽업트럭 출시로 연 300만대에 이르는 미국 픽업트럭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하겠다는 계획으로 풀이됩니다.
송호성 기아 사장이 지난 9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2025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기아의 중장기 사업 전략과 재무 목표 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기아)
17일 업계에 따르면, 송호성 기아 사장이 지난 9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2025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미국 시장을 겨냥한 EREV 픽업트럭 개발 계획을 밝힌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EREV(Extended Range EV)는 전기차와 가장 유사한 하이브리드 모델로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현상이 장기화하자 내연기관차 수요를 흡수하기 위해 현대차그룹이 개발하고 있는 파워트레인입니다.
송 사장은 이날 비공개로 진행한 애널리스트들과의 질의응답에서 향후 픽업트럭은 전기차 모델을 기본으로 하지만, 시장이 제한적이라면 EREV 파워트레인으로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확정은 아니지만, 북미 시장 진출 시 전기차와 EREV를 동시에 출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해지고 있습니다.
기아는 올해 첫 픽업트럭 타스만을 출시했습니다. 하지만, 미국 시장과는 맞지 않다고 판단하고 미국 시장을 겨냥해 새로운 중형급 모델을 개발 중에 있습니다. 여기에 EREV 파워트레인을 장착한다는 계획인 것입니다. 이를 통해 중장기적으로 미국 시장에 픽업트럭을 연 9만대, 시장 점유율 7% 달성을 추진하겠다는 목표를 세웠습니다. 특히 관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기아는 미국 조지아주에 지난달 준공한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에서 미국 전략 픽업트럭을 생산할 방침입니다.
기아가 전동화 시대에 미국 시장에서 새 먹거리 차종으로 픽업트럭을 꼽은 것은 시장 규모 자체가 크기 때문입니다. 미국의 연간 픽업트럭 판매량은 약 300만대로 신차 5대 가운데 1대가 픽업트럭입니다. 현대차와 기아의 지난해 미국 전체 판매 대수(171만대)를 상회하는 수준으로 포기할 수 없는 시장입니다.
표진수 기자 realwater@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