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25% 부과받는 현대차…관세 인하 ‘간절’

관세 여파 2분기 영업익 1.6조 감소
15% 관세 합의…시행 시점 ‘미정’
정의선, 경제사절단서 '설득' 전망
“한미 FTA 위배…제고 협상 나서야”

입력 : 2025-08-25 오후 2:19:55
[뉴스토마토 표진수 기자] 한미 관세 협상이 타결되며 미국이 한국에 8월1일부터 부과하기로 예고했던 관세가 25%에서 15%로 낮아졌습니다. 하지만 시행이 늦어지면서 현대차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특히 품목별 관세는 트럼프 행정부의 추가 행정명령이 필요해 시행이 지연되고 있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이번 한·미 정상회담에서 추가 관세 인하 합의가 이뤄질지 관심이 쏠리는 이유입니다. 
 
서울 양재동 현대차그룹 본사. (사진=현대차그룹)
 
25일(현지시간) 열릴 이재명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 간 정상회담에서 빠른 행정명령 시행과 더불어 정상 간 대화를 통해 관세를 더욱 낮춰달라는 현대차의 바람이 커지고 있습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한미 정상회담 경제사절단에 동행하는 것도 이 같은 절박한 상황을 반영합니다. 
 
현대차의 관세 부담은 여전히 막대합니다. 현대차의 올해 상반기 매출은 150조62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6% 증가했습니다. 글로벌 차량 판매량도 양사 합계 365만4522대로 같은 기간 1% 늘었습니다. 반면 영업이익은 13조80억원으로 1년 전보다 12.7% 줄었습니다. 감소 폭은 약 1조9000억원으로, 영업이익률도 지난해 상반기 10.7%에서 올해 8.7%로 2%포인트(p) 하락했습니다. 
 
수익성 악화의 주 원인에는 미국의 관세 부담이 자리합니다. 현대차는 관세로 인한 2분기 영업이익 감소분을 8282억원, 기아는 7860억원으로 각각 추산했습니다. 두 회사 합산 감액은 1조6140억원에 이릅니다. 
 
더욱 심각한 것은 현대차의 경쟁력 우위가 사라졌다는 점입니다. 무관세 혜택을 받던 기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체제에서 벗어나 일본과 유럽연합(EU)와 같은 15% 관세를 부담하게 되면서 기존 2.5% 관세 우위를 완전히 상실했습니다. 이는 미국 시장에서 현대차의 가격 경쟁력을 크게 약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현재 15% 관세율이 합의됐지만 시행 시점이 미정인 상황에서 정상회담을 통한 조기 시행이 관건으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관세 부과 지연이 길어질수록 현대차의 피해가 누적될 수밖에 없습니다. 
 
지난 3월26일(현지시간) 현대차그룹은 미국 조지아주 엘라벨(Ellabell)에 위치한 ‘현대자동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의 준공식을 개최해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환영사를 하고 있다. (사진=현대차)
 
정 회장의 이번 동행은 현대차그룹의 직접적인 목소리를 전달하는 중요한 기회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정 회장은 경제사절단 일원으로 양국 정상 간 면담 과정에서 자동차 관세의 조기 시행 필요성과 추가 인하 가능성을 직접 어필할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현대차의 미국 내 투자 확대와 일자리 창출 계획을 제시하며 관세 완화의 당위성을 설득할 전략으로 알려졌습니다. 
 
현대차가 발표한 대규모 대미 투자 계획의 세부 논의도 오갈 것으로 전망됩니다. 정 회장은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직후 선제적으로 210억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계획을 발표한 바 있습니다. 이에 △자동차(현지 생산 확대) △부품·물류·철강(공급망 강화) △미래산업·에너지 부문(신기술 협력)과 관련한 구체적인 투자 논의가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현대차가 기대하는 결과물은 명확합니다. 우선 15% 관세의 즉시 시행을 위한 트럼프 행정부의 행정명령 발표 시기 단축이 최우선 목표입니다. 나아가 한국의 대미 투자 확대와 맞바꾸는 형태로 관세율을 15%에서 10% 정도로 추가 인하하는 방안도 논의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이호근 대덕대학교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는 “미국산 자동차에 대해서는 관세를 면제해줬는데, 우리나라 수출 차에 대해서는 15%를 매기겠다는 것은 불합리하다”며 “실제 한미 FTA에 정면 위배되는 사항이니까 재고의 여지가 필요하다는 논리로 협상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했습니다. 
 
표진수 기자 realwat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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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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