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표진수 기자] 현대차그룹이 소방청과 공동 개발한 무인소방로봇 4대를 소방청에 기증했습니다. 소방관 진입이 어려운 고위험 화재 현장에 로봇을 먼저 투입해 초동 진압, 인명 구조 과정에서의 위험을 줄이겠다는 취지입니다.
소방청 김승룡 소방청장 직무대행(사진 왼쪽)과 현대차그룹 정의선 회장이 무인소방로봇과 함께 기념 촬영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현대차)
현대차그룹은 지난 24일 경기도 남양주 수도권119특수구조대에서 기증식을 열고 장비를 공식 전달했다고 25일 밝혔습니다. 행사에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성 김 사장, 이용배 현대로템 사장, 김승룡 소방청장 직무대행, 이진호 기획조정관 등이 참석했습니다.
이번에 기증된 무인소방로봇은 현대로템의 군용 무인차량 ‘HR-셰르파’를 기반으로 제작됐습니다. 여기에 소방 방수포, 자체 분무 시스템, 열화상 카메라, 내열 장비 등을 탑재해 고온과 짙은 연기 속에서도 원격으로 화재를 진압하고 수색 임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설계됐습니다.
로봇의 크기는 길이 3.3m, 너비 2.0m, 높이 1.9m이며 무게는 2.25톤입니다. 최고 시속 50km로 이동할 수 있고, 6x6 인휠 독립구동 방식을 채택해 잔해가 많은 현장에서도 안정적으로 기동할 수 있습니다.
방수포는 직사·방사 전환이 가능하며 최대 50m까지 물을 쏠 수 있고, 차체 외곽의 분무 시스템은 주변 온도 500~800도 환경에서도 장비 온도를 50~60도 수준으로 유지해줍니다. 열화상 카메라는 농연 85% 수준의 환경에서도 17m 거리의 물체를 탐지할 수 있습니다.
기증된 4대 가운데 2대는 수도권·영남 119특수구조대에 이미 배치돼 운용 중이며, 나머지 2대는 3월 초 경기 남부와 충남 소방본부에 추가 배치될 예정입니다. 실제로 지난 1월 충북 음성의 공장 화재 현장에 출동해 진압을 지원하기도 했습니다. 지난 23일 밀양 산불 현장에도 출동한 바 있습니다. 소방청은 향후 최대 100대까지 현장 투입을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습니다.
개발 배경에는 소방관의 인명 피해를 줄여야 한다는 문제의식이 있었습니다. 소방청 통계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화재로 부상하거나 순직한 소방공무원이 1802명에 달합니다. 또한 전기 구동 방식인 만큼 산소가 부족한 밀폐 지하 공간에서도 효과적으로 운용될 수 있다는 점도 주목할 부분입니다.
정의선 회장은 “사투의 현장으로 뛰어드는 소방관분들의 모습은 우리 사회가 지켜야 할 가치가 무엇인지를 일깨워 준다”며 “소방관 여러분들이 지켜온 ‘안전’의 가치를 함께 실현하고자 소방청과 무인소방로봇을 개발해 왔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오늘 기증하는 무인소방로봇은 현대차그룹의 핵심 기술을 집약한 장비로 ‘사람을 살리는 기술’이라는 공동의 목표를 구현한 새로운 모빌리티”라며 “위험한 현장에 먼저 투입돼 든든한 팀원이 되기를 바란다”고 했습니다.
김승룡 소방청장 직무대행은 “오늘 이 자리는 재난 대응의 역사를 새롭게 쓰는 패러다임 전환의 첫걸음”이라며 “현대차그룹 등 민간과의 혁신적 연대를 통해 첨단 과학기술을 현장에 적극 도입해 나가겠다”고 말했습니다.
표진수 기자 realwater@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