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상민 기자] 카카오T를 운영하는 카카오모빌리티를 두고 매각설이 돌자 화섬식품노조
카카오(035720)지회(카카오노조)가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습니다. 특히 사모펀드(PEF)의 경영권 인수 가능성, KDB산업은행(산업은행) 자금 투입설 등이 나돈 데 대해 노조는 우려를 감추지 못하고 있습니다.
카카오노조는 17일 서울 영등포구 산업은행 본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카카오모빌리티 매각에 반대하는 한편, 최근 시장에서 돌고 있는 PEF에 대한 산업은행의 공적 자본 투입설에 대해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박성의 카카오지회 수석부지회장, 가광현 화섬식품노조 조직전략본부장, 이정대 카카오지회 사무장, 서승욱 카카오지회 지회장 등이 참석했습니다.
"PEF 규제 필요한 시점, 산업은행 역할 망각"
카카오노조는 카카오모빌리티의 투자자이자 2대 주주인 PEF TPG(텍사스퍼시픽그룹) 컨소시엄이 지속적으로 지분 매각을 시도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최근에는 국내 PEF 운용사 VIG 컨소시엄이 유력한 인수 후보로 지목돼 협상을 조율 중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카카오노조에 따르면 VIG는 단순 재무적투자자(FI) 지분 인수를 넘어 카카오의 지분을 포함한 50% 이상의 경영권 확보를 희망하고 있습니다.
다만 VIG의 자체 자금 조달 능력에 한계가 있어 산업은행과 신한은행 등이 자금 조달 주선사로 참여할 것으로 전해집니다. 이에 대해 카카오노조는 PEF의 플랫폼 기업 인수에 산업은행의 공적 자본이 투입되는 것이 부적절하는 입장입니다.
서 지회장은 "자본시장연구원에 따르면 2005년부터 2023년까지 국내 사모펀드가 회수까지 끝낸 135개사의 기업가치는 투자부터 회수까지 평균 3.8년간 35% 증가했으나 EBITDA(상각 전 영업이익) 이익률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서 지회장은 "이처럼 사모펀드 매각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상황임에도 산업은행은 국민 세금으로 조성된 공적자금을 투자하려 하고 있다"며 " 전국민적인 우려와 법적인 규제가 필요한 시점에 산업은행은 오히려 본연의 역할을 망각하고 거꾸로 가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카카오노조는 17일 서울 영등포구 산업은행 본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카카오모빌리티 매각에 반대하며 PEF에 대한 산업은행의 공적 자본 투입을 강하게 비판했다.서승욱 카카오지회 지회장이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PEF 인수될 경우 이용자 사용장애 초래 우려
지난해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 최근 홈플러스 사태에 이르기까지 PEF를 둘러싼 논란이 커진 바 있습니다. 카카오노조는 카카오모빌리티가 국민의 일상 생활에 깊이 연결된 택시 등 이동과 관련된 서비스를 운영하는 만큼 플랫폼에 이용자의 민감 정보가 집약돼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런 카카오모빌리티가 PEF에 인수될 경우 높은 수수료율과 수많은 유료 부가 서비스 등으로 실제 이용자의 사용에 장애를 초래할 것이란 게 카카오노조 측 주장입니다.
이 사무장은 "국내 대부분의 사모펀드는 기업을 인수한 뒤, 기업의 내실과 무관하게 외형 수치만을 꾸며 다시 매각하는, 이른바 '바이아웃 펀드'에 가깝다”며 “약탈적 경영으로 수익 극대화를 추구하는 사모펀드가 인수할 경우, 사용자들은 높은 수수료를 부담하게 되고, 플랫폼 노동자들을 착취하는 구조가 고착화될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또한 카카오노조는 산업은행이 VIG에 대해 어떤 목적과 의도를 가지고 투자를 추진하는지 명확히 공개해야 한다고도 주장했습니다.
카카오노조는 17일 서울 영등포구 산업은행 본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카카오모빌리티 매각에 반대하며 PEF에 대한 산업은행의 공적 자본 투입을 강하게 비판했다. 사진은 이정대 카카오지회 사무장이 발언하고 있는 모습. (사진=뉴스토마토)
노조, 카카오 경영진의 책임 경영 요구
아울러 카카오노조는 카카오 경영진에게 책임 경영을 촉구하기도 했습니다. 현재의 내부 문제가 PEF 영향에 기인한 만큼, PEF 비중을 확대하기보다는 전략적 투자에 집중해야 한다는 주장입니다.
특히 카카오노조는 과거 포털 ‘다음’이 사내독립기업(CIC)으로 분리될 당시 카카오 측이 분사 계획이 없다고 밝혔지만, 현재는 분사를 추진하고 있다고도 꼬집었습니다.
카카오노조 측은 “지금의 경영진이 2~3년 후에는 회사를 떠날 가능성이 높은데, 그때 발생한 문제에 대해 누가 책임질 것이냐”며 “카카오는 과거의 문제를 직시하지도, 반성하지도 않으며 개선의 의지도 보이지 않는다”고 비판했습니다.
카카오노조의 이같은 주장들에 대해 카카오는 카카오모빌리티가 카카오의 핵심적인 사업 포토폴리오이며, 경영권 매각 의사 또한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카카오모빌리티 관계자는 "재무적 투자자 교체 방안에 대해 주주사와 투자사 간 검토가 진행된 바 있으나 아직 구체적인 거래 조건 등이 확정된 단계는 아닌 것으로 확인했다"며 "주주, 투자사간의 거래에 대해 당사는 관련 내용을 정확히 알기는 어려운 점 양해 부탁드린다"고 밝혔습니다.
카카오노조는 17일 서울 영등포구 산업은행 본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카카오모빌리티 매각에 반대하며 PEF에 대한 산업은행의 공적 자본 투입을 강하게 비판했다.(사진=뉴스토마토)
신상민 기자 lmez0810@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