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성장에서 방산까지…'섀도 캐비닛' 밑그림

AI 이어 K-방산 비전 공개…성장경제 대선 행보 지속

입력 : 2025-04-17 오후 6:00:27
 
[뉴스토마토 박주용·김유정 기자] 이재명 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가 17일 "대한민국을 글로벌 방위산업 4대 강국으로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습니다. 지난 14일 인공지능(AI) 반도체 설계 기업인 퓨리오사AI를 찾아 성장 행보에 방점을 찍은 이 후보는 이번에 미래 성장동력으로 방산을 전면에 내세우며 경제와 안보를 동시에 챙겼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이 후보의 성장론을 뒷받침할 싱크탱크인 '성장과 통합'에서 활동하는 주요 인물들은 후보가 집권하면 차기 정부에 합류할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이재명 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가 17일 대전 유성구 국방과학연구소를 방문해 AI기반 무인체계 연구개발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세계 방산 4대 강국 선언…컨트롤타워 신설·금융체계 개편
 
이 후보는 이날 대전 유성구 국방과학연구소(ADD)에서 현장 간담회를 열고 "우리나라는 전 세계에서 가장 군사밀도가 높은 나라로서 대규모로 국방비를 지출할 수밖에 없다"며 "그런 상황이라면 자체 방위력 강화에 당연히 투자해야겠지만, 그 여력을 경제력 향상에 쓰면 어떻겠냐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그 핵심에 과학기술이 있고 소위 K-방산으로 불리는 국방산업 발전, 방위산업 발전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 후보는 간담회에 앞서 페이스북을 통해서도 "강력한 제조업을 기반으로 AI 첨단기술로 무장한 K-방산이야말로 우리 경제의 저성장 위기를 돌파할 신성장 동력이자 국부 증진의 중요한 견인차다. 이를 위해서는 범정부적 지원체계 강화가 필요하다"며 방위산업 육성을 위해 대규모 투자를 지원하겠다는 입장을 피력했습니다.
 
구체적으로 이 후보는 △K-방산 컨트롤타워 신설 △대통령 주재 방산수출진흥전략회의 정례화 △방산 지원 정책금융 체계 재편 △방산 수출 기업 연구·개발(R&D) 세액 감면 △K-방산 스타트업을 육성 △방산 병역특례 확대 △국방과학연구소 보유 원천기술 활용 지원 방안 마련 등을 약속했습니다.
 
이 후보는 방산 투자 계획과 함께 지난 대선 공약인 '선택적 모병제'도 다시 꺼내들었습니다. 선택적 모병제는 현행 징병제에 모병제를 섞은 혼합형 제도입니다. 앞서 이 후보는 지난 대선 당시 징집병 규모를 15만명으로 축소하는 대신 모병을 통해 전투부사관 5만명을 증원하고 행정·군수·교육 분야에 전문성을 가진 군무원 5만명을 충원하겠다고 공약했습니다.
 
이외에도 이 후보는 충청 지역공약으로 국회 세종의사당과 대통령 세종 집무실 임기 내 건립, 국회 본원과 대통령 집무실 세종시 완전 이전 '사회적 합의' 추진 등을 약속했습니다. 이를 통해 충청권을 '행정·과학수도'의 거점으로 삼겠다는 구상입니다.
 
이 후보는 출마 선언 후 첫 현장 행보로 지난 14일 AI 산업을 선택한 뒤 이날 방산 현장을 찾았습니다. 당시에도 AI 분야에 대한 정부 투자를 통해 미래 성장동력으로 삼겠다는 계획을 밝혔는데, 이번엔 방산에 주목했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이재명 싱크탱크 움직임 본격화…주요 인물 예비내각 인력풀
 
전날 출범한 이 후보의 싱크탱크인 '성장과 통합'엔 500여명의 전문가들이 참여했습니다. 이들 중 주요 인물들은 이 후보가 집권하게 될 경우 차기 내각에 합류할 가능성이 큽니다. 성장전략부터 기후위기 대응에 이르기까지 34개 분과로 구성된 싱크탱크에 참여한 인사들의 면면을 보면, 인수위원회 없이 집권해야 하는 차기 정부가 빠르게 기용할 수 있는 예비 내각에 가까워 보입니다. 특히 주목되는 인사는 경제와 외교안보 분야의 전문가들인데요.
 
경제민주화와 재벌 개혁을 주장해온 진보 경제학자인 유종일 한국개발연구원(KDI) 국제정책대학원 명예교수가 성장과 통합의 좌장을 맡아 조직을 이끌고 있습니다. 유 교수는 최근 이 후보의 '우클릭' 정책 개발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성장과 통합이 차기 정부 임기인 2030년까지 '3% 잠재성장률, 세계 4대 수출 강국, 1인당 국민소득 5만달러 달성'을 목표로 한 '3·4·5 성장전략'을 국가 비전으로 제시한 만큼 유 교수도 이 후보의 성장론에 힘을 실을 것으로 보입니다.
 
경제분과 위원장은 이 후보의 '경제 책사'로 알려진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과 교수와 주병기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가 맡고 있는데, 이들 또한 차기 정부의 내각에 합류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여기에 구윤철 전 국무조정실장과 강병구 인하대 교수는 조세와 재정을 책임집니다. '이재명표 정책'의 핵심인 AI 성장전략을 뒷받침하는 장병탁 서울대 AI연구원장의 합류도 주목할 만합니다.
 
외교안보 분야엔 중량감 있는 관료 출신들도 대거 합류했습니다. 문재인정부 시절 유엔 대사를 지낸 조현 전 외교부 차관이 외교분과를 담당합니다. 조 전 차관은 외교 현안에 대해 이념적 접근보다는 실용적 해법을 모색하며 '중도 실용주의자'라는 평가가 있습니다. 이 후보가 당선되면 국가안보실 차장, 외교부 장관으로 외교 전략을 수립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옵니다.
 
아울러 성장과 통합의 이덕행 전 통일부 기획조정실장이 한반도평화경제분과를 여운태 전 육군참모차장, 강건작 전 국가안보실 국방개혁비서관이 국방분과를 담당합니다.
 
여기에 북핵 협상 실무를 이끌었던 위성락 민주당 의원,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을 주도한 김현종 전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이재명 캠프의 외교 책사로 포진하고 있습니다. 이들 또한 외교부 장관, 국가안보실장을 맡게 될 것이란 이야기가 나옵니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김유정 기자 pyun9798@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박주용 기자
SNS 계정 : 메일 페이스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