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오리온, 해외사업 고삐 쥔다…8300억 투자 승부수

중국·베트남서 3년간 배당금 6400억원 수령해 투자
K-푸드 훈풍에 유럽·미국 이어 수출국 다변화 목표

입력 : 2025-04-23 오전 6:00:00
이 기사는 2025년 04월 18일 08:41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박예진 기자] 오리온(271560)이 진천통합센터 설립과 해외법인 생산량 확대를 위해 총 83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중국·베트남과 러시아 등 해외 시장에서 고성장세가 이어짐에 따라 공급량 확대에 대한 필요성이 높아지면서다. 오리온이 보유한 현금 및 현금성자산 보다 2배 가까이 큰 투자 규모지만, 진천 통합센터 조성에 중국과 베트남 법인으로부터 받은 배당금을 재원으로 사용키로 하면서 실질적인 재무부담은 낮을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오리온)
 
중국·베트남 고성장 동력 삼아 해외시장 확장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오리온은 최근 충북 진천에 국내와 해외 수출 생산 물량 확대를 위해 생산·포장·물류 통합센터를 구축하겠다고 공시했다. 토지·건물·기계장치를 위해 투입되는 비용만 총 4600억원이다.
 
이는 지난해 말 오리온이 보유한 현금 및 현금성자산 4513억원을 넘어서는 규모다. 이에 오리온측은 중국과 베트남 법인으로부터 받은 배당금을 투입해 공장을 건립하겠다는 계획이다.
 
오리온은 지난 2023년부터 식품사업 투자와 주주환원 확대를 위한 배당 재원으로 해외 법인의 배당금을 사용하고 있다. 올해에는 2900여억원을 수령할 예정이며, 배당을 시작한 이래로 3년간 누적 배당금액은 약 6400억원에 이른다. 배당금은 중국과 베트남으로부터 각각 3150억원, 3250억원씩 지급받았다.
 
특히 중국은 지난 1995년 진출한 이후 국내 시장보다도 높은 매출 기여도를 나타내고 있는 시장이다. 지난해 연결 매출액 기준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41%에 달했다. 같은기간 국내(35%) 보다도 약 6%포인트 높은 비중이다.
 
매출도 지난 2023년을 제외하고 지속적으로 성장해왔다. 지난 2019년부터 2024년까지 직전년도 대비 연평균 성장률은 5.53%에 달했다. 특히 지난해 매출액은 직전년도 대비 7.7% 성장한 1조2701억원을 기록하며 2022년(1조2749억원) 수준으로 회복됐다. 앞서 2023년에는 1조1790억원으로 7.5% 감소한 바 있다. 영업이익도 흑자 기조를 유지 중이다. 중국 법인의 영업이익은 2019년 1586억원, 2020년 1832억원, 2021년 1678억원, 2022년 2115억원, 2023년 2210억원, 2024년 2439억원으로 전반적인 우상향세를 이어왔다.
 
이 가운데 베트남 실적도 고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2019년 2523억원 수준이던 매출액은 지난해 5145억원으로 6년새 2배 이상 성장했다. 매출 성장률로 보면 2019년부터 2024년까지 직전년도 대비 성장률은 연평균 14.62%에 달했다. 영업이익도 같은 기간 478억원에서 1001억원으로 2배 이상 증가했다. 
 
 
 
K-푸드 훈풍 타고 신규 진출 국가 확대 목표
 
이 같은 해외 실적 성장 배경으로는 K-푸드 열풍이 꼽힌다. 국내 스낵류 수출 규모도 지속 확대되고 있다. 한국무역통계진흥원이 제공하는 스낵 수출 데이터를 살펴보면, 지난 2024년 과자류 수출액은 2억6148만달러로 전년(2억3914만달러) 대비 9.34% 증가했다. 같은기간 베트남은 845만달러에서 928만달러로 확대, 중국은 3407만달러에서 3442만달러로 점진적인 성장세를 보였다.
 
특히 중국의 경우 저칼로리와 건강 지향 제품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는 추세다. 이에 오리온은 오트 쿠키와 식이섬유 견과바 등 건강·디저트 컨셉 카테고리 제품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소셜 미디어와 라이브 커머스를 통해 제품을 구매하는 경향이 강한 중국 소비자들에 맞춰 현지 간식점과 온라인 채널 등에 입점 확대에도 집중할 계획이다.
 
베트남에 대한 시장 확대도 이어지고 있다. 특히 쌀과자 꼼센 등이 인기를 끌면서 올해 쌀과자 라인 증설과 엔퐁 생산동 신축을 위해 1300억원 가량을 투입할 계획이다. 이외에도 캔디 등 신제품과 파이, 젤리 등 기존 제품의 추가 생산라인도 순차적으로 확대해 향후 9000억원 수준까지 생산능력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물류센터와 포장공장이 들어서는 하노이 3공장은 올해 착공을 시작해 2026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가운데 오리온은 미국과 유럽 등 해외 수출국을 다변화해가고 있다. 진천 통합물류센터를 통해 국내를 비롯해 미국과 유럽, 신규 시장을 대상으로 한 물량확대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증권가 등에서는 내수 확대뿐만 아니라 일본·대만·호주 등 '메이드 인 코리아' 고품질 제품에 대한 수요 증가에도 대응 가능할 것으로 기대했다.
 
이와 관련, 손현정 유안타증권 애널리스트는 "단순한 생산설비 증설을 넘어 익산·청주·용인·안산 등으로 분산돼 있던 생산·물류 기능을 하나의 거점으로 통합하는 국내 제조·물류 구조 재편의 중심축"이라며 "이번 투자로 국내 생산량은 1.9조원에서 2.3조원으로 약 20% 확대되며, 2027년 완공 이후에는 고정비 구조 효율화, 이송비·운송비 절감, 인력 재배치 효과도 기대된다"라고 말했다.
 
오리온은 해외시장 확대를 통해 향후 중장기적으로 매출 5조원과 영업이익 1조원 달성을 목적으로 올해를 중장기 성장 기반의 원년으로 삼겠다는 포부다. 지난해 오리온 연결 실적은 3조1043억원을 기록하며 전년(2조9124억원) 대비 6.59% 성장했다. 지난 2020년부터 2024년까지 직전년도 대비 매출성장률은 약 9.16%로 추산된다. 영업이익은 매년 같은기간 평균 11%가량의 성장률을 이어오며 지난해 5436억원을 달성했다.  
 
오리온 관계자는 <IB토마토>와 통화에서 "최근 K-푸드에 대한 인기가 증가하면서 수출 물량도 늘어나는 추세"라며 "이번 진천 물류 통합센터 구축을 통해 국내를 비롯한 해외 수출 물량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박예진 기자 luck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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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예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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