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다올저축은행, PF 리스크 덜었지만…수익성엔 '빨간불'

매각 추진 사업장 수 업계 상위권…총여신 감소로 수익성 압박 우려
부동산 여신 연체율 급등…대손충당금 확대에도 건전성 지표 악화
흑자 전환 성공, 지속 가능한 수익 전략 필요

입력 : 2025-04-28 오전 6:00:00
이 기사는 2025년 04월 23일 18:15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이성은 기자] 다올저축은행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자산을 매각하며 건전성 개선에 나서고 있다. 최근 1년 사이 부동산 관련 연체율이 급증하고, 대손상각 규모도 100배 넘게 뛰면서 시장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규모 자산 정리로 총여신이 줄어드는 만큼, 수익성 악화 가능성도 동시에 제기된다.
 
다올투자증권(사진=다올투자증권)
 
업계 대비 많은 매각 물량…PF 정리 ‘속도전’
 
23일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다올저축은행이 3월 말 매각 추진 사업장 현황 리스트에서 대리금융기관을 맡고 있는 물건은 11건이다. 웰컴저축은행이 13건, OK저축은행이 16건, 한국투자저축은행 18건 등 5대 저축은행을 제외하면 가장 많다.
 
금융감독원과 저축은행중앙회는 PF 시장 리스크 완화를 위해 'PF사업장 매각 정보 공개 플랫폼'을 운영 중이며, 다올저축은행도 이를 통해 대규모 자산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PF 대리금융기관은 해당 사업장 PF 컨소시엄에서 실무 조율을 담당하는 주관사 역할을 하며, 일정 비중 이상의 투자가 선행된 경우가 대부분이다.
 
다올저축은행이 대리금융기관을 맡은 매각 건은 아파트와 주상복합, 물류센터, 다세대주택 등으로 주거시설과 상업시설 등 다양하게 포진돼 있다. 이 중 세 건은 공고 전이며, 일곱 건은 온비드, 한 건은 법원경매정보를 통해 조회할 수 있다. 다올저축은행이 플랫폼에 내놓은 사업장 중 매각된 사업장은 아직 없다. 
 

다행히 모든 물건이 착공 전 단계로, 완공 후 분양 실패로 인한 악성 미분양 리스크는 피했다. 반면, 웰컴저축은행과 OK저축은행은 완공 물량을 포함해 부실 위험이 크다.

 

다만 저축은행 업권은 지난 몇년 간 부동산PF 물량 매각에 소극적이었다. 담보가 있어 부동산 시장이 살아나면 현재 매각가 대비 회수 금액이 늘어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부동산 시장 침체가 길어지면서 금융당국은 저축은행이 보유한 부실 PF 매각을 서둘렀다. 다올은 적극적인 매각으로 건전성을 높이려 하지만, 여신 축소로 수익 기반이 약화되고 시장 지배력이 하락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현재 다올저축은행은 총자산 기준 업권에서 6위다. 지난해 말 다올저축은행의 총자산은 4조3296억원으로, 5위인 애큐온저축은행과 약 1조원 차이다. 애큐온저축은행과 차이가 벌어지고 있는 데다 매각 건수도 애큐온저축은행이 한 건임을 고려하면 차이가 크다. 저축은행의 경우 이자이익이 수익 대부분을 차지해 여신이 줄어든다면 수익성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PF 줄이기 나섰지만…수익성 기반도 ‘휘청’
 
다올저축은행이 여신 규모 축소를 감수하고 관련 물건을 대폭 줄인 것은 건전성 때문이다. 지난해 다올저축은행의 부동산공여여신 연체율은 전년 6.78%에서 16.72%로 급증했다. 연체액 규모도 1661억원으로 전년 대비 확대됐다. 대부분의 연체액은 부동산업에서 발생했으며, 연채액은 1300억원에 달했다. 건전성 지표인 고정이하여신비율과 연체율도 모두 올랐다. 지난해 말 고정이하여신비율은 8.8%, 연체율은 8.42%에 달했다. 전년 대비 각각 2.05%p, 2.71%p 상승했다.
 
이에 부동산 업종 신용공여액은 1년 새 대폭 줄었다. 지난해 부동산 업종 신용공여액은 9933억원이다. 전년 말 1조4809억원 대비 5000억원 이상 감소했다.
 
다올저축은행은 부동산 여신뿐만 아니라 지난해에도 대규모로 상각을 실시했다. 2023년 말 누계 21억원에 불과했던 대손상각액은 1년 만에 264억원으로 100배 넘게 불어났다. 특히 지난해 4분기에만 240억원을 상각했다. 
 
 
매각과 상각을 적극 단행한 탓에 여신은 감소세다. 지난해 말 다올저축은행의 총여신은 3조3823억원으로 전년 말 3조5874억원에 비해 줄어들었다. 특히 부동산PF 대출 등이 속한 기업대출 규모가 대폭 감소했다. 2023년 말 다올저축은행의 기업자금대출은 1조5405억원으로 총여신의 42.94%를 차지했다. 지난해에는 약 4000억원 줄어든 1조1866억원의 기업대출이 남아있으나 전체 여신 중 35.08%에 불과했다. 가계자금대출을 중심으로 구성한 포트폴리오가 더욱 강화되는 추세다. 가계자금대출 비중은 1년 새 52.12%에서 59.68%로 증가했다.
 
비교적 위험도가 큰 물건을 처리하면서 대손충당금 규모는 소폭 감소했다. 지난해 다올저축은행의 대손충당금 규모는 1526억원으로, 전년 말 1643억원에서 줄었다. 이 영향으로 지난해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전년 말 88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냈으나, 지난해에는 5000만원의 당기순이익을 냈다. 
 
당장 매각과 상각을 통해 건전성을 개선하면 수익성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하지만 매각이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매각 물건을 공매 플랫폼을 통해 내놔도, 매수자가 없어 유찰이 반복된다면 감정평가액 이하로 가격이 깎이기 때문이다. 특히 저축은행 입장에서는 여신 규모가 수익성과 직결돼 수익 기반이 약화될 가능성도 있다. 
 
다올저축은행 관계자는 <IB토마토>에 "부실자산 감축을 위해 적극 대응하고 있으며, 부동산 여신은 우량 건에 대해 제한적으로 취급하고, 부실 여신 집중 관리를 통해 건전성 개선을 하고 있다"라면서 "CSS모형의 지속적인 고도화를 통해 개인 금융의 질적 성장과 투자금융 확대 등 영업수익을 늘리고 이자비용을 절감해 수익성을 개선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성은 기자 lisheng124@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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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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