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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토마토 권성중 기자]
삼성물산(000830)이 지난 2014년 알제리에서 수주한 복합화력발전소 준공이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다. 준공일 지연에 따른 간접비 상승을 공사비에 반영하지 않은 채, 발주처의 계약기간 연장만 거듭 이어지면서 향후 이들 프로젝트 수행으로 인한 손실이 우려되는 것이다.
2014년 수주한 프로젝트…계약기간 연장만 거듭
9일 해외건설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은 최근 알제리 전력가스생산공사와 모스타가넴 복합화력발전소 프로젝트의 계약 종료일을 기존 올해 12월에서 오는 2027년 2월로 변경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삼성물산은 지난 2014년 알제리 전력가스생산공사(당시 전력청)로부터 △나마 복합화력발전소(도급액 6851억원) △모스타가넴 복합화력발전소(8314억원) 등 1조5165억원 규모 2건의 프로젝트를 수주한 바 있다. 당시 발주처는 해당 프로젝트 2건을 포함해 총 6건의 복합화력발전소 공사를 발주했는데, 이 중 5개 사업을
현대건설(000720), 현대엔지니어링,
GS건설(006360),
DL이앤씨(375500)(당시 대림산업),
포스코인터내셔널(047050)(대우인터내셔널) 등 국내 기업들이 따냈다. 각 프로젝트를 단독으로 수주한 사례는 삼성물산이 유일했다.
다만 당초 2017년 준공 예정이던 이들 프로젝트의 계약기간은 지속적으로 순연됐다. 발주 직후인 2014년부터 알제리의 재정상황이 급격히 악화된 영향이었다. 당시 국제 유가와 천연가스 가격이 급락하면서 원유 수출국인 알제리가 타격을 입은 것이다. 발주처인 전력가스생산공사에도 이 같은 상황은 직격탄이 됐다.
이 결과 모스타가넴 복합화력발전소 공사의 경우 계약 이후 2025년 현재까지 총 4번의 계약기간 연장이 이뤄졌다. 또한 삼성물산이 수주한 프로젝트뿐 아니라 타 건설사들이 수행 중인 공사 역시 비슷한 상황이 이어졌다.
당시 해당 프로젝트를 수주한 한 건설사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현지 발주처의 자금 사정 악화로 6개 프로젝트 모두 준공 기한 연장 계약이 이어졌다”면서 “이에 따라 공기 미준수에 따른 지체상금 배상 책임에선 자유롭지만, 오랜 기간 준공이 미뤄진 것에 따른 공사비 증액은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에 현재까지 발주처와 관련 협상이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공사비 증액 없는 준공일 연장…향후 손실 반영 가능성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알제리 나마 프로젝트의 진행률은 99.5%, 모스타가넴 프로젝트의 진행률은 79.8%를 기록 중이다.
삼성물산 건설부문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계약기간 연장이 공시된 모스타가넴 프로젝트의 경우 알제리 현지 발주처가 계약한 타 건설사가 마무리 공사 이전의 토목공사를 수행 중”이라며 “해당 업체의 공사가 끝난 이후 당사의 공정이 이뤄져야 준공이 가능한데, 기존 올해 12월까지였던 계약기간이 충분치 않아 기간을 연장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들 프로젝트에서 삼성물산이 받지 못한 공사대금은 거의 남아있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말 기준 나마 프로젝트의 미청구공사는 32억원, 모스타가넴 프로젝트의 공사미수금은 148억원으로 전체 도급액의 1.18%에 불과하다.
다만 삼성물산을 포함해 알제리 전력가스생산공사로부터 공사를 수주한 국내 건설사들은 발주처와 도급액 증액에 관한 협상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통상 시공사의 귀책이 아닌 사유로 공기가 연장돼 간접비를 지출한 경우 발주처에게 이를 청구할 수 있다. 그러나 현재까지 발주처 사정에 따른 계약기간 연장 만이 거듭 이뤄졌을 뿐, 시공사에 대한 추가 공사비 지급은 여전히 명문화되지 않은 탓이다.
실제 현대엔지니어링의 경우 현대건설, 포스코인터내셔널과 컨소시엄을 이뤄 따낸 비스크라 복합화력발전소, 지젤 복합화력발전소의 준공을 사실상 마무리했지만, 올해 들어서도 발주처와 공사비 추가 정산에 관한 협의를 진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물산 역시 나마·모스타카넴 복합화력발전소 프로젝트를 각각 수주한 시점에 계약된 도급액 1조5165억원에 대한 발주처의 증액이 이뤄지지 않은 상태다. 그러나 회사 측은 향후 이에 따른 손실 반영 가능성은 없다고 강조하고 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알제리 현지에서 관련 협상이 상당 부분 진전된 것으로 알고 있다”라면서 “해당 프로젝트 준공 이후 발생할 수 있는 손실에 관해선 전혀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권성중 기자 kwon88@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