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주하 기자] 케이뱅크의 세 번째 상장 도전이 본격화됐습니다.
NH투자증권(005940)과 KB증권이 주관사 후보로 꼽히지만 양사 모두 잇단 상장 철회와 시장 상황 등으로 인해 조심스러운 분위기입니다. 일반 및 기관투자자들의 호응을 이끌어낼 수 있을지도 미지수입니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케이뱅크는 지난달 30일 상장 주관사 입찰제안서(RFP·Request For Proposal)) 접수를 마감했습니다. 지난달 20일 주요 증권사에 RFP를 배포한 지 열흘 만입니다. NH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006800),
삼성증권(016360), KB증권, 신한투자증권 등 국내 대형 증권사 다수가 제안서를 수령했으며 이 중 상당수는 마감일에 맞춰 응찰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다만 일부 증권사는 내부 검토 끝에 입찰을 포기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시장 평가와 재무적 투자자(FI) 간 기업가치 괴리를 조정하기 어렵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한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삼성증권 등 주요 대형사들은 경쟁사 토스(비바리퍼블리카)와 주관 계약을 맺은 이력이 있으며 향후 토스의 국내 상장 주관을 노리는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 케이뱅크 IPO 주관사 가능성이 가장 높은 곳은 NH투자증권입니다. NH투자증권은 케이뱅크 출범 초기부터 주주로 참여해 현재 5.52%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으며 앞선 두 차례 상장 시도에서도 모두 대표 주관사로 이름을 올렸습니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자세한 상황을 밝히기 어렵지만 과거 두 차례 주관을 맡은 경험과 실사 이력이 있어 빠른 대응이 가능하다"며 "주관사로 유리한 입장인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습니다.
KB증권 역시 유력 후보로 거론됩니다. KB증권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응찰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도 "결국 케이뱅크의 선택이고 우리가 평가받는 입장"이라고 말을 아꼈습니다.
업계에서는 기업 상장은 절차상 많은 정보를 다루기 때문에 기존 주관 업무 이력이 있는 증권사가 유리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케이뱅크 2차 IPO 당시 증권사별 인수대금은 NH투자증권이 20억원, KB증권이 19억원 수준이었다"며 "이번 상장의 주관사는 재상장인 만큼 수수료를 더 높게 부를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습니다.
케이뱅크는 앞서 2022년과 2023년 두 차례 IPO를 추진했지만 각각 증시 침체와 수요예측 부진으로 상장을 철회했습니다. 당시 NH는 1차 대표 주관, 2차 공동 주관을 맡았고 KB는 2차 대표 주관을 맡은 이력이 있습니다.
케이뱅크로서는 이번이 사실상 마지막 상장 기회입니다. 2021년 7250억원 규모의 자본을 유치한 케이뱅크는 내년 7월까지 상장을 완료하지 못할 경우 최대주주인 BC카드가 해당 지분을 인수해야 하는 콜옵션을 안게 됩니다. 케이뱅크는 업비트 예치금 이자율 인상 등으로 이자비용이 급증하면서 올해 1분기 순이익이 전년 대비 68.2% 급감했습니다. 또한 타 은행과 달리 예대금리차 확대 효과를 누리지 못해 수익성 개선이 어려운 상황입니다.
업계에서는 케이뱅크가 성공적으로 증시에 입성할 수 있을지에도 의문을 표합니다. 기관 및 일반 투자자의 참여를 끌어내고 성공적으로 공모를 마치는 데에는 한계가 있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한 대형 증권사 IPO 담당 임원은 "예대금리 축소, 가상자산 리스크, 포용금융 기준 미달이라는 3중고가 해소되지 않으면 상장은 물론 투자자 설득 자체가 어렵다"며 "상장이 되더라도 시장의 시선이 예전 같지 않아 흥행까지는 쉽지 않을 수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최우형 케이뱅크 은행장은 작년 10월15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케이뱅크 기업공개(IPO) 기자간담회에서 상장 이후 케이뱅크의 성장 전략 및 계획을 발표했다.(사진=뉴시스)
김주하 기자 juhah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