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장에 '이종석'…홍장원 합류 '주목'

'북한 전문가' 국정원장 기용에 단절됐던 남북관계 개선 기대

입력 : 2025-06-04 오후 4:14:14
이재명 대통령이 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새 정부 첫 인사 발표를 하며 이종석 국가정보원장 후보자를 소개하자 이 후보자가 인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이석종 국방전문기자] 이재명정부 첫 국가정보원장 후보자로 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이 지명됐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북한에 대한 내재적 접근을 강조해온 대표적 북한 전문가를 국정원장 후보자로 지명한 것은 단절된 남북 관계를 복원해 한반도 평화를 정착시키겠다는 의지로 풀이됩니다. 
 
이 대통령은 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새 정부 첫 인사를 발표하며 이 국정원장 후보자에 대해 "통일부 장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장을 역임한 외교안보통일 전문가"라고 소개했습니다. 이 대통령은 "NSC를 책임지며 국정원의 정보수집 능력 강화하고 정보전달 체계를 혁신했던 경험을 토대로 통상 파고 속 국익을 지킬 적임자"라며 "특히 북한 문제를 연구하고 정책을 집행했던 전문성을 토대로 경색돼 있는 남북 관계 개선의 돌파구를 열 전략을 펼칠 인사"라고 인선 배경을 설명했습니다. 
 
앞서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진행된 대통령 취임 선서 후 '국민께 드리는 말씀'을 통해 "북한과의 소통 창구를 열고 대화 협력을 통해 한반도 평화를 구축해 나가겠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이 대통령은 "분단과 전쟁의 상처를 치유하고 평화 번영의 미래를 설계하겠다"며 "아무리 비싼 평화도 전쟁보다 낫다. 싸워서 이기는 것보다, 싸우지 않고 이기는 것이 낫고, 싸울 필요 없는 평화가 가장 확실한 안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 대통령이 취임 선서 자리에서 '북한과의 소통을 통한 한반도 평화 구축'을 선언한 데 이어 북한 전문가인 이 국정원장 후보자를 내정함에 따라 윤석열정부 3년간 단절된 남북 관계에 어떤 식이든 변화가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다만, 북한이 남북을 '적대적 두 국가'로 규정한 데다 핵·미사일 등 대량살상무기(WMD)를 고도화하는 등 군사적 위협을 지속하고 있는 상황에서 당장 남북 관계가 급진전하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옵니다. 
 
이 국정원장 후보자는 김대중·노무현·문재인 정부를 거치며 대북·통일 정책 자문과 정책 브레인 역할을 해온 대표적 인물입니다. 경기 남양주 출신으로 용산고와 성균관대 행정학과를 졸업했습니다. 성균관대 대학원 정치외교학과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은 후 세종연구소에서 북한과 통일에 관한 연구를 해왔습니다. 
 
2000년 김대중 당시 대통령과 김정일 북한 국무위원장의 제1차 남북정상회담에 수행원으로 참여했고, 2003년 출범한 노무현정부에서는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외교통일안보분과 위원을 시작으로 NSC 사무차장, 통일부 장관, NSC 상임위원장을 맡아서 대북 정책을 주도했습니다. 남북국회회담 추진 자문위원장,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 연세대 석좌교수, 중국 북경대 객좌교수 등도 역임했습니다. 
 
국정원장 후보자가 지명됨에 따라 국정원 후속 인사도 조만간 단행될 것으로 보입니다. 12·3 불법계엄 당일 윤석열씨가 비화폰으로 지시한 정치인 체포 등의 내용을 폭로한 홍장원 전 국정원 1차장이 새 정부 국정원에 합류하게 될지도 관심사입니다. 홍 전 차장이 국정원에 복귀하게 될 경우 인사와 조직, 예산 등을 총괄하는 기획조정실장에 기용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국정원 출신으로 내부 사정에 밝은 데다 내란 가담으로부터 국정원을 지켜낸 공로가 인정됩니다. 
 
이 대통령이 앞선 취임 선서 후 연설에서 "국민이 맡긴 총칼로 국민 주권을 빼앗는 내란은 이제 다시는 재발해선 안 된다. 철저한 진상규명으로 합당한 책임을 묻고, 재발 방지책을 확고히 마련하겠다"고 말한 만큼 국정원 내 내란 연루 인사에 대한 책임을 묻는 작업 또한 불가피해 보입니다. 
 
이석종 국방전문기자 ston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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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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