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오세은 기자] 테슬라가 국내를 비롯해 전 세계적으로 추락의 위기를 맞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는 차량 가격이 일본보다 더 비싸면서 ‘호갱 논란’을 불러온 데 이어 유럽에선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의 극우 행보가 브랜드 이미지에 타격을 주며 소비자들로부터 외면받고 있습니다.
지난 3월 포르투갈 리스본의 테슬라 대리점 밖에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를 규탄하는 시위에 모인 사람들이 팻말을 들고 있다. (사진=뉴시스)
11일(현지시간) 로이터 등 외신을 종합하면 프랑스의 테슬라 운전자 10명을 대리한 프랑스 로펌 GKA는 파리 상사법원에 테슬라 임대 계약 해지와 손해배상(소송 비용 환급)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프랑스 민법상 임대인은 임차인이 빌린 물건을 ‘평화롭게 즐길 수 있도록’ 할 의무가 있는데, 머스크의 극우적인 행동으로 프랑스 테슬라 운전자들이 재산 피해를 입고 있다고 GKA는 주장했습니다.
GKA는 소송을 제기한 운전자 가운데 한 명의 테슬라 차량은 나치 문양 스티커가 부착된 채 파손됐고, 다른 원고의 차엔 누군가 대소변을 보는 등의 피해를 입었다고 밝혔습니다. 테슬라는 통상 4년의 임대 기간을 거친 뒤 차량을 구입하는 옵션을 두고 있습니다.
로펌은 또 머스크로 인해 테슬라 차량 파손 위험이 높아진 데 따른 보험 비용 증가로 결과적으로 차량 가치가 하락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대리인 중 한 명인 파트리크 클뤼그만은 AFP 통신에 “프랑스 테슬라 소유주들에게 이런 상황은 예상치 못한 일”이라며 “머스크의 정치적 입장이 차량 이용의 즐거움을 방해한 만큼 그에 대한 책임이 있다고 믿는다”고 전했습니다.
지난 1월 머스크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한 뒤 공식 행사에서 여러 차례 나치식 경례를 연상케 하는 손동작을 취하고, 독일 극우 정당 ‘독일을 위한 대안(AfD)’을 공개 지지하는 등 유럽의 극우 정치세력에 우호적인 태도를 보이며 논란이 된 바 있습니다. 이러한 행보는 프랑스뿐 아니라 독일에서도 반감을 키우며 독일 내 테슬라 신차 등록 대수 하락으로도 이어졌습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유럽 최대 시장인 독일에서 지난 1∼2월 테슬라 신차 등록 대수는 전년 대비 약 70% 급감했습니다.
한편, 최근 테슬라는 일본에서 모델3 가격을 인하하면서 한국에선 별도의 인하 없이 판매해 ‘역차별’ 논란도 키웠습니다. 일본보다 비싼 가격에 차량을 구입한 국내 소비자들 사이에선 ‘한국만 호갱’이라는 불만이 터져 나왔습니다. 테슬라의 글로벌 브랜드 전략에 소비자들이 의문을 표하고 있습니다.
오세은 기자 os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