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태현·차종관 기자] "이순신 장군은 서울 중구에서 태어났습니다. 이순신 장군의 탄신지라는 점을 내세워 도시 브랜드를 구축하겠습니다. 미국 뉴욕 타임스퀘어 같은 명동스퀘어를 조성해서 지역 경제도 활성화하려고 합니다."
중구는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가장 인구가 적습니다. 지난해 인구는 12만544명인데, 서울 자치구 중 두 번째로 인구가 적은 종로구(13만8336명)보다도 1만7792명 적은 겁니다.
이러다 보니 중구청의 과제는 중구의 정주 인구 이탈을 막고, 관광객 유치 등으로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는 겁니다. 지난 17일 김길성 중구청장이 <뉴스토마토>와 인터뷰를 진행했던 구청장실엔 '민선 8기 2025년~2026년 구정 로드맵' 패널이 놓여 있었습니다. 로드맵엔 중구 재개발, 관광 정책 등의 진행 현황과 계획이 빼곡히 적혀 있었습니다. 김 구청장은 "주민들이 구청이 하는 일에 관심을 가져서 그 수혜를 누렸으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17일 김길성 중구청장이 서울 중구청장실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다음은 김 구청장과의 일문일답입니다.
구청장을 하시면서 가장 보람 있는 성과는 무엇이었습니까.
지난해 서울시청이 남산 고도 제한 완화를 결정한 일입니다. 이에 따라 회현동·명동·장충동·필동·다산동 등 5개동의 일반주거지역은 고도 제한이 종전 12~20m에서 16~28m로, 준주거지역은 종전 20m에서 32~40m로 완화됐습니다. 고도 제한은 중구의 근원적인 문제였습니다. 그래서 중구청은 고도 제한이 무의미한 이유, 고도 제한 완화가 필요한 이유 등을 3D 시뮬레이션으로 만들어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 위원들에게 보여줬습니다. 두 번째로 보람 있는 성과는 지난해 남산자락숲길의 '무학봉공원~반얀트리 호텔' 구간을 완성한 겁니다.
중구는 서울에서 가장 인구가 적은 자치구입니다. 문제를 해결할 방안은 무엇인가요.
중구는 그동안 상업 공간이 늘어나다 보니까 주거 공간이 부족해졌습니다. 하지만 제가 민선 8기 구청장으로 취임한 후 △신당 8·9·10구역 △중림동 398번지 △약수역 인근 도심 공공주택 복합사업 등 재개발사업들이 급격하게 추진되고 있습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신속통합기획, 즉 서울시가 조속한 정비사업을 지원하는 정책을 추진한 덕분이기도 합니다.
중구는 이순신 장군을 내세워 도시 브랜드를 구축하고 있는데요.
중구는 이순신 장군이 태어나고 10세 무렵까지 성장한 지역입니다. 이순신 장군 급제하던 해 무과가 치러진 장소도 중구입니다. 서울시청은 중구 남산골한옥마을에 2028년까지 이순신 기념관을 짓기로 했어요. 기념관이 완공될 때에 맞춰 이순신 장군을 중구의 도시 브랜드로 만들려고 합니다. 그래서 중구청은 지난 4월28일 '충무공 이순신 위대한 시작, 다시 중구에서'라는 미래 비전을 선포하기도 했습니다. 이순신 장군을 세계적인 영웅으로 알리는 데 중구청이 주도적 창구 역할을 한다는 취지입니다. 5대 전략은 △'이순신 길' 등 기념 공간 조성을 뜻하는 '충무로' △탄생일 같은 기념행사를 의미하는 '용기로' △영·유아, 초·중·고등학생에게 이순신 관련 교육하는 '지혜로(교육)' △'충무공 장학금' 신설 등 이순신 리더십을 바탕으로 한 정책인 '하나로(행정)' △이순신을 세계에 알리는 '세계로(관광)' 등입니다.
명동스퀘어 사업에 대해서도 설명을 부탁드립니다.
명동에는 즐길 거리가 없어 외국인이 머무는 시간이 길지 않아요. 미국 뉴욕의 타임스퀘어 주변에는 관광객들이 많이 몰리고, 이들이 머무는 시간도 길어져 그만큼 소비 활동이 일어나거든요. 그래서 명동스퀘어를 만드는 게 지역 경제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지난해 11월1일에는 발광다이오드(LED) 전광판인 명동스퀘어 1호점이 신세계백화점 본관에 들어섰습니다. 2033년까지 건물 LED 전광판 16개, 거리 미디어 80기를 설치할 예정입니다.
17일 김길성 중구청장이 서울 중구청장실에서 <뉴스토마토>와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서울 자치구 가운데 처음으로 '갈등소통방'이라는 걸 만드셨는데요. 이건 무엇인가요.
제가 15~17대, 19~21대 국회의원 보좌관으로 일할 때 보니까 주민 간의 갈등이 가장 큰 문제이더라고요. 그런데 기초자치단체에는 층간소음, 흡연 등 갈등을 해소할 수 있는 체계적인 프로세스가 없습니다. 그래서 구청장에 취임한 후 서울 25개 구청 가운데 최초로 '갈등소통방'이라는 팀을 만들고, 2023년부터 운영을 시작했습니다. 2023년부터 지난달까지 갈등소통방은 122건의 갈등 사안 중 39건을 해결했고, 9건은 조정 중입니다. 나머지 74건은 단순 민원, 정보 제공 요청, 법적 분쟁이거나 신청인이 조정을 포기하는 경우였습니다. 또 갈등소통방은 지난해부터 '주민조정가'도 양성하고 있습니다. 동네 갈등 해결에 주민이 직접 나서게 하려는 취지입니다.
지난 1월엔 '외국인지원팀'도 신설했는데요.
중구 인구 중 외국인은 1만명을 넘습니다. 중구에 있는 어린이집 가운데는 원아 3분의1이 외국인인 곳도 있습니다. 학생 20% 정도가 외국인인 초등학교도 있습니다. 그런데 외국인들은 기초단체의 관리 사각지대에 있습니다. 그래서 구청은 '외국인지원팀'을 만들었습니다. 외국인지원팀은 쓰레기 처리 방법 등 생활 규칙을 안내하고, 이분들이 국내에 정착할 때의 어려움도 해결해줍니다. 예를 들면 외국인이 어린이집 보육료를 받도록 도와주고, 구청에 있는 기업과 연계해 외국인 구직을 지원하는 식입니다. 외국인을 위한 정책은 내국인들을 위해서도 필요한 겁니다. 외국인과 내국인 사이에서 갈등이 일어나면 안 되니까요.
마지막으로 하시고 싶은 말씀 있으면 부탁드립니다.
2027년까지 청구동마을마당에 수직 엘리베이터를 설치해 남산자락숲길로의 접근성을 개선하는 숙제가 있습니다. 대규모 주거 단지 조성도 이제 막 시작했기 때문에 어느 정도 궤도에 오를 때까지는 구청에서 관심을 가져야 할 것 같고요. 목표를 한 가지로 정리하자면, 주민들이 '구청은 주민의 편'이라고 느끼게 만드는 거죠. 그래서 구청은 2023년 '언제나 든든한 내 편 중구'라는 정책 브랜드를 만들었습니다. 주민들이 구청에서 하는 일에 조금 더 많은 관심을 가져서 모두 그 수혜를 누렸으면 좋겠어요.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
차종관 기자 chajonggwa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