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시민들, 정권교체 '환호'…이태원 유가족도 '한 표'

촛불행동, 3일 청계광장서 개표 방송 시청 행사…"이재명" 연호
이태원 유가족 "심판 투표했다…국민에 책임 있는 정부가 되길"

입력 : 2025-06-03 오후 10:16:31
[뉴스토마토 신태현·차종관 기자] "만세. 너무 기쁩니다. 정권교체가 너무 당연한 건데 너무 가슴을 졸였어요. 위대한 국민의 승리입니다."
 
21대 대선 투표가 종료된 3일 오후 8시, 서울 종로구 청계광장에 모인 시민들은 출구조사 결과를 확인하고선 환호하고 서로 얼싸안았습니다. 이날 투표 종료와 함께 발표된 지상파 3사(MBC·KBS·SBS) 공동 출구조사에서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의 예상 득표율은 51.7%로 집계됐습니다.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는 39.3%,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는 7.7%입니다. 
 
아직 개표율은 채 10%가 되지 않아 당선인이 확정된 건 아닙니다. 그러나 출구조사 결과만 보면 이 후보의 당선이 유력한 상황입니다. 지상파 3사 출구조사에 따르면, 이 후보는 전국 17개 광역자치단체 가운데 대구·경북, 부산·경남을 제외한 나머지 지역에서 김 후보를 앞섰습니다.
 
3일 오후 시민단체 촛불행동이 진행하는 개표 방송 시청 행사에 참여한 시민들이 이재명 민주당 후보가 대선에서 이기는 출구조사 결과가 나온 후 환호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시민단체 촛불행동은 이날 오후 7시부터 청계광장에 대형 스크린을 설치하고, 시민들을 모아 개표방송 시청을 진행했습니다. 주최 측은 시민들이 앉을 수 있는 플라스틱 의자 500개를 준비했으나, 7시39분쯤엔 만석이 됐습니다. 미처 자리에 앉지 못한 시민들은 일어서 있거나 그냥 땅바닥에 앉아 개표방송을 지켜봤습니다.
 
8시 출구조사 결과가 발표되고 이 후보의 예상 지지율이 50%를 넘은 걸로 나오자 시민들은 상기된 표정으로 "이재명", 내란세력 응징하자" 등의 구호를 연신 외쳤습니다. 시민들 손에는 "윤석열 즉각 구속", "잊지 말자 12·3 내란" 등의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려 있었습니다. 
 
분위기가 고조되자 주최 측에선 "승리의 노래를 부르자"며 <질풍가도>라는 곡을 틀었습니다. 시민들은 무대에서 나오는 음악에 맞춰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며 승리의 기쁨을 즐겼습니다.
 
이번 개표방송 시청에 참여한 변모(60대)씨는 <뉴스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너무 기쁘다"면서 "사전투표할 때 내란을 종식할 후보는 이재명이라고 생각해 찍었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차기 정부에선 내란을 종식해 줄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습니다.
 
장모(30대 후반·여)씨도 "투표할 때 인물, 정당, 정책을 다 고려했다. 하지만 내란 종식이 첫째, 둘째는 경제 활성화"라면서 "새 대통령의 공약이 실현돼 대한민국이 평화롭고 행복한 나라가 되길 바란다"고 했습니다. 그러더니 "차가 끊길 때까지 개표 방송을 계속 볼 것"이라고 했습니다. 

이태원 유가족도 투표…"정권교체 바라는 마음 컸다" 
 
이날 투표에 참여한 시민들 중엔 이태원 참사 유가족들도 있었습니다. 유가족들은 차기 정부가 국민의 아픔과 고통을 좀 덜어주고자 하는 책임 있는 정부가 되기를 바랐습니다.
 
이정민 이태원참사 유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은 "저를 비롯한 유가족들은 하루라도 빨리 정권교체가 이뤄지길 바라는 마음이 컸다. 그래서 사전투표를 했다"며 "윤석열정부를 표로 심판하고 싶은 마음, 지난 정부가 얼마나 잘못된 정부인지 알리고 싶은 마음이 컸다"고 설명했습니다.
 
5월30일 서울 용산구청에 마련된 이태원제1동사전투표소에서 이정민 10·29 이태원참사 유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왼쪽 두번째) 등 이태원참사 유가족들이 투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 위원장은 이어 "다른 것보다 차기 정부의 덕목으로 제일 강조하고 싶은 것은 책임"이라며 "윤석열정부에서 책임의 회피를 하는 모습, 고위 공직자들이나 정부가 국민의 눈물을 닦아주지 못하는 모습을 많이 봤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앞으로 참사가 발생해서도 안 되겠지만, 만약에 발생한다 하더라도 차기 정부에선 원인 규명을 분명히 하고 그 책임을 다하려는 모습을 보여주길 바란다"면서 "국민의 아픔과 고통을 좀 덜어주고자 하는 책임있는 정부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
차종관 기자 chajonggwa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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