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프라임]‘공급폭탄’에 눌렸던 광명, 끝이 보인다

광명12·11구역 하반기 분양하면 일단 ‘끝’
철산13단지·하안주공·광시신도시 공급 아직 멀었다
역세권이라며?…일반분양, 산자락에 집중

입력 : 2025-06-27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광명뉴타운이 올 하반기 대어 두 곳의 일반분양과 함께 마무리됩니다. 경기도 광명동과 철산동 등 인근에서 나올 재건축 및 재개발 후보 단지들은 아직 남아 있지만, 이제야 정비사업 인가를 받은 초기 단계여서 언제 일반분양까지 할 수 있을지는 기약이 없습니다. 메머드급 공급폭탄이 될 광명시흥신도시의 경우 토지 보상도 마무리되지 못한 상태입니다. 수년간 공급물량에 눌려 있던 시세가 튀어 오를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광명뉴타운이지만 철산동입니다
 
26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 경기도 광명시 광명12구역과 11구역이 일반분양에 나설 전망입니다. 광명뉴타운 안에서도 규모가 큰 역세권 단지로 뜨거운 관심을 받던 곳이 이제야 분양 채비를 갖춘 것입니다. 
 
이중 오는 8월에 일반분양할 것이란 말이 나오는 광명12구역은 광명뉴타운에 속해 있지만 행정구역은 엄연히 철산4동입니다. 실제로도 재개발 사업장의 입구는 철산동의 중심인 철산상업지구와 지하철 7호선 철산역과 도로를 사이에 두고 마주 보고 있어 광명뉴타운 타 구역과는 다른 대접을 받고 있습니다. 광명시 안에서도 광명동보다 철산동에 대한 선호도가 높은 영향입니다. 
 
또한 대부분의 구역들이 컨소시엄 형태로 아파트를 공급한 것과 달리 광명12구역은 대지면적 약 7만7000㎡에 19개동, 2045가구를 GS건설이 단독 시공합니다. 이름도 기존 ‘철산스카이시티자이’에서 ‘철산역자이’로 단순 명확하게 변경, 철산역을 강조했습니다. 다른 광명뉴타운들은 7호선 광명사거리역을 이용하지만 오직 이곳 12구역만 걸어서 철산역을 이용할 수 있다는 장점을 이름에 박아 차별화한 것입니다. 실제로 그것 때문에 광명12구역 분양을 기다리는 수요자들도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철산역 방면에서 바라본 광명12구역. 철산역자이 모델하우스와 상가 건물 사이로 12구역이 보인다. 앞부분은 평지에 가깝지만 멀리 보이는 도덕산자락도 모두 12구역이다. (사진=김창경 기자)
 
일반분양, 죄다 산꼭대기
 
그러나 문제가 있습니다. 그렇게 철산역 역세권 아파트를 강조하지만 그 혜택을 누릴 수 있는 것은 대부분 조합원들입니다. 일반분양자들은 역 근처에서 떨어진, 산자락의 동에서 역까지 언덕을 오르내릴 가능성이 큽니다.
 
광명시 광명동과 철산동 사이에는 도덕산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이 도덕산자락을 오리로가 동서로 가로지르며, 도로 아래로 7호선도 지납니다.
 
도덕산자락, 도로 기준으로 꼭대기에서 철산역 방면이 광명12구역이고, 광명사거리역 방면이 11구역입니다. 그리고 두 구역 모두 끝자락은 평지에 맞닿아 있지만 엄연히 산자락에 있는 대지가 포함돼 있습니다. 즉 양쪽 모두 넓은 사업지 안에서 자신의 동이 어디에 위치하느냐에 따라 역세권 평지 아파트, 역까지 15분쯤 걸어야 하는 산꼭대기 아파트가 될 수 있는 겁니다. 안타깝게도 일반분양 물량의 다수는 언덕에 배치돼 있습니다. 
 
철산역자이는 지하 7층, 지상 최고 29층 건물에 2045가구를 지어 이중 650가구를 일반분양할 예정입니다. 높이보다 지하 7층이란 사실이 눈에 박히는데요. 그만큼 지대가 높다는 반증입니다. 
 
19개 동은 3개 단지로 구분돼 있습니다. 철산역에서 가까운 평지에 짓는 7개 동은 2단지입니다. 뒷동 205동, 206동은 앞동보다 지대가 높지만 1단지, 3단지에 비할 바 아닙니다. 10개 동으로 구성된 1단지와 2개동 3단지는 2단지보다 훨씬 높은 곳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104동이나 105동은 그래도 도로변에 접했지만 뒷동들은 언덕을 체감할 수 있는 높이입니다. 지대가 가장 높은 3단지는 철산역과 광명사거리역의 중간쯤입니다. 
 
전체 평형은 전용면적 39㎡와 49㎡ 소형부터 59㎡, 74㎡, 84㎡, 99㎡, 130㎡ 등 다양합니다. 이중 일반분양 물량이 집중된 평형은 전용면적 59㎡형입니다. 총 466가구가 3단지 2개 동에 집중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선호도 높은 2단지엔 99㎡형이 많은데 99형, 130㎡형은 일반분양 물량이 하나도 없습니다. 84㎡형도 A, B, C타입을 합쳐 총 12가구만 일반분양에 배정됐습니다. 그러니 650가구가 일반분양으로 풀린다고 해도 철산역을 편히 오갈 생각은 일찌감치 버리는 편이 낫습니다. 
 
그럼에도 예상 분양가는 국평(전용 84㎡) 기준 13억2000~13억3000만원 정도입니다. 59㎡형도 10억원을 넘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부동산 커뮤니티에 국평이 15억원을 넘을 것이란 자료가 화제였는데 여기엔 막연한 기대값이 반영된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 인근 시세를 주도하고 있는 철산자이더헤리지티의 국평 호가가 대략 15억원입니다. 
 
이곳에 이어 광명11구역도 ‘힐스테이트광명’으로 올해 분양에 나설 것으로 예상됩니다. 현대건설 홈페이지엔 9월 예정으로 돼 있습니다. 
 
힐스테이트광명은 최고 42층 25개동, 4291가구로 이곳이야말로 광명시는 물론 경기도권에서도 손에 꼽힐 만한 매머드 단지입니다. 철산자이더헤리티지가 갖고 있는 광명시 최대 규모를 단숨에 갈아치울 예정입니다. 
 
11구역도 25개동을 3개 단지로 나누었는데요. 광명사거리역에서 가까우면서 평지인 1단지가 10개동, 그 옆 2단지가 12개동, 그리고 도덕산자락의 3단지가 3개동입니다. 11구역의 3단지와 12구역의 3단지가 이웃사촌이 될 예정입니다. 
 
역세권에 일부는 평지, 무엇보다 가장 큰 단지로 수영장, 스카이라운지 등 각종 차별화된 커뮤니티와 시설이 예정돼 있어 광명뉴타운 내에서도 인기 순위 선두권을 다툴 전망입니다. 
 
다만 이렇게 큰 단지에서 나올 일반분양이 616가구에 불과합니다. 12구역에서 본 것처럼 이중 가장 많은 물량은 59형 467가구입니다. 
 

광명12구역에서 가장 높은 지대. 평단화 작업 중이지만 한계가 있다. 사진의 오른쪽 바깥이 광명11구역이다. 사진을 촬영한 곳도 높은 지대이지만 12구역의 3단지 2개동은 이보다 높은 곳에 들어설 예정이다.(사진=김창경 기자)
 
“빨라야 10년”
 
광명뉴타운과 철산재건축이 이어지는 수년 동안 광명시 부동산 시장은 물량 폭탄에 눌려 기를 펴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광명11구역과 12구역을 합쳐 1266가구 일반분양이 마무리되면 한동안 공급은 없습니다. 광명시에서도 금싸리기 땅으로 불리는 철산주공13단지는 정비구역으로 지정됐으나 갈 길이 멉니다. 이 지역에선 “빨라야 10년”이란 인식이 지배적입니다. 옆동네 하안동 주공아파트들도 재건축 시동을 걸었으나 사업 속도가 빠른 단지가 이제 막 정비사업 인가를 받은 정도입니다.
 
물론 이들과 체급이 월등하게 더 큰 광명시흥신도시도 예정돼 있으나 언제 첫 삽을 뜰지 기약이 없습니다. 3기 신도시 중에서도 사업 진행이 가장 느립니다. 
 
토지 보상도 아직입니다. 9월쯤 토지보상계획을 발표한다는 말이 있는데 보상 규모가 10조원을 넘을 것으로 예상돼 한국주택토지공사(LH)의 부채 증가가 이슈화될 수도 있습니다. 또한 원주민들이 이주할 주택을 무작위로 추첨하기로 결정, 원주민들이 반발하고 있다는 소식도 들립니다. 광명시와 시흥시를 구분하지 않고 추첨하기로 했는데, 광명시 시민들이 시흥시로 밀려날 수 있다며 반발하는 중입니다. 
 
남은 공급 후보들의 사업 진행이 더딘 만큼 광명뉴타운 두 곳의 분양이 끝나면 당분간 휴지기에 들어갑니다. 이로 인해 지역주민들과 부동산 중개업소 관계자들은 그동안 공급 폭탄에 눌렸던 가격이 뛸 수 있다는 기대감에 차 있습니다. 
 
현재 광명시 대장 아파트로 여겨지는 철산자이더헤리티지의 국평 최고가는 조합원 입주권 기준 14억3000만원입니다. 15억원 넘게 거래됐다는 후문도 있으나 아직 실거래로 신고되지는 않았습니다. 광명시 주민들은 이와 비슷한 시기에 분양했던 성북구의 장위자이레디언트, 거리상으로 멀지 않은 영등포구 신길뉴타운 시세와 이곳을 비교하곤 하는데요. 장위자이레디언트의 국평 실거래 최고가는 14억5000만원, 신길뉴타운의 8년차 래미안에스티움은 16억8000만원입니다.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ckki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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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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