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메리츠증권, 기업 대출 '초점'…부동산 리스크는 여전

SK이노베이션 E&S 자산유동화 딜 주관 유력 후보
IB강화 위한 조직 확대와 인재 영입,실적으로 증명
아직 비중 큰 부동산금융, 발행어음 인가로 전환점

입력 : 2025-07-01 오전 6:00:00
이 기사는 2025년 06월 27일 11:07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최윤석 기자] 메리츠증권이 기업 자금조달을 중심으로 사업확대에 나서고 있다. 최근에는 SK그룹의 자금조달 딜에서 구원투수로 등장키도 했다. 이에 앞서 메리츠증권은 기업금융(IB) 확대를 위한 인재를 영입하고 조직도 키웠다. 하지만 부동산 위험노출액(익스포저) 부담은 여전해 발행어음 인가 여부에 관심이 모아진다.
 
SK딜 참여로 IB 확대하는 메리츠증권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 E&S는 핵심 사업인 액화천연가스(LNG) 발전사업 자산 유동화에 나선다. 자산 유동화로 조달한 자금은 계열사인 SK엔무브와 SK온의 재무적투자자(FI) 투자금 회수에 활용할 계획이다.
 
이번 자산유동화는 SK이노베이션 E&Srk 운영하는 광양·파주·여주·하남·위례발전소 민간 발전소 5곳과 LNG 터미널 등 인프라 자산을 기반으로 현금을 조달하는 게 핵심이다. 회사 측은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와 브룩필드 등 외국계 사모펀드와 협상에 나섰지만, 사모펀드들이 최소 9%의 높은 수익률을 제시하면서 협상에 난항을 빚었다.
 
 
이에 따라 현재 메리츠증권이 유력한 자산유동화 주관사로 거론되고 있다. 메리츠증권은 SK이노베이션 E&S에 5~6%대 금리를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시장에선 메리츠증권이 SK이노베이션 E&S의 상환전환우선주(RCPS)를 인수하거나 주가수익스와프(PRS)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자금을 공급할 것으로 보고 있다.
 
SK이노베이션 E&S는 SK이노베이션과 합병 이전인 2021년과 2022년 도시가스 자회사 7곳을 묶어 KKR에 RCPS를 발행해 3조1350억원 규모 자금을 조달했다. 당시 1차와 2차 발행에서 제시한 내부수익률(IRR)은 각각 7.5%, 9.5% 수준이다.
 
SK그룹은 이차전지 등 신사업 확대 과정에서 자회사를 통한 자금 조달을 이어왔다. 하지만 사업 확대 과정에서 발생한 수익성 악화로 인해 작년부터 계열사를 통합하는 경영 리밸런싱을 추진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과 SK E&S의 합병도 이와 궤를 같이 한다. 당시 SK E&S가 발행한 RCPS의 리파이낸싱이 새로운 과제로 떠올랐다. 여기서 메리츠증권이 SK그룹의 구원투수로 나선 것이다.
 
올 초부터 기업금융 강화 행보
 
메리츠증권이 외국계 사모펀드보다 낮은 수준의 금리를 제시한 것은 이전 기업 대출 사업보다는 확실한 안정성이 보장되는 한편, 차후 SK그룹 발 딜 수임을 노린 행보로 해석된다. SK그룹이 자금난을 겪고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SK이노베이션 E&S의 주력 사업은 안정적인 현금 확보가 가능하고 SK그룹은 리밸런싱 이후 신사업 추진 의지를 밝혔기 때문이다.
 
정영채 메리츠증권 상임고문 (사진=연합뉴스)
 
앞서 메리츠증권은 올해 초부터 기업금융 강화를 위한 전략적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올해 초 NH투자증권(005940) 대표를 지낸 정영채 전 대표를 메리츠증권의 상임고문으로 영입한 것이 대표적인 예다. 정 고문은 증권업계의 대표적인 IB맨으로 여겨진다. 
 
정 고문 영입과 함께 메리츠증권은 기업 IB 강화를 위한 조직 개편도 진행했다. NH투자증권의 법인영업을 총괄하던 송창하 전 신디케이션본부장을 메리츠증권 기업금융본부 본부장으로 영입했다. 이후 기업금융본부를 3개 팀으로 구성된 DCM담당, 1개 팀으로 구성된 ECM담당과 신디케이션 담당으로 구성해 실무진을 꾸렸다.
 
실제 메리츠증권의 기업금융 중심 IB 강화는 최근 실적에서 반영되기 시작했다. 올 1분기 메리츠증권의 IB부문 순이익은 11139억원으로 전년 동기 109% 증가한 한편, 기업금융 부문 기업금융 부문 순영업수익은 1057억원으로 64% 증가했다.
 
부동산 익스포저 발목…발행어음, 전환점 될까
 
기업금융으로 사업 포트폴리오 재정비에 나섰지만, 아직 메리츠증권의 부동산 익스포저는 부담이다. 지난해까지 메리츠증권은 총 51건, 대출확약 진행 건수는 총 51건, 보증 잔액은 3조1631억원에 달했다. 이는 2023년 36건, 1조6297억원 대비 두 배 가까이 증가한 수치다.
 
(사진=메리츠증권)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지난 1분기 기준 메리츠증권의 자기자본 대비 부동산 익스포저 비중은 138%로 나타났다. 이는 대형사 평균 61%의 두 배 수준이고 증권업계 평균인 53% 보다도 크게 높다.
 
메리츠증권은 주로 담보대출확약을 통해 부동산금융 사업을 확대해왔다. 담보대출확약은 준공 후에도 미분양 건물에 대한 대출을 확약해 분양시장 변동성에 대응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시공사의 책임준공 여부에 따라 담보대출확약이 무용지물이 될 가능성도 있다. 이에 분양 경기 변동이나 금융당국 정책에 따라 충당금 적립 부담이 있어 왔다.
 
다만 3분기 초대형IB 인가와 발행어음 사업 진출로 이를 풀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기존 부동산 익스포저를 줄이는 것에는 한계가 있는 만큼 발행어음을 통한 자금 조달과 사업 확대를 이루겠다는 계획이다. 메리츠증권의 1분기 자기자본은 6조8069억원으로 현재 가장 유력한 초대형IB 인가 증권사로 거론되고 있다.
 
메리츠증권 관계자는 <IB토마토>에 “기존 기업 자금 조달 관련한 사업에 있어서는 메리츠증권이 강점을 가져왔고 현재도 이를 이어가고 있다”라며 “다만 전통IB 관련 사업에서의 진출과 사업 확대를 노리고 있고 향후 성공적인 딜 발굴을 위해 추가로 조직을 확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윤석 기자 cys55@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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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윤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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