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마트 잠실점에서 소비자들이 장을 보고 있다. (사진=고은하 기자)
[뉴스토마토 고은하 기자] "과일, 계란, 꽈리고추, 공산품까지 다 비싸요. 안 비싼 게 없어요. 살 게 없습니다."
27일 방문한 롯데마트 잠실점과 이마트 천호점은 장을 보는 소비자들로 붐볐습니다. 현장에선 과일과 계란, 채소 같은 신선식품뿐 아니라 공산품 가격까지 오르면서 소비자들이 장보기 힘들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이날 장을 보던 60대 여성 A씨는 "오늘 가격대가 높은 품목은 구매하지 않았다. 마침 어묵과 한우가 세일하길래 장만했다"며 "마트에 방문하면 냉동실에 보관해 오래 먹을 수 있는 품목을 고른다"고 말했습니다.
실제 대형마트 내 가격을 살펴보면 계란 한 판(특란 30구) 가격은 7980원, 방울 양배추(봉)는 4990원, 제주산 유기농 바나나는 3990원으로 나타났습니다.
40대 여성 B씨도 "야채와 채소뿐 아니라 라면, 아이스크림, 식용유 등 안 오른 품목이 없다"며 "특히 공산품에서 원 플러스 원(1+1) 행사를 해도 비싸다. 바디로션이 9900원에서 1만3900원으로 4000원 인상됐다"고 걱정했습니다.
이 같은 고물가 기조 여파는 5000원짜리 치킨을 사기 위해 오픈런을 하는 소비자들 모습도 포착되는데요. 롯데마트 잠실점에선 마트가 오픈하자마자 '통큰치킨'이 30분 만에 다 팔렸습니다. 통큰치킨을 구매하지 못한 소비자들은 헛걸음만 하다가 빈손으로 돌아갔습니다.
이날 고기 코너는 할인된 한우를 구매하기 위해 인파들로 인산인해를 이뤘습니다. 고기 코너를 지나가던 소비자들은 "미국산은 할인하지 않아서 아쉽다"는 반응을 내비치기도 했습니다.
고기 코너에서 한우를 구매하고 있는 모습. (사진=고은하 기자)
천호점 마트에서 만난 소비자는 전체적으로 품목이 다 올랐고, 여기는 배송도 안 되는 데다 가격까지 올라 소비자들이 방문 횟수를 줄이는 것 같다고 토로했습니다.
대형마트 입점 매장도 매출 '타격'
대형마트 매장이 경기 불황으로 위기를 맞으면서 대형마트에 입점한 매장들도 매출이 감소해 힘든 상황입니다. 대형마트에 위치한 옷 가게 점원은 "손님 수가 감소했다. 주말에도 작년에 비해 많이 줄었다"며 "요새 손님은 가게 입구에 세일하는 품목만 사고 간다"고 했습니다.
건강기능식품 매장도 옷 가게와 비슷한 상황입니다. 건강기능식품 직원은 "매출이 전년 대비 신장하지 못했다. 고물가 영향도 있지만 온라인 쇼핑 영향으로 매출이 감소했다"며 "건강기능식품 특성상 노년 인구가 자주 방문했는데, 전보다는 방문이 줄었다"고 한숨을 내쉬었습니다.
한때는 창업 비용이 저렴하고 일정 수준의 수익이 보장됐던 안경점도 어려운 상황을 겪고 있습니다. 안경점을 운영하는 상인은 "매출이 작년에 비해 30% 감소했고, 평일과 주말에 방문하는 손님 수도 별 차이가 없다"며 "현재 힘든 상황으로 민생지원금을 기대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이어 그는 "마트의 유동인구가 많던 시절에는 장 보러 온 손님이 지나가다 방문했다. 예전에는 밤 10시까지 운영했지만 현재는 9시 정도에 문을 닫는다"고 토로했습니다.
고은하 기자 eunh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