엇갈린 K배터리 하반기 전망…LG엔솔·SK온 ‘화창’, 삼성SDI ‘흐림’

ESS 수요 확대로 LG엔솔 반등 기대감
SK온도 현차 ‘메타플랜트’ 효과 볼 듯
삼성SDI 주력 고객사 수요 부진 영향

입력 : 2025-07-03 오후 5:13:00
[뉴스토마토 오세은 기자] K배터리 3사(LG에너지솔루션(373220)·삼성SDI(006400)·SK온)의 올 하반기 실적이 엇갈릴 전망입니다.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은 북미 전기차 시장 회복과 에너지저장장치(ESS) 수요 확대에 힘입어 실적 반등 기대감을 높이고 있는 반면, 삼성SDI는 주력 고객사의 수요 부진과 환율 등 복합적인 변수로 인해 실적 개선 속도가 더딜 것으로 보입니다.
 
미국 미시간주에 위치한 LG에너지솔루션의 홀랜드공장. (사진=LG에너지솔루션)
 
3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와 증권사의 보고서 등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의 올해 2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2977억원으로 집계됐습니다. 직전 분기 1분기 영업손실(830억원·첨단 제조 생산 세액공제 제외한 금액)에서 흑자 전환이 유력합니다. 삼성SDI도 2분기 1276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 1분기(-4341억원)에 비해 적자 폭을 크게 줄일 것으로 보입니다. SK온도 1분기 영업손실 2993억원에서 2분기 356억원으로 완화될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그러나 하반기 실적은 엇갈릴 것으로 보입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하반기부터 미국 미시간주 홀랜드 공장에서 신규 ESS 라인이 가동하면서 실적 상승을 견인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글로벌 주요 배터리 업체 중 미국 내 ESS용 리튬인산철(LFP) 배터리의 대규모 양산 체제를 가동한 곳은 LG에너지솔루션이 유일합니다. 또한 구글 등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들이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확장을 가속화하면서, 안정적인 전력 공급에 대한 수요가 커지고 있는 점도 ESS 시장 성장에 힘을 보태고 있습니다.
 
SK온은 현대자동차그룹의 미국 ‘메타플랜트’ 가동 효과를 등에 업고 북미 출하량이 증가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SK온 미 생산라인 75%를 현대차가 차지할 정도로 조지아주와 켄터키 공장은 거의 풀가동에 도달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전우제 KB증권 연구원은 “지난 3~4월 SK온 공장이 모두 가동되는 수준에 도달했을 것”이라면서 “올해 2~3분기 SK온이 미 설비를 90% 이상 가동하면 흑자전환도 가능해 보인다”고 분석했습니다. SK온은 조지아주에 2개 켄터키에 1개의 공장을 두고 있습니다.
 
삼성SDI 헝가리 법인. (사진=삼성SDI)
 
반면, 삼성SDI는 주요 고객사들의 매출 부진으로 하반기 실적이 주춤할 것으로 보입니다. 주력 고객사인 미 자동차 업체 스텔란티스의 판매량이 부진하는 데다 전반적인 중대형 전기차 수요 회복이 더딘 탓입니다. 여기에 삼성SDI와 스텔란티스의 미 합작법인인 스타플러스에너지(SPE)의 가동률이 떨어지며 첨단 제조 생산 세액공제(AMPC) 수령액도 1분기 1094억원에서 2분기 733억원으로 줄어들 것으로 관측되며, 원·달러 환율 하락까지 더해지면서 수익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이창민 KB증권 연구원은 “삼성SDI의 각형 전기차 배터리 출하가 당초 기대했던 20~30% 반등 대신 한 자릿수에 그칠 것으로 예상돼 실적 회복 폭이 제한적일 것”이라며 “북미 가동률 저하와 AMPC 수령 금액 감소와 원달러 환율 하락이 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분석했습니다. 다만 그는 “유럽 중심의 각형 배터리 수요 확대와 연말 ESS 최대 실적이 맞물리는 4분기에는 흑자 전환이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오세은 기자 os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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