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대포' 정청래, 첫 주말경선 '압승'…득표율 62.65%(종합 2보)

정청래, 충남·영남권 경선 '독주'…박찬대 득표율에 25%p '우위'

입력 : 2025-07-20 오후 5:44:43
[뉴스토마토 박주용·김유정 기자] 민주당의 새 당대표를 선출하는 전당대회의 첫 주말 경선에서 정청래 후보가 압도적 표차로 기선을 제압했습니다. 정 후보가 충청권에 이어 영남권에서 60%대의 득표율로 압승을 거두며 전당대회 초반부터 사실상 '대세론'을 형성했습니다. 반면 두 지역 권리당원 표심에서 정 후보에게 25%포인트 뒤진 박찬대 후보는 당권 가도에 적신호가 켜졌습니다.
 
정청래 민주당 당대표 후보가 20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당대표·최고위원 선출을 위한 영남권 합동연설회에서 정견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전대 초반부터 '정청래 대세론'
 
정청래 후보는 20일 서울 여의도 민주당 당사에서 발표된 영남권(부산·울산·경남·대구·경북) 권리당원 투표에서 득표율 62.55%(4만868표)로 1위에 올랐습니다. 박찬대 후보는 득표율 37.45%(2만4464표)에 그쳤습니다. 정 후보는 전날 충청권(대전·세종·충남·충북) 권리당원 투표 결과에서도 득표율 62.77%(3만5142표)를 기록하면서 37.23%(2만846표)를 얻은 박 후보에게 크게 앞섰습니다. 충청권과 영남권 득표율을 합산하면, 정 후보는 62.65%(7만6010표)를 기록했습니다. 뒤를 이은 박 후보의 득표율 37.35%(4만5310표)보다 대략 25%포인트 높았습니다.
 
이날 투표에서 민주당의 권리당원 표심이 정 후보에게 기울어져 있다는 점이 확인됐습니다. 이번 민주당 대표 선거는 권리당원 투표의 반영 비중이 55%로 절반을 넘어 당원 표심의 영향력이 상당합니다. 대의원 투표는 15%, 국민 여론조사는 30% 비중으로 반영되는데요. 권리당원을 제외한 대의원과 국민 여론조사 결과는 권역별 순회 경선을 마치고 다음 달 2일 전당대회에서 한 번에 발표됩니다.
 
이번에 확인된 정 후보를 향한 표심은 권리당원의 강력한 지지로 풀이됩니다. 정 후보가 대선 때 일찌감치 당권 행보에 나선 데 이어 높은 인지도를 앞세워 순항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됩니다.
 
무엇보다 첫 주말 경선 결과인 만큼 앞으로 치러질 지역 경선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란 전망이 나옵니다. 당장 민주당의 핵심 지지 기반인 호남권(광주·전남·전북)과 수도권(서울·경기·인천) 등 지역 경선 일정이 남아있습니다. 앞으로 남은 지역이 이번 전당대회의 최대 승부처이기 때문에 두 후보로선 이 지역 표심 잡기에 사활을 걸어야 하는 상황입니다.
 
지금까지 공개된 여론조사 결과 흐름이 그대로 이번 지역 경선에서도 이어지고 있다는 평가도 나옵니다. 앞서 지난 18일 공표된 <한국갤럽> 여론조사 결과(7월15~17일 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무선 전화조사원 인터뷰)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 사이에선 정청래 30% 대 박찬대 29%로 팽팽했지만, 민주당 지지층으로 한정하면 정청래 47% 대 박찬대 34%로, 정 후보가 우위를 보였습니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정 후보는 영남권 경선 이후 기자들과 만나 "영남권 투표에서 65%라는 역대급 투표율이 나와 깜짝 놀랐다"며 "당원들께서 대선 이후에도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내란과의 전쟁'을 잘 수행하라는 명령이라고 생각한다. 내란 세력 척결에 변함없이 약속드린 대로 이행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정 후보는 이날 영남권 합동연설회에서 국민의힘을 겨냥해 국회 의결과 국무회의 심의를 거쳐 위헌 정당 해산 심판 청구가 가능하게 한 '헌법재판소법 개정안'을 발의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습니다. 또 전임 대통령인 윤석열씨를 겨냥해 "당시 윤석열 후보의 허위 사실 공표와 선거법 위반 혐의가 100만원 이상으로 형이 확정되면, 선거 보전 비용 약 400억원을 토해내게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박찬대, 민주 당권가도 '적신호'
 
내심 정 후보를 상대로 근소한 우위를 기대한 박찬대 후보는 당장 발등에 불이 떨어졌습니다. 당장 선거 전략의 판을 바꿔야 하는 상황입니다.
 
박 후보는 합동연설회에서 우회적으로 정 후보를 겨냥했는데요. 그는 "(지난 대선에서) 이재명 후보가 서쪽으로 가면 저 박찬대는 동쪽으로, 이 후보가 북쪽으로 가면 저는 남쪽으로 갔다"며 "특히, 영남 당원들과 끝까지 함께했다”"고 강조했습니다. 지난 대선 이 대통령이 다니지 않은 지역을 주로 공략했던 자신과 달리 호남 지역 골목골목 선대위원장을 맡아 주로 활동한 정 후보를 지적한 발언으로 보입니다.
 
박 후보는 또 "잘 싸우는 것에 더해 이제 여당다운 여당 대표가 필요하다. 혼자 앞서 나가는 당 대표가 아니라 영남 민주당이 외롭지 않게 동고동락하는 대표가 필요하다"며 '잘 싸우는 여당 대표'를 주장한 정 후보를 정조준했습니다.
 
최근 두 후보는 경선 일정을 두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습니다. 박 후보는 모든 경선 일정을 중단하고 폭우 피해 지원에 당력을 집중해야 한다고 주장한 반면, 정 후보는 오히려 일정을 앞당겨 경선을 신속히 진행해야 한다고 역제안했습니다. 이전에 두 후보가 서로 각을 세우지 않던 것과는 다른 모습입니다. 당초 민주당은 지역 현장에서 경선을 진행할 계획이었지만 기록적인 집중 호우로 인한 피해가 심각하다는 점이 고려돼 현장 일정이 모두 취소되고 온라인 연설회로 대체했습니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김유정 기자 pyun979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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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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