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결합 제약-뷰티 M&A 엇갈린 명과 암

제약업계 '뷰티 사업부문' 신성장 동력 부상
K-뷰티 글로벌 시장 진출 확대…실적 상승 원동력

입력 : 2025-07-30 오후 2:28:27
 
[뉴스토마토 이혜현 기자] 새로운 수익원을 확보하기 위해 고심하고 있는 제약사들이 K-뷰티 관련 기업 인수합병을 통한 사업 확장 방안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제약사들이 화장품, 미용기기, 보툴리늄 톡신 제조·개발 사업을 영위하는 K-뷰티 기업을 인수하는 주요 배경에는 의약품 제조 기술을 기반으로 한 시너지를 통해 매출과 기업가치를 끌어올리려는 전략이 깔려 있습니다. 
 
GC녹십자(녹십자(006280)) 계열사인 GC녹십자웰빙(녹십자웰빙(234690))은 지난 2월 에스테틱 기업 이니바이오로부터 경영권이 포함된 지분 21.4%를 인수했습니다. GC녹십자웰빙은 보툴리눔 톡신 제제에 특화된 기업인 이니바이오 인수를 통해 기존 영양주사제 의약품 사업과 에스테틱 사업 간 시너지를 높인다는 전략입니다. 이니바이오 인수 이후 GC녹십자웰빙은 미국, 중국, 브라질 등 글로벌 보툴리눔 톡신 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이니바이오가 보유하고 있는 보툴리눔 톡신 제제 이니보(inibo)의 해외 인허가 성과를 꼽을 수 있습니다. 지난 22일 이니보는 태국에서 해외 첫 인허가를 받은 후 3개월여 만에 페루 의약품관리국(DIGEMID)으로부터 신규 품목 허가를 획득했습니다. 지난 3월에는 브라질 국가위생감시국(Anvisa) GMP 인증을 획득해 연내 첫 출하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동구바이오제약(006620)은 첨단 재생 기술이 적용된 프리미엄 필러로 글로벌 미용·성형 시장 공략하기 위해 35억원을 투자해 아름메딕스 지분 33.4%를 인수했습니다. 동구바이오제약은 지난 3월 중국, 몽골, 브라질, 동남아 등 기존 해외 사업과의 시너지와 미용·성형 시장에서 기술력과 차별성을 갖춘 글로벌 브랜드로 도약하기 위해 아름메딕스의 최대주주에 올랐습니다. 
 
동구바이오제약은 2016년 3D 줄기세포 배양액을 이용한 고기능성 화장품 셀블룸을 출시하면서 코스메슈티컬 시장에 진출했습니다. 이후 독점 원료로 만들어진 펩타이드 콤플렉스가 함유된 신제품으로 화장품 라인을 확대했죠. 코스메슈티컬이란 화장품과 의약품의 합성어로 미용 기능에 치료 기능까지 더한 화장품을 의미합니다. 최근에는 안티에이징에 초점을 둔 줄기세포 배양액 라인과 시카라인(진정), 히알루론라인(보습), 비타라인(미백), RX라인(병원용)으로 제품 차별화 강화에 중점을 두고 신제품을 세분화해 출시하면서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고 있죠. 
 
지난 4월에는 대만 소재 기업 충타이 에너지와 약 100억원 규모에 달하는 셀블룸 독점 공급계약을 체결해 글로벌 코스메슈티컬 시장 입지를 강화했습니다. 셀블룸은 대만 보건복지부(MHW)로부터 정식 품목 승인을 획득하며 제품의 품질과 안전성, 혁신성을 인정받았습니다. 
 
(표 제작=뉴스토마토)
 
대원제약, '상폐 위기' 에스디생명공학 '경영 정상화' 고심
 
제약기업의 뷰티 계열사 인수가 긍정적인 효과만 낸 것은 아닙니다. 화장품 제조기업 에스디생명공학(217480)을 인수하며 뷰티 위탁개발생산(CDMO) 확장을 선언한 대원제약(003220)은 인수 효과를 내지 못하고 고전하고 있죠. 
 
지난 2023년 11월 대원제약은 650억원을 투자해 에스디생명공학 지분 72.9%를 인수했습니다. 하지만 지난해 연결 기준 에스디생명공학은 영업적자 92억3795만원, 순손실 147억6159만원을 기록했습니다. 특히 순손실 폭은 전년 대비 무려 145.7% 증가했습니다. 결국 에스디생명공학은 지난해 상장 적격성 실질 심사를 받았고, 지난 25일 코스닥시장위원회가 상장폐지를 의결했습니다. 영업일 기준 15일 이내 이의 신청이 없는 경우 이의신청 만료일 경과 후 상장폐지 절차가 진행됩니다. 
 
에스디생명공학 상장폐지 기로에 서 있는 상황에서 대원제약은 우선 경영 정상화에 나섰습니다. 다음 달 27일 열리는 에스디생명공학 임시 주총에서 정관 일부를 개정하고 사외이사 3명을 선임해 이사회를 재편할 것을 예고했죠. 대원제약 관계자는 "에스디생명공학 상장폐지 의견에 대해 상장 폐지되지 않도록 회사 입장을 적극적으로 설명해 설득할 예정"이라고 말했습니다. 
 
뷰티 기업 인수 성공 사례로는 동국제약(086450)을 꼽을 수 있습니다. 동국제약은 지난해 리봄화장품 지분 53.7% 인수 후 화장품 사업 부문의 수익성이 크게 개선됐습니다. 동국제약은 더마코스메틱 업계 1위를 유지하고 있고 지난 3월에는 센텔리안24 브랜드 누적 매출 1조원을 기록했습니다. 최근 5년간 꾸준히 매출 실적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는 동국제약은 전체 매출에서 센텔리안24, 마데카솔분말 등 화장품 및 기타 의약품 매출이 30%대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데요. 
 
'더마코스메틱 1위' 동국제약 제조기술 역량 강화
 
지난해 동국제약 실적은 뷰티 관련 사업 성장세에 힘입어 매출액이 처음으로 8000억원을 돌파했습니다. 올 1분기 매출, 영업이익 모두 분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습니다. 연결 기준 매출액은 2237억3580만원, 영업이익은 253억1729만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각각 13.7%, 20.5% 증가했습니다. 뷰티 분야에서는 센텔리안24를 중심으로 더마코스메틱 라인업 확장을 통해 실적을 견인하고 있는데요. 지난해에는 미용 의료기기 기업 위드닉스와 화장품 ODM 전문 기업 리봄화장품을 인수하며 제품 생산 기술 역량을 강화해 신성장 동력을 확보했습니다. 
 
업계에선 올해 동국제약이 매출액 9005억원, 영업이익 977억원, 영업이익률 10.9%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박선영 한국IR협의회 연구원은 "약국용 화장품 마데카 파마시아 출시와 일본 등 화장품 수출 확대, 뷰티 디바이스 매출 확대 등을 바탕으로 매출 고성장과 함께 수익성 개선이 지속되고, 지난해부터 마케팅비 효율화와 리봄화장품, 위드닉스 인수를 통한 원가율 개선 등이 반영돼 올해 추가적인 수익성 개선이 기대된다"고 분석했습니다. 
 
(사진=픽사베이)
 
이혜현 기자 hyu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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