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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토마토 이재혁 기자]
우정바이오(215380)가 보유 현금성 자산의 2배 이상에 달하는 단기차입금으로 인한 유동성 압박을 받고 있는 모양새다. 여기에 더해 회사의 주가는 50억원 규모의 8회차 전환사채(CB)의 전환가액을 밑돌고 있어 언제든 조기상환청구권(풋옵션)이 행사될 수 있다는 우려도 존재한다. 만약 풋옵션이 행사될 경우 유동성 압박은 심화될 전망이다. 다만 사측은 단기차입금의 경우 자동으로 만기가 연장되며, 앞으로 3~4년간은 상환할 계획이 없어 유동성에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아울러 현재로서는 CB 사채권자로부터 풋옵션 행사 조짐도 보이지 않는다고 부연했다.
(사진=우정바이오)
과거 대규모 CB 풋옵션 대응하며 차입 부담 커져
3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우정바이오의 연도별 부채비율은 2022년 219.65%, 2023년 347.53%, 2024년 222.40%로 200%를 상회하며 적정 수준을 벗어나 있는 상태다. 특히 장·단기 차입금이 차지하는 비중이 커, 지난해 말 기준 전체 부채 653억원 가운데 장기차입금이 303억원(46.4%), 단기차입금이 164억원(25.16%)으로 집계됐다.
1년 이내에 상환해야 하는 단기차입금은 회사의 단기적인 유동성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데, 우정바이오의 단기차입금이 큰 폭으로 늘어난 시점은 회사가 신약클러스터 개발을 위해 발행했던 CB를 일시에 조기상환한 시기와 맞물린다. 앞서 회사는 지난 2021년 '우정바이오 신약클러스터' 신축에 투입할 시설자금 조달을 주목적으로 6회차, 7회차 CB를 연달아 발행했다. 6회차 CB는 시설자금 45억원을 포함해 총 50억원 규모, 7회차는 시설자금 65억원을 비롯해 총 110억원 규모였다.
문제는 이들 CB의 풋옵션 행사가 한꺼번에 행사된 것이다. 2023년 2월 6회차 CB 50억원에 대한 풋옵션이 행사됐으며, 연이어 3월에는 7회차 CB 105억원에 대한 풋옵션이 행사됐다. 이에 회사는 사채를 만기전에 취득해 소각했고, 2024년 6월에도 7회차 CB의 잔액 5억원에 대한 풋옵션이 행사됐다.
이 과정에서 2022년 말 기준 136억원이었던 단기차입금은 2023년 말 221억원까지 늘었고, 지난해 말 164억원으로 집계되며 소폭 줄었다. 그러나 아직도 남아 있는 단기차입금 규모는 상당해 올해 1분기 말 기준 162억원을 1년 내에 상환해야 하는 상황이다. 구체적으로 운전자금대출 및 기술보증대출 등 금융기관 단기차입금이 159억원, 유동성장기차입금이 3억원이다. 이밖에 장기차입금은 302억원으로 집계된다.
반면 회사가 보유한 현금성자산은 올해 1분기 말 기준 현금및현금성자산 54억원과 단기금융상품 5억원을 포함해 59억원 수준에 그친다. 우정바이오의 영업활동현금흐름을 살펴보면 2023년 -32억원, 2024년 -11억원 등 현금 유출을 지속해왔고, 올해 1분기 들어서 16억원의 현금이 유입되는 성과를 올렸지만, 아직까지 분기별로는 유출과 유입을 반복하고 있어 보유 현금만으로만 2배 이상에 달하는 차입금에 대응하기는 다소 버거울 전망이다.
우정바이오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단기차입금 만기 연장은 무리 없이 진행되고 있다"며 "거의 대부분이 한국자산관리공사에서 발생시킨 차입금이어서 향후 한 3~4년 동안은 상환계획이 없으므로 단기차입금에 대한 문제는 없다"고 전했다.
CB 풋옵션 악몽 재현시 유동성 압박 심화 우려
여기에 더해 한차례 차입 부담을 야기했던 CB 풋옵션 리스크가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다는 점도 회사에 추가적인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우정바이오는 지난 2023년 5월에도 운영자금 조달 목적으로 50억원 규모의 8회차 CB를 발행한 바 있으며, 발행 대상은 한국투자파트너스가 결성한 '한국투자Re-Up II 펀드'다.
올해 1분기 말 기준 해당 사채의 권면잔액은 50억원으로 그간 전환청구는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파악되며, 풋옵션 행사 가능 시점은 지난해 11월부터다. 해당 사채의 전환가액은 당초 3143원이었지만 주가 하락에 따른 리픽싱을 거쳐 최저조정한도인 2515원까지 떨어진 상태다. 그럼에도 현재 회사의 주가는 전환가액을 밑돌고 있어 전환청구는 요원한 상태인 반면, 사채권자들이 풋옵션을 행사할 가능성만 높아졌다. 이날 우정바이오 주가는 1645원에 장을 마감했다.
만약 풋옵션 행사가 현실이 될 경우 사채의 조기상환에 보유 자금을 투입해야 하는 만큼 단기적인 유동성 압박이 더욱 심화될 우려가 있다. 이에 회사가 선제적인 대응 차원에서 외부 자금 조달을 통해 유동성을 확보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다만 사측은 사채권자와 원만히 협의를 이어가고 있으며, 추가적인 자금 조달은 계획하고 있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우정바이오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8회차 CB는 한국투자파트너스에 발행했고, 한투파 측과는 매 분기마다 만나서 얘기를 하고 있다. (풋옵션 행사와 같은)계획이 있으면 공유를 할텐데, 아직까지 특별히 공유된 바는 없고, 해당 CB는 2027년까지 만기도 넉넉하다"고 전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풋옵션 행사 우려에 대한 대책과 추가적인 외부 자금 조달 계획 여부를 묻는 질의에 대해 "아직은 없다"고 답변했다.
이재혁 기자 gur9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