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 선상 풀파티…크루즈 대중화 시험대

차단 벨트 설치하고 풀파티 연령 제한…디제잉·트럼펫 공연도
이용 연령·소요 시간·비용 등 기존 크루즈 진입장벽 낮춰

입력 : 2025-08-25 오후 5:43:32
[부산=뉴스토마토 변소인 기자] 청춘들이 팬스타크루즈의 팬스타 미라클호에 마련된 풀장에 모였습니다. 선상에서 수영을 하고 물총 싸움도 합니다. DJ가 틀어주는 EDM, 이어지는 색소폰·트럼펫 공연이 흥을 더합니다. 보랏빛 조명의 광안대교가 배경 역할을 하며 낭만적인 여름밤을 완성합니다. 
 
지난 23일 부산 앞바다에서 '부산 원나잇 크루즈' 여행이 시작됐는데요. 이 크루즈 여행에선 모두투어와 팬스타크루즈가 손잡고 2030세대만을 위해 마련한 전용 상품인 '오션클럽'도 동시에 개장했습니다. 오션클럽은 오직 20~39세까지 이용할 수 있고, 크루즈 내 풀파티, 애프터파티, 주류 무제한을 누릴 수 있는 상품입니다. 이날 미라클호에는 약 300명이 탑승했는데요. 절반은 일반 고객, 절반은 오션클럽 고객이었습니다. 
 
크루즈 여행은 보통 열흘 이상 소요되는 장기 일정으로 짜여져 고가 여행 상품이 주를 이루는데요. 팬스타크루즈가 운영하고 있는 부산 원나잇 크루즈의 경우 기간이 짧게 책정돼 눈길을 끕니다. 중장년층의 경우 가족모임, 동창회, 계모임 목적으로 이 상품을 이용한다고 하는데요. 팬스타크루즈와 모두투어 측은 좀 더 다양한 연령층을 아우르기 위해 이번에 오션클럽을 선보이게 됐습니다. 국내에서 2030으로 연령을 제한해 크루즈 상품을 판매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지난 23일 팬스타크루즈의 팬스타 미라클호에서 2030세대를 위한 풀파티가 열리고 있다. (사진=변소인 기자)
 
 
이번 여행은 부산항에서 출항해 조도·태종대·오륙도·동백섬·광안대교 야경 등을 즐기는 1박 2일 일정으로 구성됐습니다. 오션클럽을 홍보하기 위해 팬스타크루즈 측에서는 크루즈에 오션클럽 동판, 네온사인을 새롭게 디자인 해 크루즈 갑판 곳곳에 걸었습니다. 오션클럽에 참석한 이들이 마음껏 사진 촬영을 할 수 있도록 포토월도 설치했습니다. 
 
오후 5시 출항이라 서울 등 부산에서 먼 지역에 있는 이들도 참여하기 어렵지 않습니다. 느지막이 떠나 다음 날 아침에 돌아오는 일정이라 시간, 비용 측면에서도 부담이 덜합니다. 처음에 선박에 탑승했을 땐 다양한 연령대가 공존하고 있던 까닭에 2030만을 위한 오션클럽을 체감할 수 없었지만 저녁식사를 마친 이후부터 오션클럽의 진가가 발휘됐습니다. 
 
풀파티가 시작되는 오후 7시부터는 풀 앞에 차단 벨트가 설치됐습니다. 오션클럽 팔찌를 착용한 2030세대의 입장만 허용된 것인데요. 옆에서 한 어르신이 "젊은 사람만 들어갈 수 있는 건가? 앞을 왜 막아섰지?"라며 궁금해 하기도 했지만 오션클럽 팔찌 유무로 입장을 제한해 큰 혼선을 막을 수 있었습니다. 풀파티에 입장한 청년들은 인증샷 촬영 삼매경에 빠졌습니다. 2030만을 위한 크루즈 풀파티는 처음인 터라 사진이라면 이골이 났을 법한 인플루언서들도 촬영에 골몰하는 모습이었습니다. 이어 오후 10시반부터는 애프터파티가 열렸는데, 자정 넘는 시간까지 디제잉 파티가 이어졌습니다. 
 
오션클럽 행사 안내문. (사진=변소인 기자)
 
크루즈 여행 상품에 '2030'이라는 문구를 내세운 것만으로도 관심을 끄는 데 일단 성공한 모습입니다. 덕분에 크루즈 여행 대중화에도 한발 다가섰습니다. 다만 2030세대가 서로 교류할 수 있는 시간이 부족했던 것을 비롯해 세부적인 콘텐츠 면에서는 다소 아쉬움을 남겼습니다. 놀이의 장은 마련이 됐지만 프로그램 짜임새에 좀 더 밀도가 있어야 재이용을 유도할 수 있을 듯합니다. 이번 크루즈 여행에 참석한 한 20대 참가자는 "20대를 크루즈에 오르게 할 생각을 했다는 것이 참신하다"면서도 "2030세대들은 또래 간 교류에 관심이 많은데 서로 친해질 계기는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팬스타크루즈와 모두투어는 이번 여행 상품 출시를 계기로 앞으로도 2030들을 위한 상품을 늘려나갈 계획입니다. 모두투어 관계자는 "이번 2030을 위한 오션클럽 크루즈 상품은 2030세대도 크루즈를 즐긴다는 새로운 문화적 전환을 보여줬다는 것만으로도 상징성이 있다"며 "모두투어는 최근 젊은 세대를 위한 새로운 여행 문화를 선도하기 위해 상품 라인업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팬스타크루즈 측은 앞으로도 크루즈 이용 연령대를 낮추기 위해 테마가 있는 크루즈 상품을 추가로 선보일 계획입니다. 
 
부산=변소인 기자 bylin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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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소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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