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좌우에 김정은·푸틴…북·중·러 정상 66년 만에 한자리(종합)

시진핑 "인류, 평화와 전쟁 중 선택할 상황 직면"
트럼프, '반미 모의' 규정 "중, 미 희생 존경해야"

입력 : 2025-09-03 오전 11:34:37
시진핑(가운데) 중국 국가주석이 블라디미르 푸틴(왼쪽) 러시아 대통령,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함께 3일(현지시간) '중국 인민 항일 전쟁 및 세계 반파시스트 전쟁 승리(전승절)' 80주년 기념 열병식이 열리는 베이징 톈안먼 광장으로 걸어오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한동인 기자] 중국의 제2차 세계대전 승전(전승절) 80주년을 기념하는 열병식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한자리에 모였습니다. 사실상 신냉전의 출발을 알리는 신호탄으로 평가받는 장면인데요. 시 주석은 "오늘날 인류는 또다시 평화인가 전쟁인가, 대화인가 대결인가, 상생인가 제로섬인가의 갈림길에 놓였다"고 밝혔습니다. 
 
3일 오전 9시(현지시간) 베이징 톈안먼(천안문) 광장에서 진행된 열병식 행사에서 김 위원장과 시 주석, 푸틴 대통령은 천안문 망루에 함께 등장했습니다. 이는 지난 1959년 이후 북·중·러(당시 러시아는 소련) 정상이 66년 만에 한자리에 선 장면입니다. 앞서 10년 전 열병식 당시에는 오른쪽에 푸틴 대통령이, 왼쪽에는 전직 대통령 박근혜씨가 서 있었습니다. 
 
김 위원장은 이날 8시께 인민복 대신 검은색 양복을 입고, 톈안먼 광장에 도착했습니다. 그의 입장 순서는 마지막에서 두 번째였습니다. 전용 차량에서 내려 레드카펫을 걸으며 전승절 열병식 행사장으로 들어서며 시 주석 부부와 악수를 나눴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김 위원장 다음 등장, 마지막으로 행사장에 입장했습니다. 김 위원장과 푸틴 대통령은 이번 행사의 '공동 주연' 격으로 평가받는데요. 기념 촬영에서도 맨 앞줄 김 위원장은 펑리위안 여사 옆자리에, 푸틴 대통령은 시 주석의 오른쪽에 자리했습니다. 
 
김 위원장과 푸틴 대통령이 입장한 뒤에 시 주석 내외는 직접 맞이했고, 톈안먼 망루로 이동하는 과정에서는 세 사람이 나란히 걸으며 담소를 나눴습니다. 행사에 참석한 정상들은 세 사람의 뒤로 따라 걸었습니다. 
 
이날 시 주석은 열병식 기념사에서 "역사는 인류의 운명이 서로 밀접하게 연결돼 있음을 경고한다"면서 "인류는 다시 평화와 전쟁, 대화와 대결, 윈-윈 협력과 제로섬 게임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해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모든 국가와 민족이 서로를 평등하게 대하고 화합하며 서로 도울 때만 공동의 안보를 유지하고, 전쟁의 근본 원인을 제거하며, 역사적 비극의 반복을 막을 수 있다"며 "중국 인민은 역사와 인류 문명의 진보라는 올바른 길에 굳건히 서서 평화 발전의 길을 견지하며, 세계 각국 인민과 함께 인류 운명 공동체를 구축해 나갈 것"이라고 설파했습니다. 
 
특히 "전국 각 민족 인민은 중국 공산당의 강력한 영도 아래 마르크스-레닌주의, 마오쩌둥 사상, 덩샤오핑 이론, '3개 대표' 중요 사상과 과학적 발전관을 견지할 것"이라며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은 막을 수 없다. 인류의 평화와 발전을 위한 숭고한 대의는 반드시 승리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번 전승절 열병식은 중국 역사상 최대 규모인데요. 중국은 5만명이 넘는 관중들과 각국 정상 앞에서 극초음속 미사일, 무인 드론, 신형 탱크 등 중국군 최첨단 무기들을 대거 공개했습니다. 
 
한편 북·중·러 3국이 사실상 '반서방' 노선 연대를 대외적으로 공식화한 상황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반미 모의'라고 규정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루스소셜에 글을 올리고 "블라디미르 푸틴과 김정은에게 나의 가장 따뜻한 안부를 전해달라"면서도 이들이 반미 음모를 꾸미고 있다고 직격했습니다. 
 
그러면서 "답을 요하는 가장 큰 질문은 중국의 시 주석이 미국이 중국이 자유를 얻도록 돕기 위해 그랬던 것처럼 막대한 지원과 피(희생)를 언급할지 여부"라고 강조했습니다. 또 "많은 미국인이 중국의 승리와 영광을 위해 목숨을 잃었다"라며 "이들이 그 용기와 희생을 정당하게 존경받고 기억되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습니다. 
 
한동인 기자 bbha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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